고객을 화나게 하지말라
권위적인 사람이 있다. 권위가 몸에 밴 사람이다. 대개 회사에서나 학교에서나 또는 기관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힘있는 사람에게 해당된다. 우월적 지위에 따른 권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갑과 을의 관계는 단순히 상하관계를 뛰어 넘는다. 을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갑에게 복종해야 한다. 설령 잘못된 것일지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갑은 더욱더 권위적으로 된다. 그러나 그런 권위는 진정한 권위가 아니다.
갑의 위치에서 횡포에 가까운 권위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사람을 존경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숙이지만 속으로 경멸하는 것이 보통이다. 갑이 이런 것을 눈치 채고서 “너 오늘부터 나를 존경해!”라고 명령하면 과연 없던 존경심이 생길까?
두 가지 리더십이 있다. 하나는 아수라의 리더십이고, 또 하나는 제석천의 리더십이다. 상윳따니까야에서 본 것이다. 악신 아수라와 선신 제석천은 늘 싸운다. 대개 아수라가 먼저 싸움을 걸어온다. 이와 같은 신들의 전쟁에서 제석천이 늘상 승리하는 것으로 끝난다.
아수라는 힘을 바탕으로 하는 리더십이다. 오공시대 권위를 바탕으로 하는 철권통치를 연상케 한다. 반면 제석천은 인내를 바탕으로 한다. 힘을 가진 자가 인내 하는 것이다. 민주정부의 통치자가 해당될 것이다.
힘 없는 자는 항상 인내하기 마련이다. 갈등이 생겼을 때 힘 없는 자에게 인내를 강요하면 아수라의 리더십과 같다. 제석천은 힘을 가지고 있지만 참아 낸다. 어떠한 경우라도 화를 내지 않는다. 힘 있는 자가 참고 인내하면 존경받을 수 있다. 제석천의 리더십은 권위도 있고 존경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장사나 사업하는 사람들은 매일 고객을 대한다. 사람들 생긴 모습처럼 고객의 성향도 다양하다. 세상에는 좋은 고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좋지 않은 고객이 없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좋지 않은 고객을 ‘진상’이라고 한다.
진상(眞相)이라는 말은 본래 일이나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속성을 뜻한다. 요즘에는 꼴불견 고객을 지칭하는 말로 자주 사용된다. 비행기 안에서 난동 부리는 사람, 식당에서 까탈부리는 사람 등이 해당된다. 진상은 손님의 입장에서 주인에게 갑질 하는 것이 된다. 툭하면 주인을 오라고 해서 이것저것 지적질 하는 사람도 해당된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누구나 진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잠재적 진상고객이 될 수 있다.
진상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쫓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거칠게 나온다고 하여 경찰을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진상이라도 손님은 손님이다. 손님이 요구하는 것은 들어주어야 한다.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면 손님입장에서 들어주는 것이 쫓아 내는 것보다 훨씬 낫다.
손님과 싸워서 매장이 시끄러워진다면 주인만 손해가 될 것이다. 누구도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주인은 까탈스런 고객의 요구를 두 말 하지 않고 들어준다.
장사나 사업하는 사람은 고객을 제일로 여긴다. 선한 고객이나 불선한 고객이나 차별없이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생명으로 한다. 만약 고객을 차별하여 진상고객을 쫓아 낸다면 선한 고객도 쫓아 내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어쩌면 진상고객이야말로 도움을 주는 사람일 수 있다. 주인을 불러 놓고 이것저것 지적질했을 때 몰랐던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모임이나 단체에서도 회원을 손님 대하듯 해야 한다. 회원 중에는 진상도 있을 것이다. 아무 말없이 퇴장해 버리는 사람보다 지적질 하는 사람이 더 나을 수 있다. 애정이 있고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임이나 단체에서도 회원 대하기를 손님대하듯 해야 한다.
대부분 손님들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용하게 떠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누군가 잘못을 알려 준다면 개선할 기회가 된다는 사실이다. 고객의 지적질이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주인은 고객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인내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객을 화나게 해서는 안된다.
2020-01-07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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