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잔잔한 환희를 주체 할 수 없어

담마다사 이병욱 2007. 4. 17. 09:05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잔잔한 환희를 주체 할 수 없어

 

 

한창이던 벗꽃도 지려 하고 있다.  벗꽃은 다른 꽃과 달리 꽃이 먼저 피고 꽃이 떨어질 즈음에 잎사귀가 돋아 난다.  벗꽃의 잎사귀가 돋아날 즈음을 전후해서 일제히 모든 나무에서 초록이 빛을 발하기 시작 한다. 물론 늦깍이로 피는 아카시나무와 느티나무도 있지만 이렇게 봄은 알게 모르게 금방 새옷으로 갈아 입는다.

 

4월을 누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분명 자연현상을 보면 4월은 생명의 달이다. 앙상한 가지에서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것을 보면 왕성한 생명력을 느낀다. 아마도 봄을 너무 그리워 하였기 때문이리라. 도시생활의 편함에 젖어 있다 보면 계절감각이 둔해짐을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실내공기와 찬바람을 쏘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봄을 맞이 하고 싶은 마음이다.

 

바깥창문 사이로 보면 나무마다 꽃이 반이고 잎사귀가 반이다. 본격적으로 신록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아마 지금 시점에서 일 이 주만 지나면 세상은 완전히 초룩의 물결로 뒤 바뀌어 버릴 것이다. 비록 도시의의 한쪽 귀퉁이에서 벌어지는 자연의 향연이지만 이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마음의 행복감을 느끼는데 자연 속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떠 할까.  아마도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에 변화에 둔감할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관행이 있어서 너무 익숙한 것에 대하여 항상 그러하리라고 생각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변화에 대하여 둔감 하다.  아니 변화하는 것에 대하여 일종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항상 곁에 있어야 하고 때 되면 직장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고 하는 일상적인 패턴이 반복된다.  그래서 가정을 떠나거나 직장에 나가지 않게 되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계속 되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하지만 자연을 보면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 한다..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내리기도 하고 번개도 치고 그런가 하면 비갠후에 햇살 비치는 살맛 나는 청명함도 느낄 수 도 있다. 이렇게 자연은 변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우리를 가리치려 하는 것은 아닐까. 세상이 변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 이라고. 그러나 보퉁사람들은 변화를 인정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언제까지나 가족이 같이 있을 것 같고 현재 다니는 일터가 언제까지나 지속되리라고 착각해 가며 살 고 있는 것이다. 그런 착각은 시간이 지나면 여지 없이 깨지게 되어 있다. 가족도 인연이 다 되면 헤어지게 되고 나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영원한 직장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이 세상 모두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정 되어 있는 것은 이 우주에 단 하나도 없다는 다른 말일 것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 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이라는 말은 진리이기에 앞서 우주의 근본법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우주에서 이 법칙에 위배되는 단 하나의 사건도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제행이 무상함을 알면 제법 즉 일체의 모든 것도 나라고 하는 실체도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것이 제법무아(諸法無我) 이다. 제행무상과 제법무아가 우주의 본질임을 알게 된다면 열반적정(涅槃寂靜) 이라는 최종의 종착지에 도달하게 된다. 그곳은 이 우주에 존재 하는 모든 생명체가 가야만 되는 목표이다.  존재의 근기에 따라 빨리 도달 하기도 하지만 좀더 시간을 더 필요로 하는 존재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모든 존재들이 저 언덕의 니르바나에 도달할 것이다. 그 곳이 부처님이 사는 곳이고 바로 부처님의 몸과 마음인 것이다. 결국 존재의 최종 종착지는 우주와 합일 하는 것이고 합일의 다름 아님은 바로 부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불교는 종으로 살기보다 주인으로 살라고 가르친다. 이 우주 삼라만상이 다 부처님의 몸이고 마음이라면 결국은 우리 자신이 이 우주의 주인이자 창조자인 셈이다.  그래서 불교는 모든 이데올로기와 종교를 아우르고 포용하는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위대한 종교인 것이다. 불교를 알면 알수록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잔잔한 환희를 주체 할 수 없다.

 

 

2007-04-17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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