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19 자비의 식당순례 2탄, 썰렁한 동태탕집
식당순례 두 번째이다. 이를 ‘코19 자비의 식당순례’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코로나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것이다.
흔히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고 말한다. 소상공인의 마음은 소상공인이 안다. 지난번 추석을 앞두고 소상공인 긴급희망자금 지원이 있어서 백만원을 수령받은 바 있다. 아마 대부분 소상공인들이 수령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특별업종의 경우 지원금이 더 많다. 최대 200만원이다. 일반지원금에 비하여 두 배는 많은 것이다. 지원금을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하여 쓰는 것이다.
식당업을 하는 사람들은 지역주민들을 바라보고 산다. 타지역 사람들이 일부러 와서 먹지는 않는다. 설령 온다고 하더라도 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손해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해당 지역의 식당을 이용한다.
점심시간을 맞이하여 밥 먹으로 밖으로 나갔다. 일감이 없을 때는 빌딩 지하에 있는 5천원짜리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그러나 일감이 있는 경우는 기념으로 밖으로 나간다. 대개 7천원에서 8천원한다. 좀더 고급으로 먹는다면 만원도 생각해야 한다.
늘 혼자서 밥을 먹는다. 홀로 일하다 보니 이는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점심대목을 피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식당의 경우 허름한 곳도 점심이 대목이다. 나홀로 가서 테이블만 차지하고 있으면 영업방해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12시에 밖으로 나갔다.
어느 식당에 가야 할까? 자비의 식당 순례이기 때문에 맛집에 가서는 안된다. 가장 장사가 안되는 곳으로 가야한다. 메뉴도 먹고 싶은 것만 먹어서는 안된다. 걸리는 것 아무 것이나 먹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차례로 가는 것이다. 만안구청 길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우선 공략대상이다.
쪽갈비집과 장어집은 문을 닫았다. 아마 저녁장사를 하는 것 같다. 한촌설렁탕 옆에 동태탕집이 보였다. 코다리찜 전문점이다. 얼큰한 동태탕이 먹고 싶어서 들어갔다.
식당에 손님이 없다. 점심시간임에도 한 개의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는 것이다. 모두 15개의 테이블로 면적이 쾌 큰 식당임에도 왜 이렇게 썰렁할까? 점심대목 시간임에도 이렇게 손님이 없어도 되는 것일까?
식당은 중노년의 부부가 하고 있다. 전형적인 식당 모습이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하여 가족이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둘 중의 하나는 주방을 보고 한 사람은 서빙을 한다. 살펴보니 여자가 주방을 보고 남자가 서빙을 하고 있다.
식당으로 돈 벌기가 쉽지 않다. 누구나 달려 들어 할 수 있는 것이 식당이다. 그러다 보니 개업도 많지만 폐업도 많다. 식당을 해서 수지타산이 맞는지 의문이다. 저녁에 저녁장사라도 한다면 그나마 나을 것이다.
의외로 식당부부의 표정이 밝다. 개업한지는 오래 되지 않은 것 같다. 이 바닥에서 10년 이상 있었기 때문에 식당의 흥망성쇠를 잘 알고 있다. 동태집은 개업한지 일년 정도 된 것 같다.
식당업을 하다 접으면 어떻게 될까? 빚만 잔뜩 짊어지고 파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동생네가 그랬다. 십여년전 춘천닭갈비집을 했었는데 2년가량 하다 접었다. 그 후유증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돈이 들지 않는 과외를 했다.
동생은 아파트에 아이들을 오게 해서 수학을 가르쳤다. 그렇다고 수학과를 나왔다거나 가르친 경험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10년 이상 해 온 것은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성적이 중하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동생의 학생차별화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과외는 자본금 없이도 맨몸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동생은 어느 정도 괘도에 올랐을 때 종자돈을 마련했다. 이 돈으로 유치원을 생각했으나 그만 두었다고 한다. 그 대신 아파트를 사 두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의외로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이다. 극과 극의 인생을 산 것이다.
동태탕은 매운 것이 특징이다. 온통 고춧가루 투성이다. 다른 곳에서 먹는 것과는 맛에 있어서도 약간 차이가 있다. 무우를 좀더 넣고 야채도 듬뿍 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요즘 물가가 비싸다. 지난 여름 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하여 무우 하나가 4천원 가량이다. 물가가 비싸다 보니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남김없이 다 먹었다. 반찬이 5개 량 나왔지만 3개는 손도 대지 않았다. 재활용하라고 한 것이다.
다 먹고 나서 현금을 내며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식당 주인의 입장에서 맛 있게 먹고 더구나 감사의 말까지 받는다면 그것만큼 힘 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부부의 표정이 밝다. 식당도 청결하다. 희망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2020-10-20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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