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선근공덕을 심어 놓아야

담마다사 이병욱 2007. 4. 20. 07:19

 

선근공덕을 심어 놓아야

 

 

두다리가 없는 장애인이 힘겹게 계단을 오르고 있다.  2층 이상에서 사는가 보다.  두다리가 없다 보니 두팔을 이용하여 한계단 오르고 크게 한숨 내쉬고 또 한계단 오르고 하는데 2층 까지 수십분은 걸릴 것 같다. 2층 밖에 안되지만 두다리가 없는 그는 설악산 등정 하는 것보다 더 까마득하게 높아 보이는 것이다.

 

세상 돌아 가는 일이 잘 이해 되지 않은 사람도 있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을 가르쳐 주어도 하나를 알까 말까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나와 너가 잘 구분이 가지 않고 의사표현도 부족하고 해서 항상 놀림의 대상이 되며 무시 받고 천대 받는 사람들이다.

 

세상은 사지가 멀쩡하고 정신이 온전한 사람들의 놀이터 이다. 그 놀이터에서 매일 파티가 벌어지고 먹고 싸곤 한다. 무언가 끊임없이 흥미거리를 찿고 잠시라도 혼자 있으면 무료해 한다. 끼리끼리 모여서 모임을 만들고 그 모임속에서 서로서로 소속감을 확인하면서 안심해 한다.

 

밖에 나와서 보면 찬란한 햇볕아래 잘 차려 입은 사람들로 오가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한숨과 탄식소리도 들린다. 이들도 우리와 똑 같은 호모사피엔스이다. 흔히들 크로마뇽인이라 불리 우는 현생인류이다. 따라서 골격이나 생김새가 네안데르탈인 또는 원숭이들과 유사한 유인원 하고 완전히 틀린 같은 종인 것이다. 단지 신체의 이상으로 인하여 또는 정신의 미발달로 인하여 살아가는 것이 불편할 뿐이다. 이렇게 불편한 몸으로 정상인들과 함께 같은 공기를 마시면서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명해 가고 있는 것이다.

 

태어난 형태로 생을 크게 구분할 때 4생이라고 한다. 즉 태생, 난생, 습생, 화생이다. 사람은 태생에 속한다. 어디 사람만 태에서 생겨 났겠는가. 개나 돼지, 소, 말등이 모두 사람과 같이 태에서 생겨 났다. 어찌 보면 사람이나 축생이나 같은 계열이라 볼 수 있다. 태에서 태어난 것 뿐만 아니라 알에서 태어난 것이나 습지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무언가 변화 되어서 태어난 것 모두를 중생이라 부른다.  이와 같이 중생의 개념은 사람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를 중생이라 부른다. 심지어는 죽은 귀신 까지 포함 하고 천상에 사는 존재까지 망라 한다. 이들 4생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곳이 사바세계이고 각자 지은 업에 따라 6도를 돌고 돈다. 마치 두레박으로 물을 긷듯이 지옥에서 천상으로 또 천상에서 지옥으로 끊임없이 생을 반복한다.

 

지금 처해 있는 현실도 알고 보면 내가 저지른 업보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도록 누가 창조했거나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다 나의 행위의 결과인 셈이다. 남의 탓이 아니라 내 탓인 것이다. 그나마 지금 이렇게 사람의 탈을 쓰고 있는 것도 과거생에 쌓은 선근공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지 그런 공덕도 쌓지 못하였다면 아마 지금 쯤  개 집에서 주인이 주는 밥이나 먹고 있었을 것이다.

 

오늘도 찬란한 태양은 뜨고 산과 들에는 꽃도 피고 지는 완연한 봄이다. 이렇게 축복 받은 계절에 눈에 보이는 경계에 끄달려 다니다 보면 금새 봄은 지나 갈 것이다. 마찬가지로 허황된 탐욕과 욕심에 휩쓸리다 보면 인생의 봄날도 어느새 지나 가버리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세월을 향해 쏜살 같이 달려 갈 것이다. 선근공덕은 쌓지 않고 악업만 잔뜩 쌓은 놓은 상태에서 과연 다음 생에도 사람의 몸을 받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그 것도 육체와 정신이 멀쩡한 몸을.

 

2007-04-20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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