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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세상의 꿈은 실현될까?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0. 10. 07:45

대동세상의 꿈은 실현될까?


나는 정치적일까?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오늘 수원 컨벤션센터에 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오늘 민주당 경기도 경선이 수원에서 열렸다.

안양에서 수원 가는 것은 마실 가는 것과 같다. 수원 광교신도시까지는 20여키로에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을 마친 다음에 차를 몰았다.

 


수원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옛날의 수원이 아니다. 광교신도시에 오니 서울 강남 못지 않다. 안양과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수원 컨벤션센터가 있는 곳이 그렇다.

수원에 오래 전에 살았다. 1985년부터 1991년까지 살았다. 수원을 떠나 온지 30년 되었다. 그 사이에 수원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신도시를 보니 괄목상대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곳에서 경기도 경선이 열리고 있었다.

 


컨벤션센터는 열기로 가득했다. 율동과 구호로 후끈 달아올랐다. 여러 팀이 있는데 처음에는 어느 캠프인지 알 수 없었다. 가장 눈에 띈 현수막은 "민주당 원팀"구호이다. 절박한 것 같다. 이제 합치자는 것이다. 이재명 지지자들이 강조한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켜줄께"라는 구호가 눈에 띄었다. 누구를 지켜 준다는 것일까? 나중에 안사실이지만 이낙연을 지켜 준다는 것이다.

 


이낙연 캠프 사람들 응원 열기가 대단했다. 율동과 노래와 구호로 분위기를 한껏 달구었다. 대단히 조직적이다.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타캠프의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갑자기 왁자지껄 하며 일단의 한무리가 나타났다. 지지자들과 스마트폰으로 사진찍으려는 사람, 그리고 유튜브 중계하는 사람들로 둘러쌓인 후보가 있었다. 추미애가 나타난 것이다.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인기연예인 못지않다.

 


추미애 캠프의 구호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이 높은 세상"이다. 왜 사람이 높은 세상이라고 했을까? 이 세상에 사람보다 높은 것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선뜻 와 닿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낙연 캠프의 "사랑해요! 지켜줄께!"보다는 구체적인 것 같다.

이재명 캠프의 구호는 어떤 것일까? 이는 "억강부약 대동세상"이라는 현수막이 잘 말해 준다. 이재명이 대선 출정식때 내건 슬로건이다. 억강부약은 강을 누르고 약을 올림을 말한다. 기득권해체가 연상된다. 또한 약자도 살 맛 나는 공정한 세상이 연상된다.

 

 

공정한 세상이란 무엇인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능력에 따라 기회가 제공되는 세상이다. 능력은 있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불공정한 세상이다. 그렇다고 무제한의 자유와 완전한 평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기회는 균등하게 능력에 따라"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공정한 세상은 대동세상도 된다.

 


누구나 꿈꾸는 세상이 있다. 나에게 있어서는 민주세상과 대동세상이다. 이는 다름아닌 광주민중항쟁을 상징하는 구호이다. 그때 1980 5월 광주는 민주와 대동세상이었다.

이재명은 왜 "억강부약 대동세상"이라고 했을까? 이 구호는 사실상 5.18광주민중항쟁정신을 계승한 것이나 다름없다. 왜 그런가? 1980 5월 광주는 민주와 대동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억강부약 대동세상이란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 보니 억강부약(
抑强扶弱)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이라는 뜻이다. 또한 대동세상(大同世上)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말한다. 특히 대동세상은 대동놀이를 연상케 한다.

80
년대 대학가에서 대동놀이가 있었다. 대동축제라고도 했다. 1984년부터 시작된 놀이를 말한다. 군대 갔다가 복학해 보니 대동이라는 말이 크게 쓰이고 있었다.

80
년대 대학가에서 왜 대동이라는 구호가 유행했을까? 이는 아마도 광주민중항쟁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작년 5월 김동수열사 추모제에 참석했다. 그때 상무대영창투어가 있었다. 해설사로 부터 들었던 말이 바로 대동세상이었다. 광주항쟁을 두 단어로 요약하면 민주와 대동세상이었다는 것이다. 그때 후자가 더 크게 다가왔다.

이제 의문이 풀렸다. 복학했을 때 1984년 대학가에서 대동놀이 또는 대동축제는 광주민중항쟁 정신을 이어받고자 한 것임을 이제야 알았다. 당시에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상무대영창투어 때 광주정신에 대하여 대동정신이라고 말한 것을 듣고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다.

 

이재명 캠프에서 구호를 대동세상으로 했다. 광주에서의 대동세상과는 어떻게 다를까? 아마 큰 차이가 없다고 보여 진다. 모든 사람이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같은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억강부약해야 할 것이다.

억강부약 대동세상, 참으로 멋진 구호이다. 지금으로부터 41년 전 광주에서 대동세상이 있었다. 그러나 10일천하가 되었다. 그런데 대동세상이 다시 부활하려 한다. 그것도 억강부약과 함께 실현되려고 한다.

 


정말 대동세상은 실현될 수 있을까? 1980년 광주에서 못다 이룬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대단히 가능성이 높다. 오늘 경기도 경선에서 이재명이 압도적으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무려 59%를 차지했다. 내일 서울경선에서도 50% 이상 승리가 예상된다. 결선없이 대선에 직행하는 것이다.

이재명은 82학번이다. 그는 아마도 84년 대동놀이 행사를 보았을 것이다. 마치 차전놀이 하듯이 줄다리기하는 것을 말한다. 줄다리기로 모두 일체가 되었을 때 대동세상이 되었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그것은 광주정신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이재명이 대동세상을 선거구호로 삼은 것은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여 진다.

 


행사가 끝났다. 사람들은 이재명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이재명이 나오자 환호와 함께 사진찍기 바쁘다. 승리자의 여유가 보인다. 과연 이재명은 대동세상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까? 이재명이 하면 할 것 같다.


2021-10-09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