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절제

마라탕은 어떤 맛일까? 지역식당순례 46, 명학역 진달래양코치 마라탕

담마다사 이병욱 2023. 7. 22. 14:26

마라탕은 어떤 맛일까? 지역식당순례 46, 명학역 진달래양코치 마라탕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돈벌이도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다. 생계를 위한 일은 필수적 의무 사항이다. 그러나 선택적 의무 사항도 있다. 지역에 있는 식당을 순례하는 것도 해당된다.
 
점심식사를 밖에서만 먹지 않는다. 집에 가서 먹을 때도 있고 도시락을 싸 올 때도 있다. 밖에서 먹을 때는 주로 구내식당을 활용한다.
 
오피스텔 지하에 구내식당이 있다. 작은 한식부페식당이다. 테이블이 열 개 가량되는 작은 식당이다. 점심장사만 한다. 한끼에 7천원 한다. 그러나 현금으로 식권을 10장 사면 한장 더 준다. 이럴 경우 6,363원이 된다.
 
식대는 꾸준히 올랐다. 사년전 지하구내식당에서는 4천원대였다. 현금으로 식권을 10장 샀을 때 한 장 더 주었기 때문에 4,545원에 식사할 수 있었다.
 
식대는 계속 올리간다. 벌이는 이전만 못하다. 이번에 부가세 신고할 때 성적표를 받아 보니 작년보다 줄어 들었다. 사년전과 비교해서는 대폭 준 것이다. 그럼에도 밥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오늘 토요일 점심은 밖에서 먹는 날이다. 어느 음식을 먹어야 할까? 이왕 먹을 것이라면 한번도 안먹어 본 것이나 한번도 안들어 가본 식당에 가고자 했다. 이에 명학역 상권을 돌았다.
 

 
토요일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하다. 명학역은 큰 상권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명학역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
 
상권을 돌다가 한번도 들어 가보지 않은 곳을 발견했다. 양고기집이다. 더구나 마라탕이 있다. 소문으로만 듣던 마라탕이다. 마라탕에 도전하고 싶었다.
 

 
지역에 있는 식당은 한번쯤 가보고자 한다. 지역에 일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역에 있는 식당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다. 한 사람이 식사 한번 한다고 해서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거룩하고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관성의 법칙이 있다. 하던 것을 계속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한번 단골로 정한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도 관성의 법칙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줄 알아야 한다. 모르는 길, 가지 않은 길로도 가 보아야 한다. 매번 다니던 길로만 간다면 삶이 따분하고 단조로울 것이다. 음식도 그렇다. 매번 순대국밥만 먹을 수 없다. 먹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마라탕도 도전해 볼만한 것이다.
 
마라탕집은 명학역 가까이에 있다. 역에서 불과 삼십여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철길과 함께 달리는 도로 바로 옆에 있다. 핵심상권에서 약간 비껴난 것이긴 하지만 명학역을 왕래하는 손님들이 찾게 될 것 같다.
 

 
마라탕집은 새로 생겼다. 이전에 이 자리는 육선생이라는 이름의 고기집이었다. 아마 칠팔년 영업했었던 것 같다. 지역에서 16년 있다 보니 업소의 흥망성쇠를 대략 알 수 있다.
 
마라탕집 상호는 진달래양꼬치이다. 간판 옆에는 붉은 글씨로 마라탕이라고 써놓았다. 젊은 사람들을 겨냥한 것인지 모른다. 성결대가 있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 모른다.
 

 
문을 열고 들어 갔다. 우리나라 식당 분위기와는 달랐다. 중국풍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메뉴에 쓰여 있는 글씨가 특히 그렇다. 여태고낭, 우란산, 설원, 노주탄 등 처음 보는 메뉴이다.
 
먼저 혼자 왔다고 했다. 그리고 마라탕을 체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안내인은 어떻게 하는지 알려 주었다. 준비된 재료를 큰 그릇에 담으라고 했다.
 

 
재료를 보니 생소한 것이 많다. 중국에서 나는 재료인 것이다. 목이버섯, 푸주, 두유피 등을 말한다. 청경채와 배추와 같은 채소도 있다. 라면도 있다. 소시지도 있고 어묵도 있다. 면종류로는 적당면, 옥수수면과 같은 생소한 것도 있다.
 

 
커다란 용기에 갖가지 종류의 재료를 담았다. 무게를 달아서 계산을 해야 한다. 여기에 소고기를 얇게 조각낸 것을 추가했다. 양고기도 있지만 다음에 체험해 보기로 했다.
 

 
무게를 달아 보니 652그램 나왔다. 금액은 12,388원이 찍혔다. 카드를 주었더니 13,400원으로 계산되었다. 이렇게 고액의 식대를 지불하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게의치 않았다. 돌아가며 식당순례를 하기 때문에 가격은 불문이다.
 
마라탕이 나왔다. 한눈에 봐도 먹음직하다. 더구나 내가 선택한 재료 아닌가? 국물은 빨갛다. 주문할 때 너무 맵게 하지 말라고 했다. 신라면 정도 맵기로 해주겠다고 했다.
 

 
마라탕을 앞접시를 이용해서 먹었다. 부드럽게 넘어 간다. 소고기는 샤브샤브한 것 같다. 라면 반쪽이 있어서 라면 먹는 기분도 났다. 그러나 국물맛은 생소하다.
 
마라탕 국물은 결코 먹어 본 적 없다. 짬뽕국물같기는 하지만 느끼하다. 육수처럼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건더기만 건져 먹는 식으로 했다.
 
마라탕은 양이 많다. 재료를 너무 많이 추가한 것이다. 그 결과 남기게 되었다. 느끼하고 맵고 향신료 냄새가 나서 다 먹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단지 체험한 것으로 만족한다.
 

 
마라탕집은 중국사람들이 하는 집이다. 여자안내원은 한국말이 유창하다. 물어보니 조선족출신 중국인이다. 주방에서 일하는 여인은 중국사람이다.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글로벌 시대가 되었다. 명학역 주변 상권에도 외국 식당이 몇 개 있다. 최근 발견한 것으로 베트남식당이 있다.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쌀국수와 분짜를 먹어 보았다. 이번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어보았다.
 
음식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을 식도락가라고 한다. 식도락가는 맛집만 찾아 다니는 사람을 말한다. 맛집을 찾아서 몇 시간 차를 몰고 갈 정도라면 식도락가라 할 만하다. 그러나 지역에 있는 식당을 순례한다면 식도락가와 거리가 멀다.
 
지역식당 순례할 때 원칙이 있다. 그것은 메뉴불문, 가격불문, 청결불문이다. 식당을 한번씩 가보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논리라면 아무리 맛있게 잘 먹었어도 갔던 집을 또 가서는 안된다.
 
아직 가보지 않은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 내가 식도락가와 다른 이유이다. 메뉴가 맞지 않아도 먹어야 하고, 가격이 비싸도 먹어야 한다. 허름한 식당에도 가보아야 한다. 이런 것도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2023-07-2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