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누구나 폭력을 두려워 한다

담마다사 이병욱 2022. 9. 4. 19:54

누구나 폭력을 두려워 한다

 


"침묵은 죄를 짓는 것입니다."오늘 3차 시민집회에서 조영필 선생이 3분 발언에서 말한 것이다. 조영필 선생은 중앙일보 어느 주필이 논설에서 법정스님이 말한 것을 인용했다고 한다. 인용한 것을 또 인용한 것이다. 조용필 선생은 통일의병 경기북부 지부장이다.

오늘 봉은사에 갔었다. 봉은사 신도가 아니기 때문에 봉은사에 갈 일이 없다. 오늘 봉은사에 간 것은 박정규 전조계종 종무원 부장 폭행사건 시민집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봉은사 승려들이 일인 피켓팅 시위를 하는 박정규 부장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인분까지 퍼부었다고 한다. 이에 관련 승려 사과와 배후 자승 전총무원장을 규탄하는 시위가 봉은사 일주문 입구에서 있었다.

요즘 뉴스를 보지 않는다. 에스엔에스에서 소식을 들었다. 폭행관련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KBS, MBC, SBS, YTN에서 보도 되었다. 특히 KBS에서는 저녁 메인뉴스에서 첫뉴스로 보도(https://youtu.be/Wg82iUdKY-c) 되었다고 한다. 인분을 뿌리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되지 않는다.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요즘에는 폭행사건은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 스님이 신도를 폭행하면 뉴스가 된다. 스님이 인분을 뿌리면 뉴스 플러스가 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봉은사 승려의 인분투척 사건은 뉴스가 되기에 충분하다.

스님은 재가불자를 때려도 되는 것일까? 그들은 어떤 권한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일까? 일인시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합법적인 시위 방식 중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발길질 했다. 똥까지 퍼부었다. 경찰이 말려도 소용없다. 넘어진 사람에게 다가가서 또다시 발길질 했다. 방송에서는 무자비하다고 했다.

 


3분 발언에서 조장래 선생은 과격하게 쏘아 붙였다. 머리깍은 xx들이라고 했다. 그들은 승려가 아니라 깡패들이라고 했다. 동영상을 보면 머리깍은 깡패들임에 틀림없다.

흔히 이런 말을 듣는다. 절집에서 일어난 허물은 남에게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빈데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 있다고 말한다. 갈수록 교세가 위축되어 가고 있는데 추문까지 외부에 알려지면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모두 쉬쉬 했을 때 어떻게 될까? 불법, 비법, 폭력이 만연한 할 것이다. 도박이 내부문제라 하여 내버려 둔다면 어떻게 될까? 승단은 도박천국으로 변할 것이다. 폭행사건을 덮어 둔다면 어떻게 될까? 폭행사건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3차 시민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많지 않다. 1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집회 참가자 보다 경찰이 훨씬 많다. 무려 경찰버스 네 대가 출동했다. 이에 대하여 손상훈 교단자정센터 원장은 "경찰이 승려들의 폭력으로 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 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늘 아침 봉은사로 가기 전에 에스엔에스에 글을 하나 올렸다. 페이스북에서 수많은 공감과 격려의 글을 받았다. 스님들도 격려해 주었다. 직접 참석은 못하지만 마음만은 함께 한다고 전했다. 침묵한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은 하나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시민집회는 매주 일요일 열린다. 다음주는 추석이기 때문에 쉰다. 그 다음주 9월 18일에 4차 집회가 열린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한번 현장에 나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늘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현장 활동가들이다. 행동하는 양심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역사가 발전된다. 오랜만에 만난 활동가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다.

 


시위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손상훈 원장에 따르면 다음주 부터 국회에서 국정감사가 열리는데 국회시민홍보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경찰의 대응과 관련 있다.

손상훈 원장에 따르면 경찰이 일인시위를 방해하는 승려들과 신도들의 행위를 방조했다고 한다. 또한 폭행에 가담한 승려들을 구속시키지 않고 풀어 주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유착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나 폭력을 두려워 한다. 맞은 자를 또 때리고 인분까지 퍼부었다. 스님들이 재가불자들을 폭행한 것이나 다름 없다. 스님들이 재가불자들을 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무자비한 발길질을 했을 것이다.

재가불자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방송에서는 쓰러진 자에게 다가가 또다시 발길질 하는 충격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방송에서는 발로 내려 찍으려는 것을 스톱모션으로 보여 주었다. 이를 국민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을까? 불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스님들이 우리를 때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스님들이 우리 재가불자들에게 똥바가지를 부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스님들이 저지른 문제이다. 스님들이 풀어야 한다. 신임 총무원장은 신체접촉이라고 했다. 폭행을 폭행이라고 말하지 않고 돌려 말하는 것이다. 폭력을 가한 승려는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했다. 끝내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스님들은 재가불자들을 적으로 돌리려 하는가?

 

누구나 폭력을 두려워 한다. 왜 그런가? 모든 존재들에게 죽음은 두렵기 때문이다. 누구나 폭력을 두려워한다. 왜 그런가? 자신의 삶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남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죽음의 공포에 떠는 자의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아야 한다.  

자신의 삶이 사랑스럽다면 남의 삶도 사랑스러울 것이다. 두려움에 떠는 자의 얼굴에서, 죽음의 공포에 질린 자의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본다면 폭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불교 1700년 역사에 있어서 수치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2022-09-0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