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휴양림

세상의 암적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담마다사 이병욱 2022. 6. 11. 09:07

세상의 암적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이주전 페친이 사망했다. 페이스북친구도 친구이다. 더구나 한번 만난 적도 있다. 암투병하다 사망한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수술하지 않고 자연치유법만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연재한 바도 있다. 암투병 2년만에 사망한 것이다.

 

암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암적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마치 브레이크없는 자동차처럼 무한질주 했을 때 그 끝은 어디일까? 죽음이다. 암세포도 그런 것같다.

 

세포는 생성되면 소멸되어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본래 소멸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고 무한증식했을 때 암덩어리가 된다. 그런데 인류도 어쩌면 암덩어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지구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무려 7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에 따라 도시가 발달하고, 도시는 거대화 되었다. 산에 올라가서 보면 알 수 있다.

 

산에서 도시를 내려 보았을 때 온통 아파트천지임을 알 수 있다. 그것도 끝없이 펼쳐져 있다. 관악산에서 보았을 때 특히 그렇다.

 

사방으로 온통 거대 인공구조물의 연속이다. 이런 광경도 장관일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작품에 경탄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한다. 마치 암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달산도 그런 곳 중의 하나라고 본다.

 

지난주 일요일 유달산에 올랐다. 남도로 가족여행 갔었는데 첫째날 숙박지는 목포 원도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였다. 게스트하우스는 유달산 자락에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도 할 겸 유달산으로 향했다.

 

 

유달산은 바위산으로 되어 있다. 다도해 멀리서도 마치 랜드마크처럼 보인다. 그런데 유달산은 온통 상처투성이인 것 같다는 것이다. 개항이래 지속적으로 상처가 난 것 같다. 최근에 가장 큰 상처는 아마도 목포해상케이블카일 것이다.

 

목포에 가면 해상케이블카를 타야 하나 보다. 그러나 타기가 쉽지 않다. 한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주자창은 차로 꽉 차 있다.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 있다. 아마도 해상케이블카는 목포에서 가장 명물이 된 것 같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 인당 22천이다. 결코 싼 것이 아니다. 결국 해상케이블카를 타지 않았다.

 

목포해상케이블카에 대하여 검색해 보았다. 코스는 북항에서 시작하여 유달산을 거쳐 고하도에 이르는 3.23키로미터의 거리이다. 개통된지는 얼마되지 않은 것 같다. 몇 년전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실적이라고 자랑하는 것을 유튜브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검색해 보니 2019년에 개통되었다.

 

해상케이블은 유달산을 지나간다. 유달산 꼭대기에 해상케이블 탑이 있는 것이다. 아마도 개항이래 가장 큰 상처가 난 것 같다.

 

 

이른 아침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하여 유달산에 올랐다. 가장 먼저 노적봉을 보았다. 이순신 장군이 군량미가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짚으로 바위를 덮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목포는 어떤 이미지일까? 아마도 목포는 항구다라는 노래가 잘 어울릴 것 같다. 항구도시로서 목포를 말한다. 또한 더 이상 갈 수 없는 땅끝 이미지도 있다. 그래서 국도 1호선과 4호선의 종착지이자 동시에 출발지이기도 하다.

 

 

목포에 오래 전부터 오고 싶었다. 한번 올 기회가 있었다. 친구가 신안비치호텔에서 서혼식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7넌전인 2015년의 일이다. 이에 대하여 인생의 그윽한 향기 품고 이제 새출발이네, 해남기행(3) 친구의 서혼식’(https://blog.daum.net/bolee591/16156279 , 2015-04-07)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목포를 대표하는 유달산을 가 보지 못했다.

 

혼자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하여 간간히 뿌리는 비를 맞으며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일등바위가 목표가 되었다. 유달산 정상에 있는 큰 바위를 말한다. 그러나 더 이상 가지 갈 수 없었다. 일등바위를 마주 보는 곳에서 멈추어야 했다.

 

 

일등바위에는 커다란 상처가 나 있었다. 바위에 조각작품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이름도 생소한 부동명왕상이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20년 말 일본사람들이 조각한 것이라고 한다.

 

부동명왕상은 분노하는 모습의 상이다. 부동명왕상은 일본 흥법대사와 관련이 있다. 8세기 흥법대사가 중국으로 유학 갔었는데 항해의 안전을 지켜 주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흥법대사의 상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부동명왕상이 있다고 한다.

 

 

목포 유달산 정상에 있는 일등바위에는 부동명왕상이 있다. 그곳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는 흥법대사 상도 조각되어 있다고 한다. 일제시대 때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에 대하여 안내판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은 그들의 종교적 침략의 수단으로 유달산 바위곳곳에 그들이 숭배하던 불상을 새겨 놓았고, 그 흔적의 대표적인 예가 부동명왕상과 흥법대사상이다.”라고 써 놓았다.

 

유달산에 오르니 목포는 항구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유달산을 중심으로 어느 방향으로 보나 바다가 보였다. 비가 간간히 뿌리는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였다. 그런데 하늘 아래 땅에는 마치 개딱지 같은 집들이 있고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아파트단지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런 것도 장관일 것이다.

 

 

목포 유달산에 서 있으니 사방으로 자연과 인공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장관중의 장관은 아마도 목포대교일 것이다. 목포와 해남을 연결하는 4키로나 되는 대교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장쾌한 기분이 든다.

 

 

놀러 왔으면 즐겨야 할 것이다. 구경 왔으면 즐겨야 할 것이다. 눈으로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입으로도 즐긴다. 여행을 하면 오감이 총동원 되는데 눈과 귀 등으로 오욕락을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페이스북에서 어떤 사람이 올린 글을 보았다. 나이가 70인데 해외에서 여행을 즐기는 삶을 살고 있다. 이른바 장배족이 된 것이다. 장기배낭족을 말한다. 몇 달씩 머무는 것이다. 이런 삶은 아직도 상상도 못해봤다.

 

시간 내서 국내여행하는 것도 벅차다. 주말이나 공휴일이 낀 주말에 여행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장배족들은 몇 달씩 해외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한결같이 지금 이순간을 즐긴다고 말한다.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이다.

 

부자들은 철마다 해외여행을 나가는 것 같다. 예산에 있어서 한정이 없는 사람들은 철마다 나가는 것이다. 철마다 나가면 일년에 네 번 나가는 것이 된다. 이렇게 나갔다 와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이다.

 

인생을 즐겨야 하는 것일까? 일반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마치 아무생각없이 사는 것 같다. 옆에서 죽어 나가도 자신만은 천년만년 살 것 같다는 착각을 하며 사는 것이다. 그러나 즐기는 삶에는 만족이 없다.

 

인생을 즐기는 삶을 사는 자들은 감각적인 쾌락을 즐기는 삶을 사는 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죽어도 좋아!”라며 감각적 즐거움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이런 삶을 사는 자들에게 환경이나 기후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환경이 파괴되든 말든, 자원이 고갈되든 말든 자신만 즐기며 살면 되는 것이다.

 

장배족들에게서 이기심을 본다. 해외에서 몇 달 살면서 그들이 올리는 실시간 포스팅을 보면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 외 다른 것은 없다. 어쩌면 그들은 환경파괴와 자원고갈과 기후문제의 주범들인지 모른다.

 

유달산에서 올라가서 세상을 내려다 보았다. 사방은 온통 인공구조물 천지가 되었다.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가이아 이론에 따르면 암적 구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가이아 이론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몇 개 보았다. 가장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것은 김필영 선생이 진행하는 ‘5분 뚝딱 철학이다. 그리고 BTN(불교TV)에서 이진경 선생이 강연한 가이아 이론에 대한 것이다.

 

가이아 이론에 따르면 지구는 하나의 생명체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는 항상성에 대한 것이다. 지구의 산소가 20%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지구가 생명체와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의 체온은 36.5도로 일정하다. 만약 그 이상이 되거나 그 이하가 된다면 죽고 말 것이다. 지구의 대기는 산소가 20%대로 유지되고 있다. 만약 그 이상이 되거나 그 이하가 된다며 재난이 일어날 것이다. 지구가 죽는 것을 말한다. 과연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은 항상성 때문이다. 체온은 늘 36.5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세포는 생멸하기 때문에 체내에서 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한번 생성된 세포가 소멸하지 않고 계속 살아 있다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계속 증식한다면 어떻게 될까?

 

세포가 덩어리가 되어서 통제불능상태가 되었을 때 이를 암세포라고 한다. 이를 지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지구에 있는 인류가 바로 통제불능의 케이스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구가 70억명 이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그에 따라 거대한 도시가 형성된 것이다.

 

산에 올라가서 거대한 도시를 보면 인간의 노력에 감탄하게 된다. 작고 보잘것없는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큰 구조물을 만들었을까라며 경탄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행기를 만들어서 전세계 곳곳에 가게 되었다. 이런 혜택은 가진 자들이 본다. 그런데 인간이 만든 구조물은 가이아 이론에 따르면 마치 통제불능의 암덩어리와 같은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도 언젠가는 암에 걸릴지 모른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쩌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병원에 가지 않으니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빨이 아파서 치과에 가는 것 하고 감기에 걸려서 내과에 가는 것 외 일체 병원에 가지 않는다. 건강검진 받으라고 그렇게 종이가 날아 오지만 일체 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몸에 어떤 암이 자라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병원과 친하지 않다. 병원에 가지 않으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 받는다. 그러나 늘 하루를 일생처럼 살고 있다. 오늘밤까지만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마음을 갖게 되면 다급해진다.

 

즐기며 살 수 없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 앞으로 한시간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지금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자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해당된다. 초기경전을 읽고, 게송을 외우고, 경을 암송하는 것도 해당된다.

 

언젠가 영화 대사에서 인상적인 말을 들었다. 평범한 사람이 죽으면 금방 잊혀 진다고 했다. 페친도 평범한 사람이다. 그가 사망한지 불과 2주도 안된 것 같은데 잊혀지는 것 같다.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다 소식이 없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혹시 죽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든 노인이라면 오늘 건강하다가도 내일 어떻게 건강이 악화될지 모른다.

 

어느 날 최후를 맞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한평생 즐기는 삶을 살았던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인생을 원 없이 즐겼으니 죽어도 후회 없다고 생각할까? 만약 그 사람이 즐기는 삶을 살아서 지구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자원을 고갈시키고, 기후를 높이는데 일조하는 삶을 살았다면 결코 잘 산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가장 잘 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것은 잘 죽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 그런가? 누군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고민한다면, 그는 필연적으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고 고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태어 났으니 흔적은 남겨야 한다. 이렇게 글로서 흔적을 남긴다. 쓴 글을 한데 모아서 책을 만들어 또 흔적을 남긴다. 피디에프 파일을 만들어서 블로그에 올려 놓으면 누군가 다운 받아 갈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도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된다. 그러나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기 말아야 한다 세상을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 세상의 암적 존재는 되지 말아야 한다.

 

 

2022-06-1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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