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함평한우 유감

담마다사 이병욱 2021. 7. 11. 14:12

함평한우 유감



한우를 먹어 보지 못했다. 오래 전 한번 맛 본 이래 먹어 본 적이 없다. 대형마트에 한우 코너가 있지만 한번도 사 먹은 적이 없다.

한우는 비싸다. 수입육에 비해 두 배 이상 되는 것 같다. 어느날 소고기 세일 한다고 하여 집어 들었더니 영(0)이 하나 더 붙어 있었다. 대체 한우는 누가 먹는 것일까?

함평한우가 있다. 최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 같다. 횡성한우나 홍성한우는 들어 보았어도 함평한우는 생소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브랜드 네임이 확산되는 추세에 있는 것 같다.

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을 이용하여 고향에 다녀 왔다. 함평이 고향이다.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나왔지만 몇 년간의 기억은 강렬하다. 조부모와 백부모 합동제사가 있어서 가 본 것이다. 주로 사촌들이 모인다.

일년에 한번 가는 고향이다. 고향에 갈 때 늘 느끼는 것은 갈수록 한우 농가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대형 한우 사육장을 말한다. 동네 마다 사육장이 있고 들판에도 사육장이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한우 사육장이 늘어 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환경 오염이 가장 문제가 된다. 보기에도 좋지 않다. 대체 누가 하는 것일까? 물어 보니 동네사람이라고 한다. 외지인은 할 수 없는 것이다.

 


곳곳에 한우 사육장이 있다. 고향 마을 앞에도 세 곳 있다. 일년 만에 와 봤더니 하나가 더 생겼다. 그 옛날 평화로웠던 마을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소 울부짓는 소리만 난다.

십년 전에는 한우 사육장이 없었다. 오륙년 전부터 하나 둘 생기더니 이제 보이는 곳마다 한우사육장이다. 청정지역이 어찌하다 이렇게 되었을까?

 


함평(咸平)은 문자 그대로 두루두루 평지가 많은 지역이다. 남부지역은 너른 평지로 되어 있다. 전남을 대표하는 곡창지대라고 볼 수 있다. 북부지역은 구릉성 산지로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논과 밭의 비율이 반반인 것 같다. 고향마을은 영광과 장성과 인접해 있는 곳으로 구릉성 산지라 볼 수 있다. 이런 조건을 가져서인지 한우 사육장이 많은 것 같다.

해마다 한우 사육장이 늘어 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농사만 지어 먹고 살 수 없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일까?

 


한우 사육장은 사라져야 한다. 왜 그런가? 특권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환경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어느 선생은 과거 축산을 했었다고 한다. 지금은 농사만 지어서 먹고 살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한우사육이 비효율적인가? 이는 곡물을 투입한 것에 비해서 소득이 적은 것이 큰 이유가 된다.

한우생산은 어느 정도 비효율적일까? 페이스북 친구에 따르면 쇠고기 1키로를 생산하는 데 곡물이 7-8키로 든다고 한다. 쇠고기 1키로를 생산하자고 70명 분의 곡물을 먹이는 것이다. 이는 대단히 비효율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육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지구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우사육장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탐욕의 산물로 보아야 한다.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가난한 자들은 아무리 한우를 많이 생산해도 먹을 수 없다. 부자나 식도락가를 위해서 사육한다면 대가를 치룰 것이다.

불교인으로서 제행무상의 법칙을 믿는다. 십년 전에 없던 것이 생겨났듯이 십년후에는 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욕망을 줄여야 한다. 육식을 자제하고 채식 위주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 내년 부터는 매년 한곳씩 한우 사육장이 줄어 들었으면 좋겠다.

2021-07-1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