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백장암발 선방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담마다사 이병욱 2022. 6. 20. 07:42

백장암발 선방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백장암, 꼭 와보고 싶었던 절이다. 새로운 선방문화가 시작되고 있는 절이다. 마치 백장청규를 연상하게 하듯이 백장암만의 독특한 선방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절이다. 이런 이야기를 수년전에 전에 선일스님으로 부터 들었다.

백장암에 7시 45분경 도착했다. 가파른 에스(S)자형 길을 한참 올라가니 그동안 사진으로만 봤던 백장암이 나타났다.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이다. 그러나 일반 산사와 다르다. 치열하게 정진하는 스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안거를 맞이하여 11분의 스님들이 정진하고 있다.


절에 갈 때 빈손으로 갈 수 없다. 생필품으로 면도기와 치약을 준비 했다. 수박도 준비 했다. 일종의 대중공양 개념으로 준비한 것이다. 보시금도 준비 했다. 액수는 크지 않다. 이 다음에 깜짝 놀랄만한 보시하기를 꿈꾼다.


허정스님을 만났다. 지난 1월 승려대회를 앞두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했었는데 그때 만났다. 그때 무념스님도 함께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두 스님은 징계 먹었다. 졸지에 해종스님이 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나도 해종불자가 된다.


허정스님은 다실로 안내 했다. 허정스님이 팽주가 되어서 차를 따라 주었다. 뽕잎차라고 한다. 지리산 천미터 고지에서 현기스님이 만든 차라고 했다. 현기스님은 지리산에서 차를 40년 동안 만들었다고 한다.


차담이 진행 되었을 때 주지스님이 참석했다. 행선 스님이다. 허정스님이 말해서 온 것이다. 인상이 좋다. 특히 웃는 모습이 백만불짜리이다. 명함에 웃는 모습이 인쇄 되어 있는데 작품을 보는 것 같다. 이런 인상이어서일까 며칠전 어느 두 보살이 대중공양 왔었는데 그 중 한보살이 펑펑 울었다고 한다.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주지스님의 상호에서 관세음보살을 본 것일까?


차담 도중에 월명스님이 들어 왔다. 허정 스님이 알려서 온 것이다. 젊은 스님이다. 내 글을 많이 봤다고 한다. 이런 인연으로 허정스님이 부른 것이다. 제따와나 선원에서 출가 했고 일묵스님을 시봉했다고 한다.

주지 스님은 궁금했다고 한다. 진흙속의연꽃이 누군지 무척 궁금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글을 봐 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인터넷에서 내 글을 본 스님들이 많은 것 같다. 글이 많다 보니 검색에서 자주 걸렸기 때문일 것이다.

세 분 스님들에게 모두 삼배 했다. 테라와다식 삼배를 했다. 양해를 구하고 한 것이다. 일어서지 않아서 좋다. 앉은 상태에서 구브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삼배 하는 것은 스님에게 하는 것도 되지만 불, 법, 승 삼보에 하는 것도 된다. 그래서 부담없이 테라와다식 삼배를 한다.


한시간 동안 유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허정스님과 오랜 인연이 있어일까 대화가 재미있고 무엇보다 유쾌했다. 일개 블로거를 환대해 준 것이 과분할 정도였다.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다. 다음 행선지로 가야 한다. 9시가 되자 자리에서 일어 섰다.


백장암에서는 새로운 선방문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경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선방스님들이 불교성전을 읽고 토론하는가 하면 오류도 잡는 역할도 하고 있다. 새로운 바람이다. 백장암발 선방문화가 널리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2022-06-1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