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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스맨인가 노맨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1. 4. 21. 17:31

나는 예스맨인가 노맨인가?

 

며칠전 케이블TV에서 영화를 보았다. 제목은 예스맨이다. 짐 캐리 주연으로 2008년 작품이다. 특이 하게도 한국어가 나오고 한국배우도 출연한다.

 


영화는 중간부터 보았다. 전반부를 파악하기 위해 검색해 보았다. 주인공은 은행 대출 업무를 맡았는데 노맨이었다. 사소한 것에도 신경이 쓰여 라고 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출실적이 형편없었다. 자연스럽게 승진도 되지 않았고 하는 일마다 꼬였다.

주인공은 어느 날 긍정적 사고 프로그램 과정을 이수했다. 이른바 예스맨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예스맨의 저자가 예스를 하다 보면 서약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원해서 하게 될 테니까라고 말한다. 주인공은 예스맨이 되었다. 당연히 대출도 예스가 되어서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이사 승진도 되었다. 그러나 예스맨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예스라고 해서는 안된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남자친구가 떠난 여자를 위로해 주었다. 여자는 자고 갈 것을 요구했다. 이럴 때 예스맨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예스하면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주인공은 단호하게 라고 했다.

예스가 능사는 아니다. 상황파악을 잘 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이나 욕망 충족에 대한 것이라면 노맨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선의의 제안에는 예스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영화에서는 놀랍게도 중도라는 말이 있었다. 예스와 노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지를 말한다.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같다.

여기 두 갈래 길이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까? 이럴 때 부처님은 왼길을 버리고 오른길로 가라고 했다. 왼손과 오른손, 왼쪽과 오른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바르지 않은 길과 바른길을 말한다.

바르지 않은 길은 팔사도(八邪道)이고 바른길은 팔정도(八正道)이다. 부처님은 두 갈래 길에서 팔정도의 길로 가라고 했다. 그런데 초전법륜경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락(苦樂)이라는 양극단에서 중도는 팔정도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도는 중간길이 아니다. 중도가 팔정도이면 이는 바른길이다.

항상 예스라고 해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온다. 그러나 때로 라고도 말해야 한다. 누군가 어떤 이익이나 욕망으로 접근 한다면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살면서 예스보다 노라고 말한 적이 많은 것 같다. 선의로 제안했을 때 라고 한 것은 아마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노라고 해야 하나 예스라고 해서 손해 본 적도 있다. 보험과 관련된 것이다. 보험 가입 목적으로 찾아온 친구에게 차마 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괴로운 것이었다.

노라고 할 수 있음에도 예스라고 한 적이 있다. 작년 친구의 동생이 죽었을 때 49재에 대신 참석해 준 것이다. 스페인에 살고 있는 친구는 내가 불자인 것을 알고 참석해 달라고 했다. 노할 수도 있었지만 좋은 일을 하는 것 같아 예스했다.

삶의 과정에서 수없이 예스요청을 받는다. 왠만해서는 다 예스한다. 그러나 욕망이 개입되어 있는 경우에는 신중해야 한다. 잠시 유보하는 것이다. 딱 잘라 거절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예스를 요청할 때가 있다. 선의를 가지고 제안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익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 예스할 것이다. 그럼에도 했다면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나에게 허물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예스로 살 것인가 노로 살 것인가? 분명한 사실은 노로 살면 고립되어 산다는 것이다. 이는 관계의 단절을 말한다. 그러나 예스로 살면 긍정적 삶이 된다. 이렇게 예스맨이 되면 긍정적 관계가 형성되어서 번영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중도로 사는 것이다.

왼길과 오른길의 갈래길에서 오른길로 가야 한다. 오른길은 중도이다. 팔정도의 길이다. 예스와 노의 양자택일에서 중도의 길로 가야 한다. 팔정도의 길로 가면 틀림없다.


2021-04-2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