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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 창당식을 보고

담마다사 이병욱 2020. 3. 9. 16:45

 

 

 

열린민주당 창당식을 보고

 

 

 

 

 

정치적 견해를 표출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비록 인터넷에 생활잡문을 쓰는 블로거에 지나지 않지만 정치적 견해를 표출하면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른바 네 가지 이야기는 해 보았자 본전도 찾지 못한다고 한다. 그것은 정치이야기, 종교이야기, 지역이야기, 여자이야기를 말한다. 모두 다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는 반으로 갈려 있기 때문에 보수를 비판하면 반은 떨어져 나간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 상당수는 종교를 가지고 있다. 특정 종교에 대하여 비판하면 떨어져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중에 지역이야기만한 것이 없다. 마치 인종적 편견을 보는 것처럼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반은 여자이다. 역시 사람들의 반은 남자이다. 누군가 성적으로 차별하거나 혐오한다면 반은 잃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이와 같은 네 가지 주제는 건드리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좋은 이야기만 쓴다. 마치 술에 술 탄 듯하고 물에 물 탄 듯하다.

 

 

 

어제 열린민주당창당식과 시민을 위하여창당식을 유튜브로 보았다. 모두 비례표를 목표로 하는 정당들이다. 두 창당식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비교 되었다. ‘열린우리당창당식은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되었고, ‘시민을 위하여는 들뜨고 흥분된 모습이었다. 코러나 사태로 인하여 실내 집회하는 것이 제약이 있음에도 강행한 것은 민주진영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대안이 생긴 것 같기 때문이다.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 했다. 생물은 움직임을 특징으로 한다. 만약 움직이지 않고 가만 있다면 죽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꿈틀거린다는 것은 생존본능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먹이를 찾는다. 설령 먹이가 낭떨어지에 있다고 할지라도 찾아 갈 것이다. 영업사원은 물건을 팔기 위해서라면 지옥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렇다. 어떤 업체가 들어오라고 하면 아무리 먼 오지라도 차를 몰고 간다. 정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민주진보쪽에서는 꼼수로 비례당을 만들었다고 보수쪽을 비난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살기 위한 몸부림일 수 있다. 아주 작은 이익이라도 취하려 하는 것이 본능이다.

 

 

 

선거법에 헛점이 있었다. 보수측에서는 이런 헛점을 놓치지 않았다. 비례당을 만든 것이다. 이에 여권에서는 맹비난을 했다. 그런데 표계산을 해보니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생각했다. 그래서 여권 전체가 한데 뭉쳐서 비례연합당을 만들자는 안이 나왔다. 그러나 정의를 표방하는 당이 반대했다.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과 똑 같은 집단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로남불 이야기까지 나왔다. 더구나 대통령 탄핵이야기까지 꺼냈다. 이쯤 되면 막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연히 민주진보진영은 뭉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닌 것이다. 정의를 표방하는 당이 마치 몽니부리듯 했을 때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은 분노했다. 이번 기회에 손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래서 나온 것이 비례전문당인 열린민주당시민을 위하여일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찾는다. 권력을 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저쪽에서 꼼수로 나온다고 하여 꼼수로 대응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명분도 살리고 실리도 챙기는 대안이 있다면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도덕적 잣대만 들이댄다면 손절하게 될 것이다. 그런 대안으로 탄생된 것이 두 비례당이다.

 

 

 

요즘은 선거철이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도 정치에 대한 관심은 약화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정치는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어떤 식으로든지 삶에 영향을 준다. 이렇게 본다면 투표를 잘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정치에 대하여 무관심한 자라도 선거날에 투표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기 위하여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한번 표를 주면 계속 주는 경향이 있다. 유권자가 되고 나서부터 그랬다. 그러나 바로 이전 선거에서는 그런 패턴이 깨졌다. 그것은 양당제의 폐해를 보고 나서부터이다. 양극단이 충동했을 때 조정역할을 하는 당이 필요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달리 투표한 것이다.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사분오열되어 흐지부지 된 것을 보고서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정치의 계절이 되면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 블로그에 글을 매일 쓰기 때문에 그날 있었던 일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 정치철은 매번 있는 것이 아니다. 이삼년 또는 이삼년에 한번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정치이야기를 쓰면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다.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쓰는 것이다. 이번 비례파동을 보면서 진보정당의 한계를 보았다. 당초 노조를 기반으로 하여 성립된 정당이 이제는 기득권화 된 것을 보고 한계를 느낀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노조가 있는 곳은 안정된 직장이다. 흔히 말하는 정규직이다. 대기업 노조도 정규직이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이 더 많고. 비정규직보다는 자영업자들이 더 많다. 누가 이들의 권익을 대변해 줄 것인가? 정의를 표방하는 진보정당일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비례대표 후보를 보면 바램과는 멀어져 있다.

 

 

 

이제 시대가 바뀐 것 같다. 이는 작년 서초동과 여의도 촛불로 확인되었다. 작년 서초동에서 처음 백만명 이상 모였을 때 현장에 있었다. 그렇게 많이 모일 줄 몰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이 말은 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열린민주당과 시민을 위하여가 만들어졌으니 주욱 그 길로 가면 된다. 특히 열린민주당은 정의를 표방하는 진보정당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의 계절, 선거의 계절이 되면 늘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다음과 같은 게송이다. “머리털만큼의 죄악이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이는 것이네.”(S9.14)라는 게송이다.

 

 

 

부처님 당시에 어떤 수행승이 있었다. 그는 탁발이 끝나고 난 다음 연못에 가서 연꽃향을 맡곤 했다. 이를 천신이 보았다. 천신은 그대가 이 연꽃의 향기를 맡을 때 그것은 주어진 것이 아니네. 이것은 도둑질한 것이네.”(S9.14)라고 말 했다. 연못에서 연꽃향기를 맡은 것을 도둑질이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그대는 향기도둑이네.”(S9.14)라고 했다.

 

 

 

수행승은 졸지에 도둑이 되었다. 본래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이 도둑질이다. 수행승이 연꽃향을 맡은 것은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도 매일 똑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면 상습도둑질이 될 것이다. 그래서 향기도둑이 된 것이다.

 

 

 

수행승은 억울했다. 연꽃을 꺽은 것도 아니고 단지 향기만 맡은 것임도 향기도둑이라고 몰아 부친 것에 대하여 불만을 표출했다. 그래서 연 줄기를 잡아 뽑고, 연꽃을 꺽고, 그와 같이 거친 행위를 가하는 자에게는 왜 그렇게 말하지 않는가?”(S9.14)라며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일반사람이 연꽃을 꺽어 가도 비난받지 않는다. 그러나 수행승이 꽃을 꺽어 가면 비난받는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하여 천신은 수행승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때묻지 않은 사람,

 

언제나 청정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머리털만큼의 죄악이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이는 것이네.”(S9.14)

 

 

 

 

 

수행승은 청정한 삶을 살기로 맹세한 사람이다. 그래서 일반사람들과 달리 계율을 지키며 매우 도덕적으로 살아간다. 일반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수행승에게는 큰문제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연꽃냄새를 맡은 것에 대하여 향기도둑이라 하여 오계 중에서 불투도계(不偸盜戒)를 어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행자의 허물에 대하여 머리털만큼의 죄악이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이는 것이네.”(S9.14)라고 한 것이다.

 

 

 

정치인들은 허물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나마 허물이 좀 덜한 사람들이 민주진보쪽 사람들이다. 그래서 청문회 할 때 위장전입, 논문표절, 병역기피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민주진보쪽 사람들이 훨씬 더 비난받는다.

 

 

 

때가 묻은 사람은 그러려니 하지만 때가 덜 묻은 사람이 잘못을 하면 거세게 비난받는다. 보수측에서 비례전문정당을 만들었을 때 언론에서는 비난이 거의 없었다. 의례히 그런 사람들인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진보쪽에서 비례전문정당을 만들면 비난이 거세다. 그래서 방법을 달리 하여 명분도 살리고 실리도 챙기는 연합비례정당을 만들어 대응코져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주 깨끗하다고 자부하는 정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는 이를 거부했다. 마치 최선을 추구하는 수행승 집단 같다.

 

 

 

정치집단은 수행승집단과 다르다. 수행승 집단은 항상 최선(最善)을 추구한다. 왜 그런가? 진리는 양보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승가공동체에서 갈마(kamma)를 하는 것은 정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비법과는 타협하지 않음을 말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집단에서 최선만 추구하면 어떻게 될까? 대화와 타협은 실종될 것이다.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을 것이다. 정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 그런 모습을 본다.

 

 

 

어제 열린민주당 창당식을 보고 희망을 보았다. 그것은 정의를 표방하는 진보정당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촛불을 든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손고모라 알려져 있는 손혜원의원을 다시 보게 되었다. 새로운 발견이다. 그래서일까 혜원을 얻은 자 천하를 얻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손혜원의원 아이디어는 놀랍다. 유튜브방송에 따르면 과거 히트 광고문구 제조기였다고 한다. 정관장, 힐스테이트, 처음처럼, 참이슬, 청하, 엔제리너스 커피, 가스 활명수, 트롬세탁기, 엑스캔버스 등 수많은 광고문구를 만들어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브랜드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손혜원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당명도 만들었고 로고도 만들었다고 한다. 이번에 열린민주당에 합류하면서 로고도 만들었는데 좌우문을 통과하는 이미지의 로고는 손혜원만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번쩍인 것이다. 또 창당 당일날 참석자들이 목스카프를 착용했는데 노랑색과 청색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것이다. 컬러로서 노무현정부와 문재인정부를 계승하는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천을 열린캐스팅으로 하겠다고 한다. 밀실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의사를 물어 투명하게 뽑겠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시대에 따라 정당도 생성되고 소멸한다. 시대의 변화와 요청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당은 도태되고 말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머리털만큼의 죄악이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이는 것이네.”라는 구절은 최선을 추구하는 종교집단에서나 통용되는 말이라는 것이다. 정치집단은 대화와 타협으로 항상 차선(次善)을 추구해야 한다.

 

 

 

 

 

2020-03-09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