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이 증거입니다.” 이용수할머니의 미의회 청문회증언
“증거가 없다고요? 내가 바로 증거에요.”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년)에서 나문희가 한말이다. 미국 하원청문회에서 일본군 성노예를 증언한 것이다. 놀랍게도 영화속의 실제 인물은 이용수 할머니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 위안부 문제를 최초로 미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이를 영화로 만든 것이 ‘아이 캔 스피크’이다. 이영화는 SBS에서 2018년 추석과 2019년 설날때 방영되었다. 이용수 할머니 역할을 한 중견배우 나문희는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윤미향 국회의원과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여론이 뜨겁다. 또다시 진영대결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그러나 조국사태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민주진보진영도 분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미향 의원에게는 불리하게 돌아 가고 있다.
윤미향의원은 조국과는 달리 너무 많은 허물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단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그것은 돈과 관련된 것이다. 개인계좌로 모금한 것이 결정적이다. 후원금을 개인계좌로 모금하여 돈을 썼을 때 잘못이 드러나지 않을 수 없다.
대학동기모임 상조팀장 역할을 맡고 있다. 부모상이 빈번하여 기금을 마련했다. 조화 등을 보내기 위한 것이다. 모연활동을 해서 이백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마련했다. 단체통장을 개설하여 동기들에게 능력껏 입금하게 했다. 그런데 통장관리를 하다 보니 실수가 발생했다. 급히 쓸 일이 있어서 사용한 것이다. 채워 놓아야 하나 잊어버렸다.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감사도 없고 감독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 났어도 몰랐던 것이다. 윤미향의원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수도 없이 입출금 되었다고 하니 실수가 없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모임이나 단체에서는 감사가 있다. 돈관리는 단체통장을 만들어서 총무나 재무담당이 맡게 되어 있다. 또한 1년에 한번 정기감사를 해서 적법하게 사용했는지 따져 본다. 그럼에도 윤미향의원은 수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개인계좌로 관리했다. 더구나 감사도 없었고 감독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렇게 하면 사고는 나게 되어 있다. 더구나 8년 동안 이렇게 했다고 하니 돈 문제로 인한 사고가 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윤미향을 비판하는 글을 몇 번 썼다. 놀랍게도 비난을 많이 들었다. 마치 적폐세력 보는 듯한 사람도 있었다. 이유는 하나이다. 설령 허물이 있더라도 우리편이면 안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 밀리면 계속 밀리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한번 우리편이면 영원한 우리편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더구나 저쪽에서 반대하니 이쪽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철저하게 진영논리이다. 그래서일까 ‘묻지마’ 지지를 보내는 것 같다. 마치 작년 가을 조국수호하듯이 윤미향을 보호하는 것 같다.
작년 가을 서초동과 여의도 촛불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참여해서 촛불을 들고 검찰개혁을 외쳤다. 그러나 조국수호 구호는 외치지 않았다. 이를 블로그와 페이스북과 사진과 동영상과 함께 기록해 두었다. 이런 노력에서일까 그토록 바라던 공수처법이 통과되었다. 그리고 지난 4.15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민주진보진영의 위대한 승리이다. 그런데 일부 극문세력들은 윤미향의원의 허물이 많아도 조국 대하듯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용수 할머니를 벌레 보듯 하는 것이다. 단지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큰 이유인 것 같다. 더구나 차마 입에도 담기 어려운 패륜적인 말을 쏟아 내는 사람도 있다. 민주진보진영이 보수우파 보다는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하는데 할머니를 매춘부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거의 ‘일베’수준이다. 과연 이용수 할머니는 노욕과 시기와 질투심에 가득한 친일세력의 앞잡이일까?
이번 윤미향 사태를 보면서 이용수 할머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할머니가 아니었다.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이면서 동시에 인권운동가라는 사실이다. 그것도 세계적인 인권운동가인 것이다. 이는 영화로도 알 수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미의회 청문회에서 성노예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일본군들이 내몸에 새겨 놓은 칼자국과 낙서요. 내몸엔 이런 흉터들이 수도 없이 있습니다. 이 흉터들을 볼 때 마다 그 지옥같은 고통이 한없이 되살아 납니다. 증거가 없다고요? 내가 바로 증거에요. 여기 있는 미첼이 증거이고 살아 있는 생존자들 모두가 증거입니다.”(이용수할머니)
이 장면은 유튜브(https://youtu.be/oHKPhpMqHlU)에서도 볼 수 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하일라이트이자 클라이막스 부분만을 올려 놓은 명장면에서 이다.
영화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산역사라고 볼 수 있다. 사진으로 증거를 댈 수 있겠지만 할머니 몸 자체가 생생한 증거이다. 상처투성이 몸이 바로 증거인 것이다. 더구나 증거가 되는 사람은 외국인 할머니도 있고 우리나라 할머니도 있다. 이렇게 이용수 할머니는 피해자이면서도 동시에 일본제국주의 만행을 세계에 고발한 세계적인 인권평화운동가라는 사실이다.
윤미향이 단지 우리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 문제로 인하여 처벌받을 것이 뻔함에도 단지 같은 편이라는 이유로 조국수호하듯이 보호하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할머니에 대한 패륜적인 공격이다. 윤미향을 살리기 위해 할머니를 깍아 내리는 것이다. 극우가 위험하다고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극좌 또는 극문세력도 위험하다. 이제 이용수할머니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2020-06-0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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