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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대행진에 참여하는 것도 의무적으로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2. 25. 12:23

촛불대행진에 참여하는 것도 의무적으로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많다. 이미 국민의 사대의무는 마친상태이다. 납세의 의무는 진행중이다. 개인적인 의무도 있다.

삶에 의무라는 족쇄를 채우고 있다. 집에서는 가장으로서의 의무가 있다.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일터에서는 일감이 있으면 해야 한다. 이것도 삶의 의무일 것이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또 있다. 글 쓰는 것이다. 매일 한편 이상 의무적으로 쓴다. 16년전부터 해 오던 것이다. 이제 생활화가 되어서 일상이 되었다. 밥먹는 것과 같고 커피 마시는 것과 같다.

요즘에는 글쓰기와 함께 몇 개 더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있다. 니까야를 읽는 것, 경을 암송하는 것, 행선하는 것, 좌선하는 것을 말한다.

니까야는 머리맡에 두고 읽는다. 진도는 하루 한페이지 나간다. 병아리가 물 한모금 마시고 하늘 쳐다 보는 것처럼, 읽은 것을 새기고자 하기 때문에 진도에 연연하지 않는다. 매일 매번 읽다보면 몇 개월 후에는 다 읽게 될 것이다. 내것이 되는 것이다.

경을 암송하는 것, 행선하는 것, 좌선하는 것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암송에서 집중된 힘을 행선에 적용하고, 행선에서 집중된 힘을 좌선에 적용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최소한 30분 이상 앉아 있고자 한다.

게으르지 않고자 한다. 틈만 나면 의무적으로 해야 할 것들을 하고자 한다. 이런 행위에 대해서 어떤 이는 놓아버리라고 한다. 놓아 버리는 것이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동의하지만 전부 받아 들이지 않는다. 왜 그런가? 아무것도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열반에 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것이 있다. 그것은 "압빠마데나 삼빠데타"라는 말이다. 불방일정진을 말한다. 늘 사띠를 놓치지 말고 정진하라는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대로라면 의무적으로 하는 것들은 일종의 정진이 될 것이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또 있다. 그것은 모임에 참여 하는 것이다. 몇 개의 모임이 있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한 빠짐없이 참석한다. 왜 그런가? 모임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서 일종의 사회적 실천으로 보기 때문이다.

부처님 가르침에 자리이타가 있다. 자신도 이익되게 하고 타인도 이익되게 하는 것이다. 자신을 계발하는 것은 자신을 이익되게 하는 것이다.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타인을 이익되게 하는 것이다

모임에도 의무적으로 참석한다. 기분에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한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 모임 중에 촛불대행진도 있다.

 


촛불대행진은 10.29 참사 이후 매주 참여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만 되면 의무적으로 수도권전철 1호선을 탄다. 종착지는 서울 시청역이다.

오늘도 시청에 갔다. 조금 늦었다. 도착하니 5시 25분이었다. 5시 부터 본 행사가 시작된다. 보통 4시 이전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날이다. 과연 사람들은 얼마나 왔을까? 언젠가부터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그곳에는 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현장에 도착하니 행진이 시작되고 있었다. 평소에는 6시 넘어 7시가 되어야 움직인다. 아마 해도 짧고 강추위 때문인 것 같다.

 


행진대열에 동참했다. 남대문에서부터 시작된 행진은 시청광장을 돌아 을지로로 향한다. 아마 신세계 방향으로 한바퀴 돌아 원점 회귀하려는 것 같다.

시청앞 광장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다. 촛불과 피켓을 든 시민들이 옆을 지나간다. 전천후 촛불대행진이라 볼 수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명절이 오나 한결 같다. 의무적으로 참여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난 두 주 촛불대행진에 참여하지 못했다. 스리랑카 순례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일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현재 특별한 일이 없기 때문에 참여 한 것이다. 아니 일부러 시간 내서 참여했다.

 


촛불대행진에 오래 있지 않았다. 불과 20분 있었다. 한사람이라도 머릿수를 채워주고자 한시간 전철타고 참여한 것이다. 이런 것도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사회적 실천으로 본다.

이 글은 전철에서 쓰고 있다. 방송에서 온수역이라고 한다. 잘못탔다. 인천가는 것을 탄 것이다. 구로로 가서 수원-천안 가는 것으로 갈아타야 한다. 맥빠진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글쓰기에 집중했을 때 그렇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날이다. 피자 한판 사가지고 집에가서 먹어야 겠다.

2022-12-2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