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작은법회

능인선원과의 인연 11 – 수계법회

담마다사 이병욱 2006. 10. 12. 10:13

능인선원과의 인연 11 – 수계법회

 

 

교육 4개월차에 수계 법회가 열린다. 졸업하기 2주전 이라 보면 된다. 그 동안 교육에 많이 빠졌던 법우들도 이 날 만큼은 참석 하는 것이 보통이다. 사실 교육 과정 중에서 가장 큰 행사 이자 하이라이트 이기 때문이다.

 

일반 신도들을 위한 수계 사항은 크게 5계 이고 여기에다 더해진 것이 48경구계이다.  즉 일반 재가 신도들은 이 5계를 지키면 되는데 내용은

첫째, 살생하자 말 것

둘째, 도둑질 하지 말 것셋째, 사음하지 말 것넷째, 거짓말 하지 말 것

다섯째, 술을 마시지 말 것 이다.

 

생각에 따라 쉽게 지칼 수 도 있겠지만 어길 수밖에 없는 항목도 있다. 그렇다고 지키기에 어려울 것 같아 계를 받지 않는 것 보다 일단 계를 받고 지켜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말을 하기 때문에 큰 생각 없이 대부분 계를 받게 된다.

먼저 원장스님이 5계와 48경구계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난후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 하고 있는 연비를 하게 된다. 연비의식이란 향불로 자신의 팔을 태우는 행위를 말하는데 사람수가 많다보니 간략하게 진행 한다. 즉 아사리 스님이 신도의 팔뚝에 순간적으로 향불을 대는데 무척 따갑다. 보통 몇일 지나면 아물게 되지만 아물지 않고 남아 있는 흠터 라면 그것 나름 대로 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연비의식은 수계법회의 클라이막스라 볼 수 있는데 과거 지은 업장에 대하여 철저히 참회 함으로서 속(俗)의 세계에서 성(聖)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종의 통과 의례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엄숙하고 장중하게 진행 되는데 연비 의식이 끝날 때 까지 모두 참회 진언을 입으로 계속 외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참회진언인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를 계속 입으로 외면서 세세생생 부처님을 모시고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다.

 

수계법회와 함께 법명도 부여 된다. 수계법회시에 신도가 지져야 할 계첩과 함께 법명이 적혀 있는 증서을 함께 받게 된다. 이미 법명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받을 필요는 없으나 입문자 들은 능인선원에서 지어준 법명을 받는다. 법명을 받는 순간 무척 긴장 된다.  과연 어떤 이름일까 기대도 되고 새로운 이름에 대한 설레임도 있게 마련이다. 속(俗)에서 부르는 이름과 성(聖)의 세계에서 부르는 이름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보통 남자 신도는 두 글자이고 여자 신도는 세 글자이다. 대체로 법명은 매우 고상하고 품위가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한자식의 이름에다 불교에서 자주 사용되는 한자를 사용하기 때문이리라. 여자 신도의 경우도 매우 아름답고 격조 높은 이름이 많아서 어떤 사람들은 본명 보다 법명을 더 자주 애용 하기도 한다. 이런 법명은 왜래 종교에서 사용하는 서양식 이름의 세례명보다 훨씬 품격이 있어 보이고 주체성도 있어 보인다.  이점이 불교의 매력중의 하나가 아닐까.

 

수계도 받고 법명도 받았으니 이제 완전히 불교신자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것도 세세생생 부처님을 믿고 따르겠다고 약속까지 하였으니 그 누가 무어라 해도 이제는 당당한 불교 신자가 된 것이다. 법우들도 처음에 본 얼굴 모습보다 많이 부드러워지고 여유 있는 모습이다.  불교를 알고 공부 하면서 불교의 훌륭한 교리를 공부 해서 그럴까 다들 자부심이 넘치는 것 같다. 또 철야법회나 일요법회등의 불교 행사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 하려 하고 서점에서 책이나 테이프를 구입 하여 별도로 더 공부 하는 사람도 많이 생겼다. 

 

불교입문과 함께 교리도 배우고 수계도 받고 하니 불교에 대한 괸심이 폭증 하기 시작 하였다.  책을 통해서 또는 인터넷을 뒤져서 불교의 정보와 상식에 대하여 별도로 공부 하고 삶 자체가 온통 불교에 관련된 것 들 뿐 이었다. 또한 한국불교의 정체성과 문제점도 보이기 시작 하였는데 불교가 좀더 발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까 하고 나름대로 고민 한 시기이기도 하다.

 

진흙속의연꽃(37기 금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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