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상출마 선언을 보고
뉴스 안 본지가 몇 개월 되었다. 지난 서울시장 등 보궐선거 이후 뉴스를 보지 않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특히 유튜브에서 슈퍼챗을 유도하며 “난리 났다”라고 말하는 유튜버에 대한 불신이다.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면 매몰되어 버린다. 너무 가까이 하지도 않고 너무 멀리 하지도 않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가장 좋다. 그러나 지금은 불가근이고 가원상태이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
정치에 대하여 불가근하다 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 알 수 없다. 뉴스도 안 보고 신문도 보지 않는다. 다만 에스엔에스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지난 보궐선거 이후 세상이 바뀐 것 같다. 상식이 비상식이 되고, 비상식이 상식이 된 듯하다. 윤석열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래 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어제 실체가 드러난 듯하다. 에스엔에스에서는 “도리도리”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누군가를 지지할 때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 아마도 자신의 이익과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단지 그 사람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지한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에 대하여 “그 사람을 만나 보기나 했습니까?”라며 물어야 한다.
사람을 믿으면 실망하기 쉽다. 이는 그 사람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 살아 보지 않는 한 그 사람을 잘 알 수 없다. 오래 살아 보아야 알 수 있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토론해 보아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한번도 만나 보지도 않고 좋아하는 것은 짝사랑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어리석은 사람 중의 하나는 시류에 편승하는 사람이다. 인기가 있다고 하여 지지했을 때 그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잘못 하면 실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종교계에서도 시류에 편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에 주는 불자대상이 있다.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불교계에서는 가장 큰 상이다. 그런데 불자대상 후보자를 보면 시류에 편승한 수상자를 선정한 것이 역력하다는 것이다.
불자대상 출신으로 박세리(1회, 2004)와 박지성(2회, 2005)이 있다. 야구선수 김태균은 6회(2009) 불자대상을 받았다. 스포츠 스타가 불자라면 영순위가 된다. 이는 시류에 편승하여 수상자를 정한 것이다. 아직까지 아무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다. 그러나 사성장군의 경우는 다르다.
사성장군이 되면 불자대상 영순위가 된다. 그 중에 김병관 대장(4회, 2007)과 김태영 대장(5회, 2008)이 있다. 이 들 수상자의 경우 나중에 문제가 되었다. 김병관 대장의 경우 국방장관 후보자가 되었을 때 전역후 무기중개상한 것이 드러나 자진사퇴했다. 김태영 대장의 경우 국방장관이 되었을 때 천암함 사건 등으로 인하여 비난받았다. 이는 시류에 편승한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류편승 사례가 있다. 1회(2004) 수상자인 황우석 교수는 나중에 논문이 문제가 되었다. 기업인 김윤규(2회, 2005) 현대아산부사장은 정권이 바뀌자 구속되었다. 개그맨 이수근(8회, 2011)은 나중에 도박사건으로 구속되었다. 체육인 이기흥(8회, 2011) 대한체육회장은 그의 처신이 문제가 되어 구설수에 올랐다. 이 모두가 시류에 편승하여 수상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믿으면 실망하기 쉽다. 지금 인기가 있다고 하여 지지를 선언하면 낭패보기 쉽다. 그 사람에 대하여 잘 모를 때는 관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정치인이 그렇다.
한때 안철수를 지지했었다. 이미지도 좋은 것이 크게 작용했다. 새벽에 파란 불이 올 때까지 길을 건너지 않고 기다렸다는 것에 감명받았다. 그에게 극단적인 양당체제에서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 역할 해주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요즘 서울대 법대 동문들은 마음이 들떠 있다고 한다. 윤석열에 이어서 최재형의 대선후보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회창 이후 서울대법대 출신 대통령 후보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국민들은 엘리트 정치인을 선택할까?
오늘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다가 뉴스를 보았다. 뉴스보기를 회피하고 있지만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 마침 뉴스전문채널에서 이재명이 영상으로 출마선언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재명은 영상출마에서 ‘공정’을 강조했다. 이는 기본소득과 함께 오래 전부터 주장해오던 것이다. 왜 공평이나 평등이 아니고 공정을 말하는 것일까?
모든 사람이 평등할 수 없다. 이는 부처님도 인정한 것이다. 업에 의해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은 평등과는 다른 것이다. 마치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 차별적으로 태어난다. 이는 업이 다르기 때문이다. 행위에 대한 과보로 귀하거나 천하게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태어난 후 삶은 달라야 한다. 태어날 때는 불평등했을지라도 삶의 과정에서는 공정한 룰에서 경쟁해야 한다.
플라톤은 공정사회를 강조했다. 플라톤이 주장한 슬로건이 있다. 그것은“기회는 균등하게, 일은 능력에 따라”라는 말이다. 이재명은 마치 플라톤의 공정사회를 말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명문대 출신에게만 기회만 주어진다면 불공정한 사회가 된다. 서울대 법대 엘리트들이 정치를 한다고 하여 잘 한다는 보장이 없다. 불평등을 조장하는 엘리트 정치인보다는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는 비주류, 비급, 삼류 정치인이 더 낫다. 이재명 같은 정치인을 말한다.
이재명 영상출마선언에서 대통령이 되면 공정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는 기회균등을 말한다. 누구에게나 능력에 따라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이재명은 무명용사탑에 헌화했다. 이것도 일종의 차별화 전략일 것이다. 이런 행위는 자신의 성장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이재명은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이는 이재명의 입지전적인 삶과 관련이 있다. 엘리트코스를 밝은 사람들과 전혀 다른 삶이다. 이는 이재명의 헝그리정신과도 관련이 있다. 이른바 비주류, 비급, 삼류에게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신만큼은 주류, 에이급, 일류이다.
한번도 일류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비주류, 비급, 삼류라고 자조적으로 표현한다.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만큼은 주류를 지향하고, 에이급이 되고자 하고, 일류를 꿈꾼다. 이는 헝그리 정신이기도 하다.
이재명은 주류가 아니다. 주류에서 견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재명은 에이급이 아니다. 늘 소외된 자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재명은 일류가 아니다. 하늘사람(sky)이 아닌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재명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재명을 좋아한다. 같은 동문이라고 해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출신지역은 다르지만 이재명을 좋아하는 것은 무엇보다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안철수 짝 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에는 느낌이 다르다.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기회균등의 뜻이 있는 공정이라는 키워드가 이를 말한다.
오늘 이재명의 영상출마선언에서 희망을 보았다. 이제 슬슬 정치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겠다. 그러나 불가근불가원 원칙은 준수한다.
2021-07-0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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