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죽은 자들의 세상

담마다사 이병욱 2022. 9. 20. 10:15

죽은 자들의 세상

 


세상은 죽은 자들로 넘쳐 난다. 산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죽은 자들이 많다. 경제적으로 죽은 자, 사회적으로 죽은 자, 문화적으로 죽은 자, 정치적으로 죽은 자 등 이 세상은 좀비들의 세상이다.

숨만 쉬고 있다고 해서 산 것일까? 누구나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살아 있다. 좀비도 숨을 쉬고 있다. 숨을 쉬고 있는 한 산 자들이다. 경제적으로 파산한 자도 살아 있고,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는 자도 살아 있고, 문화를 모르는 자도 살아 있고, 정치적 무관심자도 살아 있다.

이 세상은 산 자들의 세상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살아 있기에 말이 있고 행위가 있다. 나는 산 자인가 죽은 자인가?

 


나는 살고 싶다. 나는 산 자가 되고 싶다. 경제적으로도 살아 있는 자가 되고 싶다. 내 힘으로 밥벌이를 한다면 나는 살아 있다. 내 이름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면 나는 경제적으로 살아 있는 자이다.

나는 문화인이 되고 싶다. 이렇게 매일 쓰는 것도 문화인이 되고자 함이다. 책을 읽는 것도 문화인이다. 더 나은 문화인은 쓰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외우고 암송하고 것이다. 읽고 쓰고 외우고 암송하는 한 나는 문화적으로 살아 있는 자이다.

나는 사회적으로도 살아 있는 자가 되고 싶다. 사회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면 나는 살아 있는 자가 된다. 소액이나마 보시할 줄 안다면 살아 있는 자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연민의 마음을 내어 팔아 주는 것도 살아 있는 자이다. 나에게도 이익이 되고 타인에게도 이익이 되는 삶을 살고 있다면 나는 살아 있다.

정치적으로도 산 자가 되고 싶다. 정치에 대해서는 불가근불가원 원칙을 지키고 있지만 언제든지 촛불을 들 수 있다. 종단정치에도 무관심하지 않는다. 지도자가 정의롭지 않을 때, 비법이 득세할 때 시위 현장에 나갈 수 있다면 나는 살아 있는 자가 된다.

나는 살고 싶다. 나는 살아 있는 자가 되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는 죽은 자와 같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죽은 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주변에는 죽은 자들이 너무 많다. 숨만 쉬고 있다고 해서 산 자가 아니다. 말을 하지 않고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이미 죽은 자이다. 말만 있고 실천이 없는 자도 죽은 자이다. 게으른 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방일하지 않음이 불사의 길이고
방일하는 것은 죽음의 길이니
방일하지 않은 사람은 죽지 않으며
방일한 사람은 죽은 자와 같다." (Dhp21)

2022-09-2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