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보리수에 성수(聖水)로 물주며 예경하기

담마다사 이병욱 2023. 6. 16. 11:55

보리수에 성수(聖水)로 물주며 예경하기

 

 

보리수가 일터에 온지 사흘 되었다. 오늘 물 주기로 했다. 먼저 화분에 물기가 있는지 흙에 손가락을 넣어 보았다. 물을 주어도 될 만큼 건조 했다.

 

 

보리수는 성스러운 나무이다. 보리수는 불교에서 깨달음나무이기 때문에 부처님 보듯 한다. 더구나 현재 가지고 있는 보리수는 보드가야 보리수라고 하지 않던가?

 

한국에서는 보리수가 자라기 어렵다. 겨울에 얼어 죽기 쉽기 때문이다. 보리수는 인도를 비롯하여,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시아 불교국가와 인도 대륙 남단에 있는 스리랑카와 같은 아열대성 기후에서 잘 자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묘목을 가져와서 실내에서 기른다.

 

보리수는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것 같다. 햇볕과 수분관리를 잘하면 별 탈 없이 잘 자라는 것 같다. 실내에서 키운 보리수가 사람 키만한 것을 보았다. 장충동에 있는 향천선원 보리수는 아이 키만 했다. 목대도 두꺼워서 기품 있어 보였다.

 

(향천선원 보리수)

 

아산에 있는 마하위하라사원에도 보리수가 있다. 실내에서 키운 것을 보았는데 목에 까지 닿았다. 지금은 온실에 있다. 온실을 만들어서 보리수를 비롯하여 스리랑카에서 볼 수 있는 갖가지 열대식물을 키우고 있다.

 

(마하위하라 보리수)

 

보리수를 어떻게 해야 잘 키울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햇볕관리가 중요할 것 같다. 남향이라면 최적의 조건이 된다. 그러나 사무실은 북동향이라 이른 아침에 잠깐 햇볕이 들 뿐이다. 여름에는 두 세시간이고 겨울에는 거의 들지 않는다.

 

사무실에는 갖가지 종류의 열대 식물이 있다. 이번에 가져 온 보리수를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창측에 놓았다. 창을 열면 바람이 통하는 곳에 놓았다.

 

 

식물은 햇볕과 바람과 수분을 먹고 자란다. 여기에 온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식물은 지, , , 풍 사대로 자라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중에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할까? 열대식물은 온도가 중요하다. 겨울에 난방이 되지 않으면 얼어 죽는다.

 

사무실은 난방이 된다. 중앙난방이 되어서 별도로 난방장치를 할 필요가 없다. 여름에는 냉방이 된다. 온도와 관련해서 문제가 없다. 다만 햇볕과 바람이 문제가 된다.

 

사무실이 북동향이다 보니 햇볕을 못 받는 식물들이 많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보리수를 전달해준 박영빈 선생에게 들은 것이 있다. 식물등을 설치하면 일조량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박영빈 선생의 의견을 따랐다. 식물등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가격은 2만원대로 저렴하다. 적색과 청색 엘이디로 된 것이다. 타이머가 있어서 원하는 시간만큼 빛을 낼 수 있다.

 

식물등이 도착했다. 즉시 조립해서 칸막이 안쪽에 설치 했다. 명상 공간에 있는 식물은 햇볕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창에 있는 것과 교체 해 주었다. 이제 그럴 염려는 없을 것 같다.

 

햇볕을 못 받는 식물에게 미안했었다, 비록 인조햇볕이긴 하지만 성장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렇게 정보를 접하니 식물키우기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이번에 보리수를 가져 오면서 한가지 더 조치 취한 것이 있다. 그것은 통풍에 관한 것이다. 창문을 열어 놓는 것은 한계가 있다. 바로 도로 가까이에 있어서 차량소리와 전철 지나가는 소리로 시끄럽다. 3층에 있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써큘레이터를 구입했다.

 

 

써큘레이터는 브랜드가 없는 것이다. 노브랜드 제품이다. 이마트에서 4만원대에구입했다. 브랜드 있는 것은 십만원 안팍이다. 노브랜드이면 어떤가? 성능만 좋으면 된다. 그래서 노브랜드 제품을 보면 구호가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고 되어 있다.

 

리모콘으로 콘트롤 되는 에어 써큘레이터를 가동했다. 바람이 부니 식물에 활력이 생긴 것 같다. 바람에 잎파리가 흔들릴 때 생기를 불어 넣는 것 같다.

 

식물 키운지 십년이 넘었다. 사무실에 30개 가까운 화분이 있다. 물만 주어도 잘 자란다. 어쩌면 용케 살아남은 것인지 모른다. 사실 수많은 식물이 죽었다. 원인은 무엇일까? 아마도 햇볕과 통풍에 문제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생각되자 지체없이 식물등과 써큘레이터를 구매했다.

 

 

보리수가 들어 온지 3일 되었다. 오늘 처음으로 물을 주었다. 물을 줄 때 의식을 가졌다. 단순히 물을 뿌리주기 보다는 합장을 하고 예경문을 암송했다. 물을 뿌려 주기 전에 나모땃싸 바가봐또 아라하또 삼마삼붓싸하며 세 번 암송한 것이다. 보리수를 부처님의 상징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보리수에 물을 줄 때 성수로 주고자 했다. 용기를 특별히 준비 했다. 커다란 찻잔이 있어서 성수용 용기로 사용하고자 했다. 물이 잘 따라 질 수 있도록 한쪽에 길이 나 있는 용기를 말한다. 성수는 약수를 사용했다.

 

성수로 수도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부처님을 상징하는 보리수에 수도물을줄 수 없다. 며칠 전에 떠 왔던 약수를 사용했다. 수리산 밑에 있는 수리천약수터에서 떠 온 것이다.

 

보리수는 부처님의 상징이다. 경전도 부처님의 상징이다. 현재 사무실에는 부처님의 상징이 두 개 있다. 보리수는 살아 있는 상징이고, 경전 역시 살아 있는 상징이다.

 

매일 경전을 접한다.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의자만 돌리면 경전을 책장에서 꺼내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집에서는 머리맡에 경전이 있다. 틈만 나면 언제든지 열어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경전을 읽으면 부처님이 바로 앞에 있는 것 같다. 경전에서 부처님 말씀을 접하면 부처님이 살아 있는 것처럼 느낀다. 이는 불상이나 불화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경전이 바로 부처님인 것이다.

 

사무실에는 경전과 함께 이제 보리수도 갖추어 놓았다. 부처님을 상징하는 것이 두 가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보리수는 살아 있는 부처님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오늘 처음으로 보리수에 예경했다. 성수를 따라 주면서 나모 땃싸 바가봐또하면서 예경문을 세 번 암송했다. 앞으로 물을 줄 때 마다 예경문과 함께 성수를 뿌리려 한다.

 

성수는 세 번 뿌렸다. 세 번 뿌리니 화분이 촉촉히 젖는 것 같다. 물받이가 있는 받침대가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일주일 한번 성수 주는 날로 하고자 한다.

 

보리수가 들어 옴으로 인하여 사무실에 큰 변화가 생겼다. 식물등을 설치하고 써큘레이터를 가동했다. 식물은 물만 준다고 해서 자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식물은 지, , , 풍 네 가지 조건이 만족해야 잘 자란다.

 

 

보리수로 인하여 삶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또한 경건한 삶을 살게 될 것 같다. 부처님의 상징인 보리수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다. 불상을 모셔 놓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 같다.

 

보리수가 잘 자라서 번성하기 바란다. 잘 자라면 가지를 잘라서 수경재배한 후 삽목해서 분양하고자 한다. 나는 과연 보리수를 잘 키울 수 있을까?

 

 

2023-06-1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