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과 감미로움에 취해 눈을 감아 버린, 눈부처학교 2강 ‘기후위기외 생태위기의 대안’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될까? 미래 세상은 유토피아가 될까 디스토피아가 될까? 깨어 있는 사람들은 후자를 말하는 것 같다. 미래를 암울하게 보는 것이다. 당장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팬데믹을 보면 알 수 있다.
거리에는 예외없이 마스크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2년 전인 2019년에 이런 날이 오리라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미래를 연구하는 사람들 어느 누구도 코로나팬데믹에 대하여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기후문제는?
눈부처학교 2강
정의평화불교연대와 신대승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눈부처학교 2강이 열렸다. 12월 9일(목) 저녁 7시 줌으로 열린 것이다. 본래 동산반야회 법당에서 대면모임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확진자가 수천명으로 대폭 늘어남에 따라 줌모임으로 전환된 것이다.
눈부처학교 2강은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에 대한 것이다. 민정희 선생이 진행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강의를 두 번 들었다. 한번은 줌으로 보았고, 또 한번은 유튜브로 보았다. 현재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의 대안(https://www.youtube.com/watch?v=Ue9MjjUuLxk)’라는 타이틀로 유튜브에 올려져 있다.
사람들은 기후문제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여기저기서 기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아직 닥치지 않은 먼 미래의 일처럼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기후를 말하는 사람들은 위기를 강조한다. 당장 코앞에 닥친 문제라고 한다. 지금 조치 취하지 않으면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아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줌모임에 사람들이 많았다.
눈부처학교 강의에 대한 후기를 쓰고 있다. 1강 때는 17명 참석했다. 이번 2강 참석자가 대폭 늘어났다. 모두 30명 들어온 것이다. 아마 기후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참석자를 보면 발표자 민정희 선생을 비롯하여, 본인 이병욱, 박재현, 이도흠, 서광태, 숙자, 백경임, 권정화, 김경화, 김광수, 김경호, 김옥순, 김주호, 노귀남, 동출스님, 묘담스님, 박금재, 박문숙, 박정순, 백미현, 한영실, 이은래, 이규진, 이덕권, 이정순, 이현숙, 이희선, 장성우, 진철희, 강손주, 손일선 선생이다.
정치세력화 해야
민정희 선생은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두 번 들어서 알 수 있다. 그것은 정치변화에 대한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세력화 하는 것이다. 말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들 기후가 위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허공에 대고 외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후위기의 주범에 해당되는 잘사는 나라와 잘사는 사람의 의식이 변화가 없는 한 파국을 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있는 것 같다.
기후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활동가가 “이대로 가면 종말이 옵니다.”라고 외치지만 먹혀 들어가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세력화 하는 것이다. 가장 빠른 길은 정치세력화 하는 것이다.
민정희 선생은 강의 말미에 정치세력화한 사례를 설명했다. 활동가들이 세력을 키워서 법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이 되어서 법을 만든다면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민정희 선생은 파워포인트 자료 말미에 “규칙에 맞춰 행동해서는 세계를 구할 수 없어요. 규칙이 바뀌어야 하니까요.”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레타 툰베리가 말한 것이다.
21세기에 1.5도 이하로
민정희 선생 강의를 두 번 들었다. 한번은 줌 모임 때 들었고, 또 한번은 오늘 일하면서 유튜브로 들었다. 명강이었음에도 조회수는 고작 13회 밖에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기후문제에 대하여 얼마나 관심 없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기후위기를 실감하지 못한다. 이런 상태가 앞으로도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PPT자료에 따르면 최근 백년 동안 1도 올랐다고 한다. 구석기 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6도 올랐는데 그 중에 최근 백년동안 1도 오른 것이다.
최근 백년동안 1도 오른 것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거의 수직상승에 가깝다. 이런 추세로 가면 조만간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21세기에 1.5도 이하로 낮추자고 말한다.
기후론자들이 말하는 1.5도는 문턱치이다. 한계를 말한다. 문턱치를 넘어서면 어떻게 될까?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나 다름없다. 임계점을 지나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전자공학도 출신이다. 다이오드 원리를 보면 전압을 0.6볼트 가하면 통전이 된다. 반도체가 전도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0.6볼트를 스레스홀드(Threshold)전압이라고 한다.
무엇이든지 임계점을 넘으면 전혀 다른 상태가 되어 버린다. 기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후론자들에 따르면 21세기에 1.5도 이하로 억제하지 못하면 문턱치를 넘어선 것이 되기 때문에 파멸적 변화를 맞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래로부터의 권력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기후론자들은 위기를 강조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태연한 것 같다. 기후문제는 먼 훗날 일처럼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10년 후 일은 알 수 없다.
지금처럼 대책없이 그대로 간다면 어떻게 될까?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누구를 설득해야 하는가? 잘사는 나라와 잘사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들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절망적 상황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기후론자들은 세력화를 말한다. 그것은 ‘체제전환’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구호는 “아래로부터의 권력을!”이라는 말이다. 위기 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정치세력화 하는 것이다.
탐욕의 뿌리가 치성했을 때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한 기후온난화를 피할 수 없다. 왜 그런가? 자본주의는 화폐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폐는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한 무한성장의 길로 질주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인류는 결코 멈추지 않는 무한성장 열차를 타고 있다. 그런데 열차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 종착지는 어디일까? 파멸이다. 탐욕의 끝은 파멸이기 때문이다.
청정도론에 겁화(劫火)이야기가 있다. 마치 오늘날 기후위기를 말하는 것 같다. 하늘에 태양이 일곱 개가 떴을 때 우주는 불에 타서 없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이는 성주괴공하는 우주에서 괴겁기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겁화가 일어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청정도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무슨 원인으로 세계가 파괴되는가?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의 뿌리 때문이다.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의 뿌리가 치성할 때 이 세계는 파괴된다. 탐욕이 치성할 때는 불로 파괴된다.”(Vism.13.64)
불교에서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삼독이라고 한다. 이를 악하고 불건한 법들의 뿌리라고 말한다. 그래서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의 뿌리가 치성할 때 겁화가 일어난다고 했다. 어떻게 일어나는가? 청정도론에 따르면, 탐욕의 뿌리가 치성하면 세상은 불에 의해서 파괴되고, 성냄의 뿌리가 치성하면 세상은 물에 의해서 파괴되고, 어리석음이 치성하면 세상은 바람에 의해서 파괴된다고 한다.
겁화가 일어나는 요인은 분명하다. 인간의 탐욕이 치성했을 때 세상의 종말이 온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진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이 바탕 된 것이기 때문에 파멸로 끝날 수밖에 없다.
달콤함과 감미로움에 취해
날씨가 추워졌다. 사람들은 따뜻한 아파트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매일매일 고기 반찬에 술을 마시며 즐긴다. 매일 찬치날이고 매일 파티하는 날과 같다. 파국이 머지 않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금 이순간을 영원히 사는 것처럼 즐기는 것이다. 이럴 때 안수정등(樹井騰)의 비유를 생각나게 만든다. 다음과 같은 것이다.
“한 나그네가 광야를 거닐다가 코끼리를 만나 도망치고 있었다.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눈빛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리고 있다. 마을은 아득하고 나무 위건 돌 틈이건 안전한 곳은 없다. 숨을 곳을 찾아 사방으로 내달리다 겨우 발견한 곳이 바닥이 말라버린 우물이다.
저곳이면 그래도 괜찮겠지, 우물 곁 등나무 뿌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다가 그는 다시 소스라치게 놀랐다. 컴컴한 바닥에 시커먼 독룡이 입을 떡하니 벌리고 있는 것이다. 그때서야 먹잇감을 노리며 사방에서 혀를 널름거리는 네 마리의 독사가 눈에 들어왔다. 다시 위로 올라가야 할까, 그는 하얗게 질려버렸다. 쫓아온 코끼리가 코를 높이 치켜들고 포효하고 있었다. 올라오기만 하면 밟아버릴 태세다.
믿을 것이라고는 가느다란 등나무 뿌리 한 줄기뿐이다. 그러나 그 뿌리마저 흰 쥐와 검은 쥐가 나타나 번갈아가며 갉아먹고 있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하나, 두려움과 공포에 질린 얼굴 위로 무언가 떨어져 입으로 흘러들었다. 꿀이었다. 등나무 덩굴 위에 벌집이 있었던 것이다. 똑, 똑, 똑, 똑, 똑, 다섯 방울의 달콤함과 감미로움에 취해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바람에 나무가 흔들릴 때마다 벌들이 쏟아져 나와 온몸을 쏘아대고, 두 마리 쥐가 쉬지 않고 뿌리를 갉아먹고, 사방에서 독사들이 쉭쉭거리고, 사나운 들불이 일어나 광야를 태우는 데도 그는 눈을 꼭 감고 바람이 다시 불기만 기다렸다. 다섯 방울의 꿀맛만 기억하고, 그 맛을 다시 볼 순간만 기약한 채 그는 모든 고통과 두려움을 잊고 있었다. 나의 삶도 이 나그네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안수정등(樹井騰)의 비유)
이 비유는 조계종 교육원에서 만든 ‘부처님의 생애’에 실려 있다. 박경준 교수에 따르면, 이 비유를 넣자고 강력하게 주장하여 채택된 것이라 한다. 대승경전 불설비유경에 실려 있는 것을 근거로 한 것이다.
우리 인류는 지구라는 별에 사는 나그네와 같은 존재이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으로 사는 존재는 이제 위기에 내몰렸다. 파국이 머지 않았음에도 감각적 욕망의 즐거움에 빠져 있다. 마치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는 사람이 떨어지는 꿀맛에 취해 있는 것과 같다. 이에 대하여 비유에서는 “달콤함과 감미로움에 취해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레타 툰베리의 말을 인용하여
안락을 추구하는 자들은 현재 위기 상황에 대하여 눈을 감은 것과 같다. 기후론자들이 이야기를 해도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잘사는 나라와 잘사는 사람들이 기후온난화의 주범임에도 모른척하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세력화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민정희 선생은 강의에서 결론적으로 “기후정의, 체제전환, 이래로부터의 권력을!”이라는 구호를 소개했다. 그리고 “규칙에 맞춰 행동해서는 세계를 구할 수 없어요. 규칙이 바뀌어야 하니까요.”라는 그레타 툰베리의 말을 인용하여 강의를 마쳤다.
2021-12-1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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