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천수경의 제일 처음에 나오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이다. 즉 입으로 짓는 업을 정화 하는 주문이다. 천수경은 우리나라 불자 들이 가장 많이 독송 하고 외우는 토종 경전이다. 그 안에는 많은 게송과 진언이 나오지만 경전의 초입에 나오는 데에는 아마도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이 한세상을 살다 보면 수많은 업을 짓게끔 되어 있다. 그 짓는 업을 크게 세가지로 나누는데 입으로 짓는 업, 몸으로 짓는 업, 생각으로 짓는 업이다. 그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일상적으로 수시로 짓는 행위가 구업 인 것이다. 예로부터 한마디 말로 천냥 빚 도 갚고 한마디 말로 살인에 이르기 까지 할 수 도 있다고 하였다. 그만치 내뱉는 말의 위력이 대단함을 표현한 것 일 것이다.
우리는 살아 가면서 말을 전혀 하지 않고는 하루도 살 수 없다.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도 해야 하고 잡담이라도 해야 자기 존재를 확인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이라고 해도 상대방이 받아 들이기에 좋은 말 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상대방의 해치는 악담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논쟁이 벌어졌을 때 그리고 다투었을 때 던지는 말 한마디는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는 그 이상의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들 하는 말이 언어도 잘못 사용하면 폭력이라고 하지 않는가.
세상을 살아 가면서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또 가정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대화가 오가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마음에서 하는 말과 상대방을 전혀 생각 하지 않고 내 뱉는 말에는 어마 어마 하게 차이가 있다. 대체로 상대방을 배려 하면서 이야기 하는 사람은 좀 더 훈련된 사람이라고 보여지고 상대방의 감정이나 기분을 고려 함 없이 막 내 뱉는 사람은 덜 성숙 된 사람이라고 보여 진다. 아무 생각 없이 내 뱉는 말의 과보는 허공으로 흩어져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말로 인하여 반드시 그 과보를 받게끔 되어 있다는 것이다.
천수경에는 말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한 부분이 많이 있다. 초입에 나오는 정구업진언을 필두로 십악참회(十惡懺悔)에 가면 무려 네 가지 항목이 나온다. 즉 망어중죄금일참회(妄語重罪今日懺悔), 기어중죄금일참회(綺語重罪今日懺悔), 양설중죄금일참회(兩舌重罪今日懺悔), 악구중죄금일참회(惡口重罪今日懺悔)이다. 이와 같이 천수경은 철저 하게 말로 인하여 벌어지는 불행에 대하여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천수경에서 말하는 망어, 기어, 양설, 악구의 네가지는 십악이 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반대로 이와 같은 말을 하지 않은 것이 최선이나 피치 못하게 구업을 지었을 경우 참회하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망어, 기어, 양설, 악구를 중죄로 간주 하고 철저히 참회 할 것을 요구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말의 중요성은 천수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불자 들이 많이 보는 금강경에 보면 보시의 중요성에 대하여 무수히 나온다. 특히 물질적인 보시보다 법보시의 중요성에 대하여 과장법을 사용하여 경각심을 일으킬 정도로 강조 한다. 법보시가 무엇인가. 바로 말로 하는 보시인 것이다. 즉 말로서 보시 하는 것이 말로 최상의 보시임을 강조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로서 상대방을 안심 시키고 격려 하고 편안하게 해준 다면 다른 무엇 보다 도 최상의 보시라는 것을 말 하는 것 이리라.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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