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담마의 거울 2012 III
지금 시각은 저녁 8시 15분, 오늘 세 번째 글을 쓴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아침 6시까지 한 개를 썼고, 점심이전에 하나 더 썼다. 그리고 저녁에 세 번째 글을 쓰고 있다.
저녁에는 글을 잘 쓰지 않는다. 글은 새벽이나 아침, 오전에 주로 쓴다. 오후나 저녁에 쓰는 일은 드물다. 특히 저녁에 쓰는 일은 거의 없다. 글은 새벽에 잘 나온다. 또한 자극 받았을 때도 잘 써진다.
저녁 시간을 허비하기 쉽다. 대개 TV를 보며 보내는 것이다. 요즘은 유튜브를 주로 본다. 보는 행위는 수동적인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힘들이지 않고 남이 하는 것을 보고 즐기는 것을 말한다.
수동적인 행위를 하면 남는 것이 없다. TV시청하기, 먹어 대기, 술 마시기, 쇼핑하기, 드라이브 하기, 운동경기 관람, 게임하기 등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행위를 하면 허무한 것이다. 아무리 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마치 목마른 자가 물을 마셔도 갈증만 나는 것 같다. 이를 갈애라 해야 할 것이다.
수동적인 행위에는 목적이 없다. TV를 보는데 있어서 목적이 있어서 보는 것이 아니다. 방송을 하니까 보는 것이다. 채널 선택은 하지만 보는 행위는 수동행위 중에서 최악의 수동행위에 해당된다.
술 마시는 것도 목적이 있어서 마시는 것이 아니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다. 현실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마신다고도 볼 수 있다. 음주행위는 오계에서도 금한다. 왜 그럴까? 음주는 만악의 근원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취한 상태가 되었을 때 어떤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오는 사람 상당수는 술 취해서 사고 친 자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병원 응급실 상당수는 역시 술 취해서 사고로 들어온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경기장에서 운동경기 관람하는 것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행위에 해당된다. 남이 하는 것을 보고 즐기는 것이다. 이런 측면으로 본다면 영화를 보거나 TV를 시청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욕계 육욕천에서 최상층에 있는 타화자재천의 존재를 보는 것 같다.
타화자재천(Paranimmitavasavatti)은 ‘다른 신들이 만든 것을 누리는 신들의 하늘나라’라고 한다. 야구경기장에서 야구경기를 즐기는 것도 이런 것에 해당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현대인들은 어쩌면 타화자채천의 즐거움을 누리며 사는지 모른다.
게임하는 것도 소극적 행위에 해당된다. TV를 시청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일지 몰라도 목적이 없는 것이다. 게임에서 이긴다거나 점수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삶의 목표나 목적에 대한 것은 아니다. 단지 즐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즐기는 행위는 대부분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위에 해당된다. 먹어 대기, 술 마시기, 운동경기 관람 등 삶의 목적이 없는 수동적 행위는 공통적으로 즐김을 바탕에 깔고 있다.
수동적으로 즐기다가 그만 두었을 때 어떠할까? 즐거움이 계속되지 않아 불만족할 것이다. 불만족은 괴로움과 동의어이다. 제아무리 즐거운 시간을 가져도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즐거움 뒤에 공허감이 따른다. 이는 괴로운 것이다. 수동적이고 소극적 삶은 아무런 보람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허무한 감정이 지배한다.
하루 종일 TV만 보는 사람에게 인생의 목적이 있을 수 없다. 그저 하루하루 때우는 삶이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은 오늘 같을 것이다. 그러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면 태도가 달라진다. 이는 삶의 목적이 있음을 말한다. 이런 삶에 글쓰기만한 것이 없다.
오래 전부터 글을 써 왔다. 그동안 블로그에 올려 놓은 글을 이제 책으로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카테고리별로 시기별로 분류해야 한다.
이번에 작업하고 있는 것은 2012년에 담마에 대하여 쓴 것이다. 불교 교리와 교학과 관련된 글이다. 한권당 350페이지에서 400페이지로 했는데, 2012년 쓴 것을 분류해 보니 무려 일곱 권에 달한다. 이제 세 번째 책에 대한 서문을 쓰고자 한다.
2012년 담마와 관련된 세 번째 책 제목을 ’34 담마의 거울 2012 III’로 정했다. 이는 34번째 책으로 담마의 거울 7권 중에서 3번째에 해당되는 책이라는 뜻이다. 기간은 2012년 3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쓴 것으로 17개의 글이 있고 360페이지에 달한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1. 작은 나(i)와 큰 나(I), 신은 댓돌에 있다
2. 법회의식에 ‘오계(五戒)’가 보이지 않는다
3. 이 세상을 지키는 두 가지 기둥
4. 법문의 진수를 보는 듯, 마하시사야도의 도성제
3. 생긴 모습과 성향은 왜 천차만별일까?
4. 재보시 보다 법보시 보다 더 좋은 것
5. 유와 무를 떠난 중도의 가르침
6. 정법과 정법시대
7. 존재에 실체가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한 깨달음은
8. 부처님은 분별론자
9. 거룩한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 그 분을 염(念)하며
10. 세상이 불타고 있다! 비유와 방편 없는 연소의 경
11. 나도 한 때 저와 같은 사람이었다
12. 도고마성(道高魔盛)과 도비도(道非道)
13. 초기경전에서 본 보살사상
14. 번뇌를 끊는 방법 일곱가지
15. 데미안과 맛지마 니까야
16. 왜 빠알리 니까야를 사보아야 하는가
17. 일체지자로서의 삼마삼붓다
담마에 대한 글은 순수하게 교리와 교학에 대한 것이다. 일상에 대한 것은 진흙속의연꽃 카테고리에 집어넣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카테고리가 있어서 주제별로 분류해 놓았다.
이제 2012년 글을 정리하여 책으로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내야 할 책이 많이 있다. 이런 추세라면 100권이 넘을 것이다. 일생에 있어서 백권의 책을 만드는 것이다.
책을 쓰지 않는다. 그 대신 책을 만든다. 왜 책을 만드는가? 과거에 쓴 글을 모아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글은 과거에 써 놓은 글이다.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져 있다. 검색만 하면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책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삶의 결실을 맛보고자 함이다.
글쓰기는 능동적인 삶이라고 했다. 이는 TV시청이나 먹어 대기, 술 마시기 등 수동적인 삶과는 다른 것이다. 행위를 함으로 인하여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 다르다. 수동적이고 소극적 행위로 즐기는 것과는 다르다. 이와 같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살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 그리고 삶의 목표나 목적이 있게 된다. 글쓰기를 포함하여 독서, 운동, 그림 그리기, 악기연주, 춤추기, 강습 받기 등이 해당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TV시청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든다. 그래서 TV를 바보 상자라고 했다. 오늘날에는 유튜브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TV를 시청하면 죽음을 재촉한다는 사실이다. 소극적으로 시청하는 행위가 마치 죽은 자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죽은 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산 자는 움직임이 있다. 그래서 흘러간 가수가 어느 날 콘서트를 여는 것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아무 하는 일 없이 밥만 먹고 술만 마시고 TV나 시청한다면 최악이다. 삶의 목표나 목적도 없이, 움직임도 없이 멍하게 화면에 넋을 잃고 있다면 죽은 자나 다름없다.
일반적으로 게으른 자는 움직임이 없다. 밥만 먹고 숨만 쉬고 있다면 좀비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법구경에서는 “방일하지 않음이 불사의 길이고 방일하는 것은 죽음의 길이니, 방일하지 않는 사람은 죽지 않으며 방일한 사람은 죽은 자와 같다.”(Dhp.21)라고 했다.
방일한 사람 즉, 게으른 자는 이미 죽은 자와 같다고 했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먹어 대기만 하고, 아무 하는 일 없이 술만 마시고, 아무 하는 일 없이 TV시청만 한다면 이미 죽은 자이다. 인생을 이렇게 살 수 없다. 무어라도 하나 해야 한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가활동을 해야 한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가 활동으로서 글쓰기, 독서, 운동, 그림 그리기, 악기연주, 춤추기, 강습 받기 등이 좋다고 했다. 이 밖에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어니 젤린스키의 ‘일하지 않는 즐거움’을 보면 수백 가지가 소개되어 있다. 1990년대 말에 출간된 책 임에도 오늘날 통용될 수 있다.
여가활동 트리에 포함할 만한 활동들을 보니 200개 이상 된다. 이 중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은 글쓰기, 시(게송) 암송, 독서, 명상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여기서 책쓰기도 있는데 이는 ‘책만들기’도 이에 해당될 것이다. 과거 써 놓은 글을 모아서 책으로 만드는 것도 책쓰기에 해당된다고 본다.
여가활동 리스트를 보면 특별한 것이 눈에 띈다. 공공장소에서 사람들 관찰하기, 아무 일도 안하기, 구름 관찰하기, 정치가들 귀찮게 하기도 있다. 심지어 섹스도 있다. 대부분 착하고 건전한 행위에 대한 것들이지만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것도 있다.
여가활동 트리에서 해 보고 싶은 것도 있다. 요리 배우기, 옛 친구 방문, 새 친구 사귀기, 토론하기, 외국어 배우기, 웅변학원에 다니기 등을 들 수 있다. 해 보지 않은 것에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다.
200가지 이상 여가활동 리스트를 보니 인생은 짧고 해야 할 일은 많다고 생각된다. 하릴없이 TV나 보며 시간을 죽이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 그러나 이 리스트는 1990년대 말 북미에 대한 것이다. 현재 한국적 현실과 맞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럼에도 리스트를 보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게 만드는 것과 같다.
오래 전부터 글쓰기를 해 왔다. 최근에는 초기경전 게송을 암송하고 있다. 이런 것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일 것이다. 인생은 짧고 하고 싶은 일은 많다.
2021-09-2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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