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근불가원

비법(非法)의 세상에서 초기경전은 도피처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0. 1. 07:04

비법(非法)의 세상에서 초기경전은 도피처

 


정치권이 점입가경이다. 중상모략과 마타도어가 난무한다. 어느 편에 서 있느냐에 따라 적과 동지가 구분되는 것 같다. 오년마다 치루는 홍역이다.

한국정치는 다이나믹하다. 그리고 드라마틱하다. 업치락뒤치락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암울한 군사독재정권도 세월이 감에 따라 무너졌다. 세월이 장사라는 말이 실감난다. 전두환정권도 이에 해당된다.

전두환정권 8년은 어두웠다. 보기 싫은 얼굴을 보아야만 하던 시기였다. 20대를 보기 싫은 얼굴과 함께 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이다. 서울의 봄이 무산되고 난 다음 허탈했다. 군대를 피난처로 삼았다.

언제까지나 세상을 원망하고 살순 없었다. 복학해서는 취업준비를 했다. 땡전뉴스가 있었지만 잊어 버렸다. 6.10이 있었지만 지방 공단에 있었으므로 참여하지 못했다. 그토록 철벽같아 보이던 군사정권도 세월이 지나자 물러나고 말았다.

지나치게 몰두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시류에 편승하는 것이 그렇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이다. 총선과 대선 등 선거철에 지나치게 관심가졌을 때 허탈감도 컸다. 내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87년 대선이 그랬다.

선거에 질때 마다 잠수를 타는 것 같았다. 애써 정치와 멀리 하려는 듯 했다. 일부러 무관심하고자 했다. 뉴스를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년마다 치루어지는 대선과 함께 세월이 흘렀다. 87년 이후 오년마다 열병을 앓는 듯 했다. 큰 강의 자갈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내뜻대로 되고자 했다. 세 번 뜻대로 되었지만 네 번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렇게 본다면 3승4패가 된다.

대선을 일곱번 치루다 보니 이순이 넘었다. 그럼에도 대선철만 되면 나도 모르게 휘말려 들어가는 것 같다. 불가근불가원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너무 가까이 하면 타버리고 너무 멀리하면 방관하게 된다. 그러나 대선철만 되면 나도 모르게 휘말려 드는 것 같다.

이제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다. 세상사도 겪을만큼 겪었다. 나도 정치에 대해서는 한마디 할 정도는 되었다. 농경시대 지혜의 노인이 연상된다.

노인에게는 지혜가 있다. 살아온 과정이 지혜인 것이다. 삶의 과정에서 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을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에게는 삶의 지혜가 있다. 그래서 "이렇게 살면 안된다."라거나,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농경시대 때 노인의 지혜는 존중되었다. 그러나 산업화 시대 노인의 지혜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럼에도 지혜가 없지 않을 수 없다. 살아 온 과정에서 성공과 좌절을 경험했다면 이것도 지혜가 된다. 이는 "허황된 꿈을 꾸지 말라."라는 말로 나타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지식은 있지만 지혜는 부족하다. 아직 실패와 좌절을 맛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이 호기롭게 일을 하고자 했을 때 노인이 "허황된 꿈을 꾸지 말라."라고 충고할 수 있을 것이다. 겪어 보았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지혜는 쌓여 간다. 실패와 좌절을 겪은 사람일수록 더욱 더 지혜가 있게 된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보다 몸으로 체득된 지혜는 오래 간다.

매오년마다 한국사람들은 열병을 앓는다. 불가근불가원의 원칙을 유지 하는 자도 말려 들어가고 만다. 매스컴에서 떠들어 댈 때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것에도 일희일비한다. 이렇게 되면 정치가 삶을 지배하게 된다. 과거 경험으로 보건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세상은 반드시 정의롭지 않다. 불의가 힘을 더 받는 것 같다. 비법이 득세하는 세상이 되었다. 특히 언론환경이 그렇다. 사회전분야에서 비법이 득세하는 현상을 본다.

정치에 대해서 멀리할 수 없다. 뉴스보기가 싫다고 하여 은둔하며 사는 자들도 있다. 백신도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아마 투표도 하지 않을지 모른다. 철저하게 세상사와 인연을 끊고 사는 것이다.

세상사에 무관심한 삶을 살게 되었을 때 누가 지배자가 되어도 상관 없을 것이다. 떼놈이 지배해도 그만이고 왜놈이 수탈해도 그만일 것이다. 등 따습고 배부르면 그만인 것이다. 개돼지처럼 사는 것이다.

정치가 싫다고 하여 개돼지처럼 살 수 없다. 아무리 숨어 산다고는 하지만 투표는 해야 한다. 투표함으로써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다. 정치에 대한 불가근불가원의 삶이다.

역사는 발전한다고 말한다. 일시적으로 후퇴한 것처럼 보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역사의 수레바퀴는 앞으로 굴러 가고 있다. 투표권을 가진 이래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운명은 어떻게 될까? 역사의 수레바퀴는 전진할까 후퇴할까? 한국사람들이 복 있다면 전진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 일은 알 수 없다. 과거 역사를 보면 전쟁이 나서 크게 후퇴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해서 다시 불가근불가원 모드가 되고자 한다. 요즘 지나쳤다. 일부로 찾아서 보고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다. 이래서는 안된다. 말려 드는 것이다. 조용히 앉아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경전을 접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경전을 펼치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혼탁했던 마음이 정화 되는 것 같다. 이런 마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는 초기경전이 지혜의 보고와도 같기 때문이다. 수천년 인류가 몸으로 체득한 지혜가 녹아 있는 것이다. 마치 지혜의 노인이 "허황된 꿈을 꾸지 말라."라며 일갈 하는 것 같다.

또다시 하루일과가 시작 되었다. 오늘 부터 비법이 득세하는 세상사를 멀리하고 지혜로 가득한 경전을 가까이 하려 한다. 감명 받으면 글로 표현하고자 한다. 오래 기억해 두고 싶으면 외우고자 한다. 담마 아닌 것이 득세하는 비법(非法)의 세상에서 초기경전은 도피처가 된다.

2021-10-0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