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나에게 삼마사띠(正念)는?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 18. 08:21

나에게 삼마사띠(正念)?


나는 누구인가? 수행자들이 묻는 질문이다. 부처님 제자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아마 "나는 오온이다."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왜 그런가? 나라는 존재를 분석해 보면 색, , , , 식이라는 다섯 가지 다발로 나뉘기 때문이다. 내가 해체되는 것이다.

부처님은 해체를 설했다. 이는 분석적으로 설했음을 말한다. 그래서 니까야를 보면 위방가경이 많다. 이를 분석경 또는 분별경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팔정도가 있고 십이연기가 있다.

팔정도에 분석경이 있다. 이를 위방가경(S45.8)이라고 한다. 십이연기에도 분석경이 있다. 역시 위방가경(S12.2)이라고 한다. 경의 이름이 똑같다. 그래서 구분하기 위해서 '팔정도분석경(S45.8)'이라고 하고, 또한 '십이연기분석경(S12.2)'이라고 한다. 내가 구분하는 방식이다.

팔정도분석경과 십이연기분석경을 모두 다 외웠다. 물론 빠알리어로 외웠다. 머리 속에 기억해 놓기 위해서이다. 책을 보지 않고서도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다. 꽤 긴 길이의 경이다. 그럼에도 외우면 외워진다.

분석경을 보면 부처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일종의 용어의 정의 같은 느낌이다. 달리 해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쐐기를 박아 놓은 것 같다. 그래서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 즉 사성제, 팔정도, 십이연기 분석경은 외워야 한다. 여기서 사성제분석경은 보이지 않지만 초전법륜경(S56.11)이 대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은 외워야 한다. 모든 학문은 외우는 것부터 시작하듯이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도 외워야 한다. 사성제, 팔정도, 십이연기와 같은 가르침을 말한다.

하다 안되면 외워야 한다. 구구단을 외우지 않고 산수를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사성제와 팔정도, 십이연기를 분석적으로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위방가숫따(분석경)를 외워야 한다.

사성제를 분석적으로 알려면 초전법륜경(S56.11)을 외워야 한다. 팔정도를 분석적으로 알려면 팔정도분석경(S45.8)을 외워야 하고, 십이연기를 분석적으로 알려면 십이연기분석경(S12.2)을 외워야 한다. 나는 이 세 가지 경을 빠알리어로 모두 다 외웠다.

불교인들은 불교 교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다. 사성제가 무엇인지, 팔정도가 무엇인지, 십이연기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설령 조금 안다고 해도 명칭 정도 아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팔정도를 예로 든다면 정견, 정사유 등 여덟 가지 고리의 목차 정도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다.

부처님은 법을 왜 분석적으로 설했을까? 분석경을 외워 보니 딴소리 하지 말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 같다. 예를 들어 팔정도의 정견에 대해서 분석적으로 설하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수행승들이여, 올바른 견해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1) 괴로움에 대하여 알고, 2) 괴로움의 발생에 대하여 알고, 3) 괴로움의 소멸에 대하여 알고, 4)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에 대하여 알면, 수행승들이여, 이것을 올바른 견해라고 한다."(S45.8)

이것이 정견에 대한 분석이다. "팔정도의 정견은 이런 것이다."라며 명확히 규정해 놓은 것이다. 마치 헌법 같은 것이다. 누구도 어길 수 있다. 다른 소리 못하게 못 받아 놓은 것과 같다.

팔정도의 정견은 사성제의 목차를 나열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 알 수 없을까? 초전법륜견을 보면 네 가지 진리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해져 있다. 정견에 대한 위방가경은 초전법륜경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니까야는 서로 맞물려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 본 것이 있다. 불교 유튜브라고 볼 수 있다. 조회수가 수만회에 달해서 들어가 보았다. 물론 낚기 위한 제목에 끌린 이유도 있다. 그런데 니까야에 대해서 의심하는 것이었다. 부처님 원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후대에 편집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종종 접한다.

니까야를 부정하는 듯한 말이나 글을 접했을 때 공통적인 현상을 발견한다. 그것은 부처님 가르침과 벗어난 것을 말할 때 밭견된다. 참나같은 것이다. 부처님 가르침과 충돌하기 때문에 니까야를 후대에 편집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니까야가 편집된 것은 맞다. 수차례 결집을 거치면서 편집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핵심 가르침은 변함 없다. 위방가경을 보면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구전의 전통에서도 확인된다.

분석경을 외우다 보니 구전의 흔적을 만나게 된다. 수행승들을 부를 때 빅카뵤(bhikkhavo)라고 하지 않고 빅카베(bhikkhave)라고 하는 것이다. 빠알리 문법으로 따지면 전자가 맞다. 그럼에도 후자가 들어간 것은 구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후자는 부처님당시 민중어이자 중심어인 마가다어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빅카베'라고 불렀기 때문에 부처님을 그리워하여 그렇게 구전되었다는 설이 있다.

구전의 흔적은 많다. 수행승의 자살을 다룬 경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불리해 보이는 것까지 전승되어 온 것을 보면 후대 조작이나 창작되었다는 말은 설득력을 잃는다. 후대에 편집되었다면 비구의 자살사건과 같은 케이스는 걸러내야 했을 것이다.

수행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수행을 비판한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니까야를 읽지 않은 사람이 니까야를 비판하는 것 같다. 회의론자들이 늘 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니까야가 부처님의 원음인지 알 수 없습니다."라는 말이다.

진정한 불교인이라면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야 한다. 또 부처님 그분이 어떤 말을 했는지 알아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초기경전을 보는 것이다. 그중에서 핵심 가르침은 외워야 한다. 특히 각각의 상윳따에 있는 위방가숫따(분석경)를 외워야 한다. 팔정도분석경이나 십이연기분석경 같은 것을 말한다.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을 외우고자 한다. 그결과 분석경과 같은 가르침을 외웠다. 앞으로도 외울 것이 많다. 수많은 분석경이 있는데 모조리 외워야 한다. 그래야 부처님 가르침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새벽 2시에 깨서 한시간 동안 행선했다. 그리고 3시 부터 현재시간 5 13분까지 2시간 13분 동안 엄지로 치고 있다. 이제 마무리해야 한다. 6시가 되면 끝내야 한다.

나의 하루일과는 6시부터 시작된다. 그 이전 까지는 나의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다. 오늘은 행선에 대해서 써 보았다. 또 분석경에 대해서도 써 보았다. 분명한 사실은 교학과 수행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띠(sati)와 관련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 일묵스님 법문을 들었다. 사띠에 대해서 기억이라고 했다. 이 말에 매우 공감했다. 더구나 사띠에 대하여 삼마사띠(정념)라고 말했다. 이 말에 더욱더 공감했다.

 


일묵스님이 사띠에 대하여 삼마사띠라고 말한 것은 경전에 근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팔정도분석경을 근거로 한 것이다. 삼마사띠을 삼마딧티(정견)와 관련지어 설명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부처님은 팔정도를 설했다. 그런데 팔정도가 있으면 팔사도도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삼마사띠에 반대되는 것도 있다. 이를 밋차사띠라고 한다. 기억하지 말아야할 것을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 , 치와 관련되는 것이다.

무엇을 기억해야 올바른 기억이 될까? 이에 대하여 일묵스님은 통찰한 것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통찰은 지혜를 뜻한다. 몸으로 체득된 것을 말한다. 삼마사띠는 단순히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여 체득된 통찰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본다면 삼마사띠는 통찰이고 동시에 지혜가 된다.

통찰과 지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르침을 알아야 한다. 그 첫단계는 경전을 보는 것이다. 보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근본 가르침은 외워야 한다. 각각 상윳따에 있는 위방가숫따(분석경)를 외워야 한다.

일단 외우고 보아야 한다. 산수하는데 구구단을 외우는 것과 같다. 외우지 않고서는 올바른 사띠가 될 수 없다.

진리의 말씀은 외워야 한다. 외우는 것도 사띠이다. 수행은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을 외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삼마사띠, 올바른 기억이다. 나에게 삼마사띠는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 즉 위방가숫따(분석경)를 외우는 것이다.


2022-01-1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