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추석연휴때 인천공항을 빠져 나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7. 9. 24. 06:47

 

추석연휴때 인천공항을 빠져 나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추석을 비롯하여 설연휴 때 이제 까지 보지 못하였던 또 하나의 진풍경을 보게 되었다. 바로 인천공항을 빠져 나가는 인파이다. 하루 최대 10만명이 빠져 나가고 이번 추석연휴기간만 해도 50만명이 해외로 나간다고 한다. 연휴기간에 해외로 나가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가 매우 궁금하다.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 되면서 귀성은 그야말로 인내를 요구 하는 거대한 민족대이동이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최장20여시간 걸리는 것이 보통인 시기도 있었다. 일년에 단 몇 차레에 불과한 명절 때 이러한 불편을 감수 하며 이동 하는 것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전통과 고유문화가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불편하고 고달픈 귀향길 대신에 편한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최근에 무척 많아 졌다는 것이다. 해외로 나가는 것이 비즈니스출장도 아니고 단순히 관광 하러 떠난다고 한다. 우리사회의 양극화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해외로 놀러 떠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추석명절에 대하여 크게 비중을 두지 않은 중산층일 것이다. 추석명절이 큰 의미가 없고 단순히 몇 일 쉰다는 생각을 가지기 때문에 나가는 것일 것이다. 다는 아니겠지만 이들의 상당한 사람들은 기독교계통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기나긴 추석연휴를 이용하여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민족대명절이 이들에게는 단지 관광을 하고 성지순례 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부류인 것이다.

 

경제가 발전 하고 넘쳐나는 돈을 주체 하지 못하여 일년에도 몇 번씩 밖에 나갔다가 와야 스트레스가 해소 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일자리가 없어서 실의와 체념의 나날을 보내는 사람도 함께 공존 하고 있는 현실이다. 내 돈 들여 해외에 나가서 돈을 쓰는 것 까지 탓할 필요는 없다. 다만 주위에 해외는 커녕 국내여행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살아가는 수많은 이웃이 있다는 사실이다.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이들 보다는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배운 사람들일 것이다. 못 배우고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이세상 살아가기가 매우 고달프다는 것이다. 좀더 많이 가지고 좀 더 많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세상사는게 훨씬 수월하다. 이런 좋은 조건아래에서 세상을 살아 가는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서 돈을 쓰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 돈의 일부라도 능력이 없어서 세상 살아가기 힘든 사람 그리고 죽지 못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단, 티내지 말고 주는 것 말이다. 바로 금강경에 나오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말이다.

 

 

2007-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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