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작은 배려가 오래도록 기억에

담마다사 이병욱 2024. 9. 28. 12:45

작은 배려가 오래도록 기억에

 

 

수행은 사람을 확실히 변화시킨다. 수행전과 수행후가 다른 것이다. 오늘 행선과 좌선에서도 그랬다. 몸과 마음이 청정한 상태가 되었다.

 

재가우안거 71일째이다. 오늘 아침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탈진상태가 된 것 같다. 어제 운전을 오래 한 것이 영향 준 것 같다. 여행 마지막날 단양에서 안양까지 세 시간 운전했고, 귀가해서는 안양에서 고양까지 두 시간 운전했다.

 

삼박사일 여행을 다녀왔다. 청송과 단양 여행이다. 청송에서는 청송소노벨에서 하루밤 묵었고 단양에서는 소백산자연휴양림에서 이틀 묵었다.

 

여행은 삶의 활력을 준다. 늘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에서 변화를 주는 것이다. 더구나 자연속에서 보내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치유되는 것 같다.

 

소백산자연휴양림에서 상품권을 주었다. 무려 오만원권이다. 단양사랑상품권을 말한다. 오로지 단양군에서만 써야 한다. 이틀 머물렀으니 십만원상품권을 받았다. 사실상 반값에 머문 것이다.

 

 

돈을 이렇게 막 주어도 되는 것일까? 휴양림에 머물렀다고 해서 돈을 받은 것이다.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묘책으로 보고 있다. 단양을 찾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어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상품권은 써야 한다. 마지막날 단양읍에서 식사를 하고 물건을 구매함으로 인하여 모두 소진했다. 특히 고구마 한박스 구입한 것이 크다.

 

 

 

고구마는 주식과 다름 없다. 매일 아침 밥 대신 먹는 것이다. 찐계란과 찐감자와 함께 찐고구마를 먹는다. 꼭 필요한 것이서 단양구경시장에서 구입했다.

 

고구마는 올해 생산된 것이다. 한박스 10키로에 25천원이다. 단양사랑상품권 두 장을 주고 5천원을 더 주어서 구입했다. 무게는 10키로에 달한다. 고구마 맛은 어떨까?

 

 

고구마를 감자와 함께 에어프라이어에 가열했다. 200도에 25도가 적당하다. 가열하면 마치 군고구마처럼 된다. 밤맛이 나는 꿀고구마가 되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경기가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늘 좋지 않다. 경제가 어려우면 더욱더 좋지 않은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이나 자영업자는 피부로 느낀다. 이럴 때 물건을 팔아 주면 얼마나 고마워할까?

 

서민 것은 서민이 팔아 준다. 부자가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역상품권은 재래시장이나 식당에서 주로 소진된다. 서민들이 서민 것을 팔아 주는 것이다.

 

고구마 10키로 한박스에 25천원이다. 대형마트라면 배가 될 것이다. 박스를 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 감사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일생을 살면서 가장 남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주는 행위일 것이다. 또한 받는 사람은 오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주고 받는 행위만 남는다. 임종에 이르렀을 때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임에 틀림 없다.

 

작은 선물 하나가 사람을 감동케 한다. 어제 저녁 니까야모임에 인화된 사진을 돌렸다. 작년 밀린다팡하 출간회 때 찍은 단체사진이다. 작은 것이기는 하지만 주어서 기쁘고 받아서 기쁜 것이다.

 

내 글은 무척 길다. 그럼에도 읽어 주는 사람이 있다. 이름을 새긴다. 이런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다. 몇 년 전에는 이미우이음악 씨디를 백장가량 선물했으나 이번에는 먹을 것을 선물하고 싶다.

 

선물은 먹을 것이 좋은 선물이다. 책이나 일상용품은 그때뿐이다. 어떤 것이든 먹을 것을 선물하면 감사히 먹게 된다. 이삼주전 보성에서 보내 준 것도 먹을 것이었다. 보성 페친(페이스북친구)이 마늘고추장을 보내 준 것이다.

 

 

종종 선물을 받는다. 그런데 주는 사람이 계속 준다는 것이다. 주는 것도 주는 습관이 있어서 주는 것 같다. 보성 페친이 이에 해당된다.

 

작은 배려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이는 다름 아닌 정이다. 우정을 말한다. 부모자식간에도 정이 있고 부부지간에도 정이 있지만 우정만 못한 것 같다.

 

우정은 평등하고 대등한 관계에서 성립된다. 그런데 우정은 자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정을 뜻하는 멧따(metta)가 친구를 뜻하는 밋따(mitta)와 어원이 같기 때문이다.

 

친구 사이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노인과 어린이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자애의 마음으로 대하면 친구가 되는 것이다. 자애의 마음에 기반한 우정이다. 하물며 함께 도의 길을 가는 사람은 어떠할까?

 

오늘 행선과 좌선은 성공적이었다. 행선 삼십분, 좌선 삼십분 했다. 어느 정도 약한 삼매가 형성되어서 기쁨과 행복과 평온을 맛보았다.

 

삼매의 힘이 좋으면 새김의 힘도 좋다. 그런데 삼매와 새김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집중 되면 될수록 기쁨과 행복과 평온의 질은 높아진다. 이럴 때 수행하는 맛을 보게 된다.

 

감각을 즐기는 사람은 수행의 맛을 모른다. 거친 감각적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잔잔한 수행의 맛을 모르는 것이다. 행선할 때 발의 모양을 보지 않고 오로지 움직임만 새겼을 때 그 기분을 어찌 알 수 있을까? 좌선할 때 삼매가 형성되어서 배의 부품과 꺼짐이 자동으로 새겨 졌을 때 그 맛을 어찌 알 수 있을까?

 

오늘 행선과 좌선은 성공적이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수행이 잘 될지 염려 되었으나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달랐다. 수행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수행은 치유효과가 있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수행하면 씻은 듯이 나아 버린다. 기분이 우울 할 때 수행하면 밝은 마음이 된다. 마치 약을 먹어서 낫는 것과 같다. 오늘 수행이 그랬다.

 

 

2024-09-2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