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내 마음속의 그림자

담마다사 이병욱 2006. 9. 30. 11:38

내 마음속의 그림자

 

 

칼 구스타프 융은 분석심리학자 이다. 그는 인간의 마음에 대하여 연구를 많이 하였는데 특히 무의식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였다. 인간 에게는 개인무의식과 집단무의식이 있는데 살다 보면 이런 무의식의 영향을 은연중에 받아서 행동으로 표출 된다고 한다.

 

이런 무의식은 꿈을 꿀 때 활발히 활동을 하기 때문에 자기 의식과 관계없이 행동 하는 자기를 지켜보는 좋은 학습 자료라고 한다. 융은 특히 꿈의 분석을 통하여 히스테리라고 불리 우는 신경증 치료를 많이 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꿈은 결코 버려야 할 쓰레기도 아니고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꿈은 가르쳐 주려고 하고 미래에 닥칠 사건에 대한 예지의 메시지를 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 하는 데에는 꿈과 같은 좋은 재료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꼭 꿈만을 통하여 사람의 무의식을 엿볼 수 가 있을까. 분석 심리 학자들은 주장 하기를 우리 일상 생활에서도 얼마든지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발로를 볼 수 있다고 하다.

 

예를 들어 얌전하게 생긴 사람이 운전 중에 벌컥 성질을 낸다든지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스캔들에 휘말리는 경우이다. 이것은 우리 마음속에 억눌려 있던 그림자가 어떤 상황에 부딪치면 활동을 개시 한다는 것이다.

 

이 마음속의 그림자는 누구든지 드러내놓고 싶지 않은 숨기고 싶은 또 하나의 나일 뿐이다.  즉 의식이 깨어 있을 때의 나와 무의식중의 나가 함께 있는 셈이다. 나라는 존재가 현재 의식하고 있는 나만이 있지 않고 숨어 있는 또 하나의 나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면서 표출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흔히 이중 인격자나 신경증 환자의 경우는 무의식의 발로가 심한 경우이고 더 심한 경우는 정신병자 일 것이다. 즉 이런  무의식의 거대한 힘에 압도되어 전혀 다른 자기 모습을 보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정상인 에게 있어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전혀 딴판으로 바뀌는 사람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 될 것이다.

 

융은 이런 무의식도 의식 있는 자기와 똑 같은 또 하나의 자기 일 뿐 이라고 말한다. 설령 무의식 중에 나온 행동에 당황 하지만 나에게도 그런 면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 한다면 좀더 자기와 더 가까워 질 것이고 이런 무의식의 의식화 작업이야 말로 진정한 자기를 찾아 가는 길 이라고 설명 한다.

 

이런 무의식의 이야기는 불교의 유식학과 매우 유사 하다. 즉 불교에서 말하는 제6식이 의식에 해당 되고 제7식이 개인무의식에 해당되고  그리고 제8식이 집단무의식에 해당 된다. 이런 면을 보면 불교야 말로 종교의 경지를 넘어서 현대분석심리학과도 일맥상통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불교를 과학이고 철학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어스름 해질녘 네온사인이 하나 둘 불 밝히는 밤이 오면 묘한 흥분에 휩싸이는 사람들도 있다. 즉 같은 어둠이라 해도 새벽이 밝아오기 전의 어둠과 해진 후의 어둠은 성질이 틀리기 때문이다. 또 추적   추적 비가 오는 저녁 무렵에 빈대떡에 소주 생각난다는 사람들이나 특정 사물이나 특정 사건을 목격 하였을 때 떠오르는 회상들도 다름아닌 무의식 속에 저장 되어 있는 사건들의 발현이다.

 

자기 마음속에서 어떤 계기로 인하여 발현 되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생각이나 행동들 이것이 과연 나와 무관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불교에서 말하는 제8식인 아뢰야식은 인간이 세세생생 윤회 하면서 쌓은 업이 고스란히 보존 되어 있다고 한다. 심지어 마음으로 생각한 것 까지도. 이 얼마나 겁나고 무섭기 까지 한 말인가. 함부로 행동하고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몹쓸 생각 할 일이 아니다.  왜냐 하면 제8식에 고스란히 기록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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