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가족간의 종교갈등은 바로 제사문제

담마다사 이병욱 2007. 9. 25. 21:06

 

가족간의 종교갈등은 바로 제사문제

 

제사는 단지 미신행위나 우상숭배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한국사회에서 제사 문제 만치 첨예한 갈등을 겪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없을 것이다. 민족은 단일 민족이지만 종교는 다종교 사회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사회적문제는 항상 야기 되어 왔고 현재진행형이다. 올 추석에도 여지없이 이런 갈등은 똑같이 재현 되고 있는 것이다.

 

개신교인 장손이 제사를 거부한다

 

할아버지는 3형제를 두었다. 물론 오래 전에 돌아 가신 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장손에게서 항상 발생하고 현재 진행형이며 좀처럼 풀려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장손은 개신교를 믿는다. 그리고 사는 곳도 아주 먼 곳에 살아서 거의 왕래가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제사를 장손이 모셔야 하나 제사모시기를 거부 하고 살아 온지가 오래 되었다. 여러 도시에서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백부 형제들은 어찌 할 줄 모르고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가 항상 화두이다. 그러면서 장손에 대한 섭섭함도 공개적으로 토로 하기도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서운한 사람은 중부를 비룻한 어른들이다. 이 분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 자신들의 아버지 제사를 장손이 거부 하니 매우 난감해 한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장손이 개신교인 집안의 경우 이런 갈등은 흔한 일이 되버린지 오래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천주교는 제사를 인정한다. 집안에도 천주교을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명절 때나 제사날에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제사와 전통문화를 인정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여서 이야기 할 때 에는 종교이야기는 될 수 있으면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속담에 정치이야기와 종교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이런 이야기는 집안의 행사일 때에도 그대로 적용 되는 모양이다. 서로 간에 안부를 묻고 세상 돌아 가는 이야기나 하면서 오랜 만남에 대한 회포를 푸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가족간의 종교갈등은 바로 제사문제라 볼 수 있다. 제사를 인정 하는냐 인정 하지 않는냐의 차이로 멀어도 너무 멀어지는 경우가 허다 하다는 것이다. 집안에 제사를 인정 하지 않는 개신교는 이방인과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비록 그들의 교리가 제사를 허용하지 않을지라도 한국인의 정서는 아직도 뿌리깊게 조상숭배의 전통이 살아 있다. 조상숭배는 우상숭배이고 제사는 미신행위라고 인식하는 한 개신교의 고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들의 신앙이 다수를 차지 한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비난을 피 할 수 없다. 한나라의 역사와 문화와 풍습을 인정 하지 않고 단지 미신이나 우상숭배로 취급 하는 한 개신교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당장 집안의 장손이 제사를 모시지 않는 상황에서 비난을 받고 고립을 자초 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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