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선원과의 인연 10 – 우상과 성상 사이
어느 법당이던지 불상은 다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 모신 법당을 대웅전이라 하고 비로자나 부처님을 주불로 모신 법당을 비로전 또는 대적광전 이라 한다. 또 사찰에 따라 아미타 부처님을 주불로 모신 법당을 미타전 또는 무량수전 이라 하고 이외에도 약사전, 미륵전, 천불전, 관음전 등 수많은 이름의 주불을 모신 법당이 있다.
능인선원은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시고 주불을 바라보고 좌측에 지장보살, 우측에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전형적인 법당의 모습이다. 거대한 불상은 금칠 되어 있고 뒷 배경은 여러 신중들이 호위를 하고 있다. 또 궁전을 연상 시키는 지붕 같이 생긴 닫집이 있는 가 하면 공양물을 올려 놓는 불단이 있다. 이 모두가 불국정토의 부처님 나라를 표현한 것이리라.
혹자는 불교가 우상의 종교가 아닌가 곡해 하는 사람들 도 있다. 특히 신본주의 종교에서 문제제기를 한다. 불상 앞에서 절하는 것이 우상 숭배와 다를 것이 없지 않는냐 하는 단순한 논리이다. 불교에서는 불상 그 자체를 숭배 하는 우상숭배의 종교는 아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실천 하는 지혜와 깨달음을 추구 하는 고등종교이다.
모든 종교는 나름대로의 성상을 가지고 있다. 성당의 성화, 성모 마리아 상, 십자가, 십자가에 못박혀 피흘리고 있는 예수상, 불상, 탱화등 성스런 이미지를 표현 하기 위한 형상이나 그림 들이다. 이들 표현물들은 받아 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성상이 될 수도 있고 우상이 될 수 도 있다. 단지 이런 가시적인 표현물 때문에 우상 숭배라고 속단 한다면 대단한 편견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잘못된 가치관이나 세계관, 종교관이 더 우상의 범주에 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가시적인 표현물을 우상시 하는 것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보이지 않는 신념이나 맹신이다.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생각 그리고 도그마 야 말로 버려야 할 우상인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 그 자체를 숭배 하는 것은 우상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그 이미지를 통하여 성스런 세계에 접근 하여 깨우침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이미지는 성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
진흙속의연꽃(37 금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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