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고 토란국을
지난주 토요일 하산 길에 토란을 샀다. 내비산 산림욕장 내에 있는 농장에서 산 것이다. 등산객을 대상으로 작은 가판대를 설치해 놓고 제철 먹거리를 파는 곳이다. 토란철인 것 같다.
토란 한봉지에 5천원이다. 마트 보다는 저렴할 것이다. 무엇보다 싱싱해서 좋다. 농장에서 막바로 캐낸 것을 팔기 때문이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등산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등산객이 팔아 주지 않으면 누가 사줄까? 상추 2천원어치를 합하여 모두 7천원어치 팔아 주었다.
땅에서 먹거리가 나온다. 파종하면 자연이 키워주는 것 같다. 땅과 햇볕, 그리고 물만 있으면 쑥쑥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농부는 파종할 때와 수확할 때만 간여하는 것 같다. 그러나 보살핌이 있어서 잘 자랄 것이다. 농부의 마음이 결실로 나타나리라고 본다.
농사 인터벌은 길다. 자연 재해로 인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회전률이 낮기 때문에 농사 지어먹고 살 수 없을 것이다. 농사지어서 부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자급자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음을 비우고 하늘과 자연에 맡기는 것이다.
농산물에는 농부의 마음이 담겨있다. 하나의 농작물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비바람도 불고 천둥번개도 친다. 마침내 내 앞에 있게 되었을 때, 직접 지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지은 듯하다. 수천, 수만번 클릭하여 번 돈으로 물물교환하듯이 산 것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그것도 청정한 농산물을 손에 넣었을 때 마음은 충만해진다.
토란을 샀으니 국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유튜브를 참고했다. 여러 개의 동영상을 보았다. 대충 감이 잡혔다. 쇠고기와 무우가 필수로 들어간다. 그런데 만들기 전에 주의할 것이 있다. 판매자도 신신당부한 것이 있다. 토란을 손으로 까지 말라는 것이다. 반드시 장갑을 끼고 까라고 했다. 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비닐장갑을 끼고 토란 껍질을 깠다. 도구를 이용하여 한개 한개 벗겨 나가는데 이십분 가량 걸린다. 음식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토란 특유의 맛을 생각하며 속도를 냈다.
토란은 먼저 데쳐야 한다. 소금 한스푼을 넣고 5분 가량 끓인다. 이렇게 해야 독소가 제거된다고 말한다. 다음 단계는 쇠고기와 무우를 낳고 10분가량 끓인다. 이때 다시마, 간장, 마늘 등 양념을 넣는다. 찬물에 행구어 놓은 토란을 투입하고 또다시 10분 끓이면 ‘토란쇠고기무우국’이 완성된다.
토란맛은 어떨까?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쇠고기와 무우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대파와 부추, 고추를 곁들이니 최상의 보양식이 된다.
제철 음식은 재벌밥상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토란은 영양이 풍부한 보약이나 다름없다.
2020-10-1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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