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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권 담마의 거울 2013 II

담마다사 이병욱 2022. 2. 10. 09:38

47권 담마의 거울 2013 II

 

 

오늘은 오늘의 해가 떴다. 세상이 시끄러워도 오늘 해는 뜨고 만다. 매일 뜨는 해이지만 어제와 다른 것이다. 매일 계속되는 일상도 어제와 다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전개될까?

 

일터의 아침이다. 늘 매일 맞는 아침이다. 특별할 것도 없다. 먼저 커피를 만든다. 왜 만든다고 하는가? 절구질 하기 때문이다. 원두를 나무절구에 한움큼 넣고 나무공이로 절구질하여 잘게 빻는 것이다. 이른바 절구커피를 말한다.

 

 

요즘 절구커피를 보온병에 담아 둔다. 새로운 방법이다.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 이브날 김도이 선생이 보이차를 보온병에 넣고 따라 준 것을 보고서 착안한 것이다. 일에 몰두하다 보면 커피가 식어 버리는데 보온병에 넣어 두면 안심이다.

 

날씨가 춥다. 아직도 겨울이다. 난방이 되려면 더 있어야 한다. 아침 9시는 되어야 중앙난방이 가동된다. 사무실에 일찍 나오면 보조난방을 해야 한다. 전기히터를 말한다.

 

 

전기히터를 틀어 놓으면 마치 벽난로불 같은 생각이 든다. 벌겋게 달구어진 것을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불멍할 정도는 아니다. 불을 바라보며 멍때리기하는 것을 불멍이라고 한다.

 

아침 햇살이 비친다. 절구커피와 벌건 전기히터, 그리고 음악이 있다. 이미우이 음악이다. 매일 듣는 것이다. 2007년 이미우이 음악을 접한 이래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듣고 있다.

 

 

음악은 나에게 있어서 치유제와 같은 것이다.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듣다 보면 기쁨이 충만하고, 듣다 보면 환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미우이 음악의 매력이자 마력이다. 특히 자야망갈라가타가 그렇다.

 

지금 컴퓨터에서 이미우이의 자야망갈라가타가 흐르고 있다. 마음이 우울할 때 들으면 최고이다. 약을 먹지 않아도 음악만 들으면 치료되는 것 같다. 특히 후렴구 땅 떼자사 바와뚜 떼 자야 망갈라니가 그렇다. 어떤 이는 유통분에 해당되는 아홉번째 게송에 대한 음악을 들으면 전율이 일어난다고 한다. 아마도 감동과 흥분과 기쁨과 환희의 전율일 것이다.

 

이미우이 음악을 보급했다. 씨디를 만들어서 인연 있는 사람들에게 주었다. 내가 좋으면 남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생각은 맞는 것일까? 나중에 물어보면 잘 듣고 있다고 한다. 내가 느꼈던 감동을 다른 사람도 함께 느낀다면 나의 기쁨이 될 것이다.

 

일터에 나와 아침에 이렇게 자판 두드리는 시간이 좋다. 세상사를 잊어 버린다. 2006년부터 해 오던 것이다. 그렇게 쓴 글이 엄청나게 많아 졌다. 이제는 책으로 만들고자 한다.

 

책을 만들려면 서문을 써야 한다. 할 수 없이 과거를 소환해야 한다. 지금 쓰는 서문은 2013년 봄 담마에 대한 것이다. 제목을 ’47 담마의 거울 2013 II’로 정했다. 201335일부터 53일까지 쓴 것이다. 목차를 만들어 보니 26개로 모두 359페이지에 달한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1. 부처님의 병실법문

2. 신출가(身出家)와 심출가(心出家)

3. 초전법륜경과 삼전십이행상(三轉十二行相)

4. 수다원에게 남아 있는 번뇌는?

5. 궁극의 경지를 맛 본 수다원이 되면

6. 공부가 안 된다면 그곳을 떠나라

7. 의도(cetana)와 정신적 행위(意業)

8. 성철스님이 재해석한 십이연기

9. 십악참회게의 원형

10. 한 세계를 깨는 아픔

11. 꽃이 만개한 숲에서 담마토크(法談)

12. 생멸법을 알았을 때의 법열(法悅)

13. 상호의존적 연기와 재생연결식

14. 과거불과 정법시대

15. 까달리, 파초인가 야자수인가?

16. 꺼진 등불로 묘사된 열반

17. 찰나멸론과 상대적 속도론

18. 빠알리 니까야를 대하는 두 가지 태도

19. 가르침의 바다에 퐁당 빠져

20. 맛을 알고부터

21. 근거 없는 업장소멸과 액땜

22. 행복경은 길상경(吉祥)으로 불러야

23. 행복과 축복은 어떻게 다른가?

24. 라일락보다 참사람의 계향(戒香)

25. 부처님의 무기(無記)

26. 빠알리니까야로 본 금강경(金剛經)

47권 담마의 거울 2013 II.pdf
3.18MB

 

 

두 달 동안 26개의 글을 썼다. 이틀에 한 개 꼴로 쓴 것이다. 그것도 긴 글이다. 담마에 대한 글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담마에 대한 것만 쓴 것은 아니다. 일상에 대한 것도 쓰고 그날그날 느낌에 대한 것도 썼다. 하루일과 중에 반은 글쓰기로 보냈다. 그 결과가 지금 책으로 만드는 작업으로 나타난 것이다.

 

2013년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정치적 사건으로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시작된 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의 일은 알 수 없다.

 

지금 2022년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운명을 말할 수 있다. 2014년에는 세월호 사건이 있었고 2016년에는 광화문촛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시점에서는 미래의 일에 지나지 않아 알 수 없는 것이다.

 

역사가 있다면 개인사도 있을 것이다. 2013년의 개인사는 어떤 것일까? 아내와 약속한 것이 있다. 가족이야기는 쓰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약속은 지켜야 한다. 그래서 블로그 글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아내가 나의 글을 보는 것은 아니다. 글을 쓰는 것만은 알고 있다.

 

오늘 아침해가 밝았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도 오늘의 해는 오늘 뜨고야 만다. 2013년에도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사와 불가근불가원 원칙을 고수하면서 글을 썼다. 글만이 나에게 있어서 삶의 구원이고 스트레스 해소라고 생각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2013년 이맘때도 이 자리에서 자판을 두들겼다. 그때도 이미우이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지금은 라따나경음악이 흐르고 있다. 아름다운 이미우이 음악이다.

 

 

2022-02-1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