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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권 진흙속의연꽃 2012 V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 7. 17:37

43권 진흙속의연꽃 2012 V

 

 

새해가 된지 7일째이다. 세월은 광속같다. 월요일인가 싶으면 금요일이고, 월초인가 싶으면 월말이다. 이제 연초가 되었으니 연말이 금방 다가올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세월이 더 빨리 흐르는 것 같다. 아침인가 싶으면 저녁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에는 어땠을까? 그때에도 세월이 무척 빨리 흘렀다.

 

흐르는 세월을 꽁꽁 묶어 놓고자 한다. 세월의 밧줄이 있다면 흘러가지 못하게 묶어 두고 싶다. 그러나 세월은 인정없는 것 같다. 사정을 봐주지 않고 가차없이 흘러 가기 때문이다. 이런 세월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세월을 꽁꽁 묶어 두고자 할 때 글쓰기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오래전에 써 놓았던 글을 보면 마치 시간이 정지되어 있는 듯하다. 세월 묶어 놓기에 성공한 것일까?

 

올해 처음으로 서문쓰기 하고 있다. 이번에 쓰는 서문은 43번째 책이다. 일상에 대한 글로서 2012925일부터 1231일까지 기록한 것이다. 모두 34개의 목차로 310여 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정목스님의 팔정도법문

2. 도올 김용옥이 불교를 비난하지 않는 이유

3. 가보같은 쌍윳따니까야 개정판 전7권을 구입하고

4. 씨뿔뿔(C++) 융합론을 설명한 안철수

5. 강남스타일과 졸부스타일

6. ‘초불카페’의 편협한 대응을 보고

7. 외도사상이 판치는 법문

8. 포교대상은 누가 받아야 하나

9. 조계사와 함평의 아름다운 인연

10. 노끈을 삼킨 나무

11.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용출수

12. 수행포교의 가능성을 보여 준 마가스님

13. 스님의 밥상

14. 낙엽이 떨어지는 늦가을에

15. 선수행과 자비의 분노, 깨달은 자의 조건은?

16. 다음(Daum)의 치졸한 광고정책

17. 초기불전연구원 4부 니까야 완역봉헌법회

18. 우하하하하! 월호스님의 힐링선(healing)

19. 길거리 전도사 퇴치법

20. 넷상에서 알게 된 디라왐사 빅쿠

21. 법륜스님의 즉문즉설과 무유정법(無有定法)

22. 우리말 디가니까야를 구입하고

23. 자신보다 사랑스런 것은 없다

24. 아홉 번째 송년법회

25. 인생3기에서 해야 할 일

26. 팔정도를 형상화한 법륜

27. 스승의 발아래 엎드려

28. 빚 없는 행복

29. 임락경목사의 ‘기통찬’이야기

30. 한바탕꿈과 깨달음

31. 번역은 학자들에게

32. 담마(dhamma)의 용법에 대하여

33. 부처출현과 산천초목 동시성불

34. 비주류 B급 삼류정신을 지향하며

43권 진흙속의연꽃 2012 V.pdf
7.13MB

 

목차를 보면 일상에 대한 글이다. 블로그 진흙속의연꽃에서 진흙속의연꽃카테고리에 있는 것을 끌어온 것이다. 시절인연이 되어서 인터넷에 실려 있는 글을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목차 3번항을 보면 상윳따니까야 구입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를 가보같은 쌍윳따니까야 개정판 전7권을 구입하고’(2012-09-28)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현재는 통합본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7권으로 된 것이었다.

 

상윳따니까야 7권을 큰 마음먹고 구입했다. 책 값이 꽤 되었다. 그럼에도 구입한 것은 나중에 가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 당시에책은 사 두면 남는다. 음식이나 술과 같이 먹고 마셔서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여 버려야 하는 음식도 아니다. 일단 사 두면 닳아서 없어지지 않는 한 끝까지 남을 것이다. 더구나 부처님의 원음이 담겨 있는 빠알리 니까야라면 ‘가보(家寶)’나 다름없다.”(2012-09-28)라고 써 놓았다.

 

상윳따니까야 구입한지 십년 되었다. 볼 때 마다 노랑 형광메모리 칠했다. 중요한 부분은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다. 절대 낙서하지 않았다. 연필이든 볼펜이든 펜으로 글을 써 놓은 것을 금한 것이다. 경전을 십년동안 거의 매일 열어 보다시피 했다. 그러다 보니 사가타상윳따(1)는 너덜너덜 해졌다. 세월이 지나면 가보로 될지 모른다.

 

목차 4번을 보면 안철수가 등장한다. 이를 씨뿔뿔(C++) 융합론을 설명한 안철수’ (2012-10-01)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십년전인 2012년 안철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안철수는 의사이자 프로그래머로서 이미지가 강하다. 나에게는 엔지니어 출신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때 당시 정계에 입문한 것에 대하여 최초로 엔지니어 출신 대통령이 탄생될지 모른다고 기대했었다.

 

안철수의 강연을 듣고 후기를 작성했다. 그때 당시 안철수는 자신의 모교인 부산고에서 융합론에 대하여 강연한 것이다. 그것은 사회융합론에 대한 것이다. 그렇다면 안철수의 사회융합론은 어떤 것일까?

 

 

안철수는 컴퓨터 엔지니어답게 프로그래밍 언어 씨뿔뿔(C++)로 설명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짜는데 있어서 고전적인 방식의 프로그램인 씨(C)는 오로지 한 가지 방식의 길만 아는 것과 같고, 씨뿔뿔(C++)의 경우 여러가지 방식의 길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과 같다.”(2012-10-01)라고 말했다.

 

안철수의 융합론을 들었을 때 매우 공감했다. 이런 사람이 정치를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 같았다. 더구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씨뿔뿔을 이용하여 사회융합론을 설명하는 것이 매우 신선해 보였다.

 

현재 안철수는 구정치인이 되었다. 지난 십년동안 괘적을 보면 실망하기에 충분하다. 한때 열렬한 안철수 지지자이기도 했으나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의 정치적 행보에서 한계를 본 것이다. 극단적인 양당체제에서 완충역할을 기대했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안철수는 이번 2022년 대선에 또 나왔다. 이번에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야당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함에 따라 대안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과연 안철수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목차 34번 항을 보면 타이틀이 비주류 B급 삼류정신을 지향하며’(2012-12-31)라고 되어 있다. 글을 쓸 때 종종 비주류, 비급, 삼류라고 쓴다. 이는 대단히 자조적인 표현이다. 그러고 보니 십년전에도 이런 표현을 썼던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장점은 드러내고 단점은 감추려고 한다. 이미지를 좋게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글을 쓸 때 자조적으로 비주류, 비급, 삼류라고 쓴다. 그때 당시 왜 이렇게 썼을까? 이에 대하여 세 가지로 요약했다.

 

비주류 정신을 지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초기경전에 근거하여 글을 쓰다 보니 한국불교에 대하여 실망한 것이 큰 이유가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주류 불교는 1700년 전통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통불교라 일컬어지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불교이다. 실제로 중국화 된 선불교가 주류불교이다. 그러다 보니 원래의 대승보살사상과도 동떨어져 있고 더구나 부처님 당시 불교와는 거리가 멀다.”(2012-12-31)라고 써 놓았다. 이런 이유로 비주류를 지향하고자 했다.

 

나는 왜 스스로 비급이라고 했을까? 이는 한국불교가 스님불교가 된 것에 실망한 것이다. 한국불교는 스님의, 스님에 의한, 스님을 위한 불교로 본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A급이라 볼 수 있고, 재가자는 B급이라 볼 수 있다.”(2012-12-31)라고 했다. 이런 지적은 십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재가자는 아무리 성과가 있어도 A급이 될 수 없음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비급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삼류라고 한 것은 태생적 한계로 본 것이다. 스님이 일류라면 학자는 이류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에 들어가지 못하면 자동적으로 삼류가 된다. 블로거가 쓰는 글은 스님의 법문도 아니고 학자의 논문도 아닌 잡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매일 쓰는 잡문은 가르침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에게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삼류정신을 지향한다고 써 놓았다.

 

십년전에도 매일매일 글을 썼다.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글에 나타나 있다. 그것은 어쩌면 세월을 묶어 두고자 한 것인지 모른다. 인정사정없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 노력이 이제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나의 43번째 책 ‘43 진흙속의연꽃 2012 V’라는 타이틀의 책이다. 이런 것도 가보가 될 수 있을까?

 

 

2022-01-0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