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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한 것은, 시대정신을 구현할 인물을 고대하며

담마다사 이병욱 2021. 4. 8. 13:15

불평등한 것은 참아도 불공정한 것은, 시대정신을 구현할 인물을 고대하며

 

 

선거가 끝났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신문과 방송에서는 갖가지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신문과 방송을 보지 않는다. 다만 김종배의 천기누설은 본다.

 

예방주사 맞았다고도 본다. 민심의 흐름을 파악했다고 본다면 다음을 대비할 수 있다. 대선에서 승리가 진짜 승리인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하여 고민한다. 어떤 이는 누가 지배하든지 잘 먹고 잘 살게 해준다면 왜놈이건, 때놈이건, 양키이건 간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등 따습고 배 부르게 해준다면 누가 통치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다만 참을 수 없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먹고 사는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되었다. 굶어 죽지 않게 만들어 놓았다. 누군가 굶어 죽었다면 이는 국가의 수치에 해당된다. 그래서인지 노령연금 등을 만들어 놓아서 최소한의 비용을 지불한다. 그러나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불공정에 대한 것이다.

 

이번 서울과 부산 보궐선거에서 정부와 여당은 무너졌다. 이를 LH사태의 여파로 보고 있다. 근원적으로는 부동산정책의 실패로 보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한마디로 불로소득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에 해당된다.

 

얼마전 친척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람은 강남에서 아파트를 팔았는데 25억원이라고 했다. 또 빌라도 있다고 했다. 비슷하게 출발했음에도 천지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부동산 투기에 따른 불로소득 때문이다.

 

강남에서 집값 폭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밥맛이 나지 않는다. 하물며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사람들 입장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부동산문제는 현정부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투기를 하여 막대한 불로소득을 챙긴 자를 시장으로 뽑아 주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람들은 정부와 여당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행정권력 뿐만 아니라 지방권력도 주었고 의회권력도 주었다. 사법권력 하나만 제외하고 다 몰아준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해 낸 것이 없다. 사람들은 개혁을 해서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랬으나 모호한 태도를 취함에 따라 실망한 것이다.

 

이번 보선의 패배는 개혁의 실망감에 따른 것이 크다고 본다. 또한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사회가 불평등한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의 능력이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자도 있고 가난한 자도 있고, 지위가 높은 자도 낮은 자도 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인정할 수 없는 것은 불공정이다.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챙겼다면 불공정한 것이다.

 

사람들이 분노한 것은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에 대한 것이다. 근면한 노력으로 이마의 땀과 팔뚝의 힘으로 번 돈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챙겼다면 불공정한 것이다. 국민정서가 용납하지 않는다. 불평등한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불공정한 것은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사람들은 무엇이 문제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방향도 제시해 주었다. 그것은 공정한 사회를 만들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개혁을 해야 한다. 검찰개혁도 해야 하고, 언론개혁도 해야 한다. 그것 못지않게 경제개혁도 강력하게 해야 한다.

 

흔히 대선에 대하여 시대정신을 이야기한다. 대선은 미래에 대한 것임을 말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미래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그것은 공정한 사회에 있다고 본다. 이렇게 보았을 때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아젠다를 제시하는 후보가 각광받을 것이다.

 

이번 보선에서 정부와 여당은 참패했다. 오히려 더 잘 된 것일 수도 있다. 그동안 모호한 태도를 취해 온 후보가 아웃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국민들은 매우 현명한 선택을 했다. 공정이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할 미래지향적 후보에게 길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2021-04-0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