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식당순례 45, 3년 이내에 세 번 주인이 바뀐 식당터, 88반점의 볶음밥
중생의 삶은 힘겹다. 생존경쟁에서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식당 상호가 바뀌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터가 좋지 않아서일까 최근 3년 이내에 세 번 주인이 바뀌었다.
명학역 상권 부근에 일터를 잡은지 16년 되었다. 16년동안 수많은 가게, 수많은 식당들이 흥망성쇠하는 것을 지켜 보았다. 특히 만안구청 근처에 있는 식당이 그랬다.
코로나 시기 때부터 식당순례를 하고 있다. 단골식당만 가는 것이 아니라 일터를 중심으로 삼사백미터 이내에 있는 식당은 한번쯤 가서 먹어 보고자 한 것이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한사람이 식당에 가서 밥을 사먹는다고 해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다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맛도 없고 청결하지도 않고 가격도 비싸도 가서 먹어 주는 것이다.
식당순례는 자비의 마음으로 하고 있다. 가는 곳만 가지 않는다. 가격불문하고, 메뉴불문하고, 청결불문하고 가는 것이다. 한끼 먹어 줌으로 인하여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종종 휴식을 취할 때 일터 주변을 산책한다. 마치 터줏대감처럼 이곳 저곳을 어슬렁거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하나의 변화를 발견했다. 한식부페집이 문을 닫은 것이다.
한때 그 한식부페집을 종종 이용했었다. 현금으로 내고 먹으면 6천원이었다. 그런데 어느 때 7천원이 되었다. 이후로 발길을 끊었다.
서민들에게 천원은 큰 것이다. 천원 때문에 발길을 돌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한식부페집은 최근에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이주 전에 산책하다 발견한 것이다.
구한식부페집이 새단장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종목이 중국집이다. 구한식집 이전에는 일반 식당이었다. 이에 대하여 기록을 해 놓았다. 불과 3년도 안되어서 종목이 세 번 바뀐 것이다. 터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이전에 이 자리에는 동태탕집이었다. 이에 대하여 ‘코19 자비의 식당순례 2탄, 썰렁한 동태탕집’(2020-10-20, )라 하여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썰렁했다. 이에 대하여 “식당에 손님이 없다. 점심시간임에도 한 개의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는 것이다. 모두 15개의 테이블로 면적이 쾌 큰 식당임에도 왜 이렇게 썰렁할까? 점심대목 시간임에도 이렇게 손님이 없어도 되는 것일까?”라고 기록을 남겼다.
동태탕집은 오래 가지 못했다. 그 다음에 들어 온 종목은 한식부페집이었다. 이에 대하여 ‘천객만래(千客萬來)를 꿈꾸며, 지역식당순례 34 한식찌게뷔페’ (2021-11-23)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다. 동태집에서 먹은지 1년만의 일이다. 그런데 이 한식부페집도 오래 가지 못했다. 올해 7월에 문을 닫았기 때문에 1년 8개월 간 것이다.
또 그 자리에서 섰다. 이번이 세 번째이다. 이번에는 중국집이다. 이번에는 오래갈 수 있을까? 오늘은 새로 오픈한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당연히 후기는 작성한다. 후기를 작성할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도 있다. 또한 지역에 오픈한 식당에서 한끼 먹어주고자 하는 의미도 크다.
식당이름은 ‘88반점’이다. 왜 88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을까? 고상한 이름도 많을 것이다. 중급 중국식당이라면 좀더 그럴 듯하게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88이라고 한 것은 각인되기 쉽다. 한번 보면 잊어 버리지 않을 이름이다.
명학역 상권, 만안구청 주변에는 중국집이 여러 개 있다. 그 중에 프리미엄급은 한 곳이다. 가격은 차별화 된다. 짜장면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다. 프리미엄급 식당은 짜장면 한그릇에 7천원이다. 일반 중국집은 7천원 이하이다.
새로 오픈한 88반점의 짜장면 가격은 7천원이다. 간짜장은 8천원이다. 짬뽕은 8천원이다. 가격으로만 본다면 프리미엄급이다. 그러나 고급은 아니다. 중급식당이라 해야 맞을 것 같다.
오늘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고민하다 볶음밥으로 먹기로 했다. 8천원이다. 짜장면과 짬뽕은 자극이 심하다. 먹고 나면 위에 부담을 느낀다. 볶음밥이 좋을 것 같았다. 기름에 볶은 것은 부드럽다. 기름에 볶은 것은 무엇이든지 맛있지 않는가?
이번 점심은 실패할 각오를 했다. 자주 먹지 않은 것이고 어떤 맛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 오픈한 식당을 도와 주는 차원에서 먹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주문했다.
볶음밥이 나왔다. 금색 쟁반에 금색 수저와 젓가락이다. 모든 것이 금색이다. 금색 쟁반에는 볶음밥이 수북이 쌓여 있다. 소고기를 가루로 하여 뭉친 것도 있고 계란도 버무려져 있다.
무엇보다 짜장면 소스이다. 짜장면에 들어가는 소스가 옆에 있어서 함께 먹을 수 있다. 섞으면 짜장밥이 될 것 같다. 국물도 있다. 짬뽕국물이다. 볶음밥과 짜장면소스와 짬뽕국물이 나왔다.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그리고 서로 보완해 주는 것 같다. 볶음밥만 먹으면 질리는데 여기에 짜장면 소스를 곁들이면 맛이 배가 된다. 더구나 짬뽕국물이 있어서 개운해지는 것 같다.
볶음밥을 남김없이 다 비웠다. 오늘 점심은 성공이다. 맛있게 먹고 나니 돈이 아깝지 않았다. 계산할 때 젊은 청년에게 “맛있네요.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자 청년은 90도로 절하며 “아이스크림도 드십시오. 꽁짜입니다.”라고 말했다.
잘 되는 가게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경쟁 가게와 차별화 하는 것이다. 새로 오픈한 중국집에서는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주었다. 아이스박스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후식용으로 집어 가면 되는 것이다. 비비빅을 집어 왔다.
88반점은 오픈한지 3일 되었다. 12시가 되자 사람들이 밀려 들기 시작했다. 테이블이 다 차서 앉을 자리가 없다. 배달도 나간다. 신규오픈 효과일까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것 같다.
88반점 자리에 이전에는 두 개의 식당이 있었다. 일이년이 멀다 하고 종목이 바뀌고 주인이 바뀌었다. 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알 수 없다. 식당 종목을 잘못 선택해서 그런지 알 수 없다.
식당을 하다 접으면 손실이 막대할 것이다. 이전에 두 식당도 그랬을 것이다. 이전의 두 식당에서도 밥을 먹고 후기를 남겼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래 가지 못했다. 새로 오픈한 중국집은 어떠할까?
오늘 잘 먹고 나니 상쾌 했다. 오늘 먹은 음식이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온갖 장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좋은 먹거리는 좋은 몸 상태를 만들 것이다. 더구나 아이스크림까지 손에 쥐었다. 영업이 잘 되어서 대박나길 바란다.
2023-07-19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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