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다방에서 만난 사람
간발의 차이로 전철을 놓쳤다. 계단을 급히 내려갔으나 문이 닫혔다. "5초만 빨랐더라면"이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너무 컸다. 다음 전철까지 무려 30분 기다려야 했다.
명학역에서 4시 50분에 탔다. 시청역에서 내리니 5시 30분이었다. 7번 출구를 향해 갔다. 출구를 나오자 여자 행사진행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촛불대행진 시작한지 1시간 후에 현장에 도착했다.
거리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청에서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태평로의 반은 사람들로 꽉찼다. 무대는 남대문 방향에 있었다. 대형 스크린은 세 개 준비되었다. 연사들은 사자후를 토했다.
오늘 가보야 할 곳이 있다. 촛불다방이다. 촛불다방에서 곽영관 선생을 만나기로 했다. 페이스북에서 약속한 것이다. 촛불다방은 어디에 있을까?
인도쪽에는 수많은 부스가 있다. 서명을 받는 부스, 촛벌 커리커쳐 부스, 붓글씨 부스 등 갖가지 종류의 부스가 있다. 대학생 부스도 눈에 띄었다. 마침내 촛불다방을 발견했다.
촛불다방에서는 커피와 차가 제공된다. 천막 안에서는 믹스커피뿐만아니라 생강차, 둥굴레차 등을 무료로 준다. 봉사자는 너댓명 보였다. 곽영관 선생 얼굴도 보였다.
곽영관 선생은 안면이 있다. 재작년 남산에서 한번 만난적 있다. 그때 김흥선 선생과 함께 하는 남산걷기 모임에 보았다. 페이스북 사람들 모임이다. 온라인에서 보다가 온라인에서 모인 것이다. 걷기후에 식사도 하고 차도 마셨다.
곽영관 선생은 얼굴을 알아 보았다. 이미 안면이 있고 페이스북에서도 소통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면처럼 인사를 나누었다. 생강차를 따라 주어서 마셨다.
곽영관 선생에게 궁금한 것이 있었다. 매주 나오는 것인지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매주 나온다고 했다. 촛불다방 부스는 매주 설치된다고 했다. 자원봉사자는 여덟 명 가량이다.
촛불다방은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 온다. 추위에 따뜻한 믹스커피나 차를 마시면 덜 추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훈훈한 인심이다. 아낌없이 무료로 주는 것이다. 팀블러를 준비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곽영관 선생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명상치유음악 씨디를 세 장 가져 갔다. 자원봉사자가 여덟 명이라고 했는데 턱없이 부족했다. 혹시 필요하면 택배로 보내 주겠다고 했다.
곽영관 선생도 선물을 주었다. 책을 하나 주었다. 화탁지 선생이 지은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라는 책이다. 명리학과 관련된 책이다. 씨디를 선물하자 즉흥적으로 준 것 같다. 곽영관 선생에게 명함을 건네 주었다. 안양에 오면 점심접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촛불대행진에 오래 있지 않았다. 짬을 내서 급히 다녀 왔다. 그러다 보니 늦게 갔다. 해야 할 일을 하고 가다 보니 늦은 것이다. 또한 빨리 돌아가고자 했다. 저녁 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작 35분 있었다.
촛불대행진은 매주 열린다. 매주 토요일 시청에서 남대문까지 촛불대행진이 열린다. 비가 와도 열리고 눈이 와도 열린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에도 열렸고 공휴일에도 열렸다. 기념일날에도 열렸다. 한주도 빠지지 않았다. 설날 전야에도 열릴까?
늘 그 자리에 가면 행사가 열린다. 그 자리에 가면 갖가지 종류의 부스가 있다. 마치 시골 오일장을 보는 것 같다. 사람 몰리는 곳에 먹거리가 없지 않을 수 없다.
오뎅, 어묵, 컵라면, 국수 등 갖가지 먹거리를 파는 노점이 있다. 촛불시민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것이다. 팔아 주어야 할 의무감 같은 것을 느꼈다. 오뎅을 주문하니 한사발에 4천원이다.
사람들은 토요일이 되면 의례히 나오는 것 같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깔개를 준비해 온다. 어떤 이는 접이용 의자를 준비했다. 아마 따뜻한 음료수도 준비했을 것이다. 옷은 두툼하게 입고 나온다.
어느 연사가 외쳤다. 도저히 화가 나서 못살겠다고 말했다. 뉴스를 보면 화만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매주 나오는 것 같다. 수녀들도 나왔다. 우리 이웃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나와서 스트레스를 풀고 가는 것 같다.
촛불대행진은 매주 열린다. 아마 앞으로도 4년 내내 열릴 것 같다. 이런 축제의 현장이 없으면 화병으로 못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촛불대행진은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또한 사람을 만날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토요일 저녁은 귀중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시간을 내서 축제에 참여한다. 그것도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 잠시 참여했다 가는 것이 미안할 정도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아무리 바빠도 해야 할일은 해야 한다. 다음주에도 시청행 전철을 탈 것 같다.
2023-01-14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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