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그릇을 깨끗이 비웠는데, 차제매식 53 지리산흑돼지 마구아 김치찌개
마구아, 오랜만에 접하는 말이다. 그때가 언제였던가? 비산2동 재개발되기 전에 ‘마구아’라는 흑돼지집이 있었다. 마구아라는 문자를 접하자 그 때 그 집이 생각났다.
마구아는 브랜드 같다. 이는 새로 오픈한 식당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식당이름은 ‘지리산흑돼지 마구아 만안구청점’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마구아 체인점인 것이다.
마구아는 어떤 뜻일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사전에 ‘마구아’라는 말은 없다. 마구아도 두 개의 식당뿐이다. 만안구 석수동에 있는 마구아가 본점인 것 같다. 이번에 새로 오픈한 만안구청점은 2호가 될 것이다.
마구아는 비산2동 재개발 하기 이전의 그 마구아일까? 분명한 사실은 안양 이외 지역에서는 이 상표가 없다는 것이다.
마구아는 일주일 전에 오픈 되었다. 이럴 때는 가 보아야 한다. 백권당 반경 사오백미터 내의 모든 식당을 가 보기로 했기 때문에 당연히 대상이 된다.
신차효과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차가 나왔을 때 관심을 보인다. 그래서일까 자동차 회사에서는 주기적으로 신차를 내놓는다. 이런 것도 영업전략일 것이다.
마구아 흑돼지 집은 오픈하기 전에 알렸다. 주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식당의 출현을 알린 것이다. 그때 뚜렷하게 각인된 말은 마구아이다.
마구아가 오픈 되던 날 가 보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다 나왔다. 두 번 더 그랬다. 오늘 세 번째로 가 보았다.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서 간 것이다.
오전 11시 30분에 식당에 도착했다. 혼자 식사하기 때문에 환영 받지 못한다. 점심 대목 시간에 테이블만 차지하는 것 같아 미안할 때가 있다. 이런 이유로 12시 이전이나 1시 이후에 가고자 한다.
식당은 넓직하다. 테이블이 수십개 되는 큰 식당이다. 이전에 이곳은 칼국수 파는 집이었다. 청정칼국수라는 이름으로 영업했다. 당연히 식당 순례 했다. 그리고 기록을 남겼다.
칼국수 집 기록을 찾아 보았다. 블로그 검색을 해 보니 ‘코19 자비의 식당순례 7탄, 사골떡만두국’ (2020-12-05)라는 제목으로 기록을 남겨 놓았다.
청정칼국수는 오래 되었다. 이곳 사무실에 2007년에 왔었는데 그때도 있었다. 이렇게 본다면 16년 이상 칼국수 영업을 한 것이다.
칼국수 주인은 왜 문을 닫았을까? 칼국수만으로 부족했을까? 그래서인지 이것 저것 종목이 있었다. 보쌈도 있었고 비빔밥도 있었고 떡만두국도 있었다. 그때 코로나 시기 때 사골떡만두국 먹은 것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청정칼국수 집은 이 지역 터줏대감과도 같았다. 오랜 세월 식당을 했었는데 한달 전에 문을 닫은 것이다.
죽는 사람이 있으면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식당을 하다 문을 닫으면 그 자리에 신장하여 개업하는 새로운 식당도 생긴다. 지리산흑돼지마구아도 그런 식당이다.
오늘 무엇을 먹어야 할까? 메뉴를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흑돼지김치찌게를 먹어야 한다. 어떤 맛일까?
한국을 대표하는 소울푸드는 전통적으로 된장찌개와 김치찌개이다. 요즘은 순대국밥과 뼈다귀해장국이 소울푸드가 된 것 같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김치찌개를 먹어 보기로 했다.
11시 30분에 도착하니 한산 했다. 먼저 혼자 왔음을 알렸다. 영업방해하는 것이 아닌지 물었다. 그리고 일인용 식탁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반찬은 여섯 가지이다. 여기에 밥 한공기와 뚝배기김치찌개가 있다. 모두 여덟 개의 그릇이 바닥에 가득했다.
먼저 김치찌개 맛을 보았다. 돼지고기가 탱탱하다. 이것이 지리산흑돼지 맛일 것이다. 국물은 얼큰하고도 시원했다. 느끼하거나 맵지 않았다. 입맛에 딱 맞았다.
밑반찬은 풍성했다. 대부분 나물이다. 시금치나물, 콩나물, 도라지무침이 있다. 나물 좋아하는 사람들은 손이 자주 갈 것 같다. 김과 샐러드도 있다. 김치는 달랑무우인데 방금 만든 것 같다.
어떤 음식점이든지 간판 음식이 있다. 마구아에서는 김치찌개가 간판인 것 같다. 쫄깃쫄깃하고 탱글탱글한 돼지고기가 다른 식당과 달라 보였다.
하나도 남김 없이 깨끗하게 비웠다. 여섯 가지 반찬도 모두 비웠다. 여덟 개의 그릇에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잘 먹은 점심 한끼는 삶의 활력을 불어 넣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끼에 9천원 하지만 국물까지 남김없이 비웠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계산 할 때 여주인에게 덕담을 했다. “오늘 처음 와서 먹었는데 여덟 접시를 하나도 남김없이 다 비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주인은 활짝 웃는 얼굴로 “감사합니다.”라며 화답해 주었다.
식당업은 변화가 심하다. 일이년이 멀다 하고 업종이 바뀐다. 이번에는 16년만에 바뀌었다. 이번에 새로 오픈한 식당은 얼마나 오래 갈까? 마치 신차효과처럼 정오가 되지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입구 화환에 써 있는 것처럼 대박 나기 바란다.
이번에 지리산흑돼지 김치찌개를 먹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렇고 그런 김치찌개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맛을 보니 깨끗이 비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단골삼아 자주 가지 않는다. 아직도 가 보아야 할 식당이 많다.
2023-11-14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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