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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가 되어 버린 운동권 전설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0. 13. 11:19

적폐가 되어 버린 운동권 전설

 

 

1980년도 때의 일이다. 그때 당시 집에서 아마 동아일보를 보았던 것 같다. 어느 날 신문에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대한 기사가 났다. 관련자들 이름이 큰활자로 나왔다. 그 중에 설훈이라는 이름이 깊게 기억되었다.

 

설훈을 왜 기억날까?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는 이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설훈과 함께 또 한사람 기억나는 사람은 송기원이다. 아마 거의 기억나지 않을 이름이다. 그러나 송기원을 또렷이 기억한다. 복적생이었기 때문이다.

 

설훈과 송기원, 그후 어떻게 되었을까? 설훈은 승승장구했다. 지금까지 국회의원을 다섯 번 했다. 오선국회의원 한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름아닌 운동권 경력때문일 것이다.

 

설훈은 감옥에 갔다 온 후에 젊은 나이에 정계에 입문했다. 디제이(DJ) 막내에 해당되는 비서로 들어가서 이후 지금까지 부귀와 영화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었을 때 한때 고생했지만 이후 삶은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삶을 산 것이다. 송기원은 어땠을까? 설훈 못지않게 크게 신문에 났지만 이후 삶은 알 수 없다.

 

송기원의 삶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본래 소설가였던 송기원은 지금까지 작가로 삶을 살고 있다. 정계에 입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송기원의 최근 소설 을 보면 정치권에 들어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위선때문이라고 했다.

 

송기원 정도의 운동권 경력이면 국회의원을 몇 번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않은 것은 양심 때문으로 본다. 이에 대하여 소설 숨에서는 나 같은 자는 언감생심 기웃거리거나 얼씬거리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를 모독할 것 같은 내란음모라는 죄명이었다.”(14)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데 나 같은 괴물이 어느 날 그 성역에 슬그머니 발을 들이민 것이다.”라고 했다.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된 것을 말한다.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엮어진 것이다.

 

송기원은 소설에서 자신을 혐오하는 말을 많이 했다. 대표적으로 더러운 피괴물이다. 자신에게는 더러운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작가의 태생의 비밀과 관련이 있다. 더러운 피를 가졌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에 괴물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후 소설에서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괴물을 보고자 치열한 수행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얀마 파옥센터에 가서 선정수행한 것을 말한다.

 

송기원은 소설가로서 삶을 살았지만 수행자로서 삶도 살았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 숨을 보면 치열한 구도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설훈과 송기원은 80년도에 똑같이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되었다. 그러나 이후 궤적은 달랐다. 설훈은 자신의 운동권경력을 바탕으로 정계에 입문하여 이룰 것은 다 이루고 누릴 것은 누려 보았다. 반면 송기원은 작가로서 삶을 살면서 말년에는 수행자로서 삶을 살고 있다.

 

오늘 아침 유튜브에서 설훈과 관련된 뉴스를 들었다. 김현정뉴스쇼에 출연하여 말한 것을 진보유튜브에서 보여 진 것이다. 설훈은 한마디로 이재명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민주당경선이 끝났다. 막판에 이상한 흐름이 보여서 무척 당황했다. 그러나 더욱 이상한 것은 불복하는 것이다. 게임룰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다시 하자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뗑깡 부리는 것 같다.

 

설훈은 김현정뉴스쇼에서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했다. 이재명은 감옥에 갈 것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들어온 제보를 터뜨리면 무너질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나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설훈은 왜 이렇게 불복하는 것일까?

 

이재명은 경선이 끝났을 때 수락연설을 했다. 그때 귀에 걸리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변방이라는 말이다. 변방정치인에게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감사하는 말이었다. 또한 자신은 중고등학교 과정이 없는 검정고시출신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이재명에 대하여 흑수저가 아니라 무수저라고 말한다.

 

무수저출신 이재명은 변방출신이다. 국회의원 한번 해보지 않고 집권여당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더구나 학력도 변변치 않다. 소위 스카이대 출신이 아니다. 이런 경력은 주류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비주류, 비급, 삼류가 된다.

 

변방출신의 설움을 알고 있다. 불교블로거로서 글만 쓰다고 세상에 나온지 6년 되었다. 재가불교할동을 했는데 투명인간 취급당한 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글에서 나는 비주류이고, 비급이고, 삼류라고 자조적으로 쓰기도 했다. 변방출신임을 말한다. 이런 면에 있어서는 이재명의 변방론에 공감한다.

 

설훈은 주류출신이다. 젊은 시절 운동권경력을 자산으로 하여 해볼 것은 다 해보고 누릴 것은 다 누려 보았다. 그런 그가 이재명과 같은 변방이 대통령후보가 되었다는 것은 가당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격렬하게 저항하는지 모른다.

 

시대에는 흐름이 있다. 이는 역사가 발전해 감을 말한다. 세상은 잠시도 가만 있지 않고 끊임없이 요동치는데 장기적으로 본다면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2보전진을 위한 1보후퇴로 볼 수 있다.

 

이재명이 등장했다는 것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인지 모른다. 좀더 강력하게 개혁하라는 시대의 흐름을 말한다. 이는 현재에 머물지 말라는 뜻도 있다.

 

자전거가 달리다 멈추면 쓰러진다. 개혁을 해야 할 때 개혁을 하지 않으면 쓰러지고 만다. 시대의 흐름은 개혁을 바라고 있다. 이른바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재벌개혁을 말한다. 이와 같은 사대개혁은 기득권이 할 수 없다. 변방출신이 가능한 것이다.

 

설훈은 기득귄이 되었다. 국회의원을 오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득권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적폐가 되어 버렸다. 이를 적폐가 되어버린 운동권 전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설훈뿐만이 아니다. 문재인정부에서 개혁을 추진하고자 했던 세력 역시 기득권이 되었다. 그런데 기득권 세력은 개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이번 경선 표심으로 나타난 것이다.

 

개혁은 변방에서부터 시작된다. 왕조시대 때 민란은 중앙에서 먼 곳에서 일어났다. 중앙에서는 개혁하기 힘들다. 그래서 선거때가 되면 세력교체가 일어난다. 이를 정권교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다. 이는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혁은 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을 때 부동산은 폭등했다. 바로 이런 것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요인이 된다.

 

이재명은 정권재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같은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은 변방출신이다. 설훈과 같은 주류가 아니다. 변방출신이 정권을 잡았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마도 정권재창출보다는 정권교체에 가깝다고 본다.

 

설훈으로 대표되는 이낙연캠프에서는 이재명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주류가 변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공정한 룰에 의해서 선출되었음에도 다시 해야 한다거나 감옥에 보낼 결정적 자료가 있다고 말했을 때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는 다름아닌 기득권층의 저항이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는 것이다.

 

시대에는 흐름이 있다. 변방의 이재명이 선출된 것은 시대의 흐름이다. 그럼에도 이재명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떠내려 가고 말 것이다. 이는 기득권 세력의 몰락이자 운동권 세력의 몰락이다.

 

새시대는 새로운 인물을 원한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 젊은 시절 한때 운동권 경력을 자산으로 하여 기득권을 누리던 세력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이번 설훈의 발언을 보면 기득권 세력의 몰락을 재촉하는 것 같다. 저항하면 할수록 몰락은 가속화될 것이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 물은 끊임없이 흘러야 한다. 변방에서는 새로운 세력이 계속 형성되어야 한다. 변방이 중앙이되고, 또 변방이 중앙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썩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어느 시대나 변방출신이 큰일을 한다.

 

2021-10-1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