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강의석씨 승소를 보며, 미션스쿨의 어두운 그림자

담마다사 이병욱 2007. 10. 7. 08:13

 

강의석씨 승소를 보며, 미션스쿨의 어두운 그림자

 

 

한 용기 있는 학생의 이의제기로 인하여  

역사의 수레바퀴가 일보 전진 된 쾌거

 

 

 

 

 

세상을 살다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은 상황을 볼 때가 가끔 있다. 이럴 경우 비상식이 마치 상식인양 보여지기도 한다. 즉 분명히 아닌데 긴 것 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바로 미션스쿨 즉 종교사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교행위와 인권참해도 바로 그런 것 중의 하나 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보이는 곳마다 교회천지이다. 우상숭배를 금지 한다던 교회의 건물을 보면 예수가 어린양을 안고 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다. 단 한마리의 양이라도 구원하겠다는 발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종교사학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현장을 보면 그 상징적인 그림과는 영 거리가 먼 것을 알 수 있다.

 

미션스쿨의 기도시간에 벌어진 일

 

소위 미션스쿨이라는 종교사학에 배정 받아 3년을 보냈다. 전통종교와 정서가 더 맞는 상황에서 기독교라는 사상은 처음 접해 본 것이다. 학교는 온통 선교위주로 짜여져 있었다. 예배. 기도, 성경시간으로 빡빡하게 짜여져 있어서 수업보다는 선교에 더 목적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독교와 정서가 맞지 않은 학생들은 예배시간이 무척 고역이었다.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개 숙이라면 고개 숙이고 일어나라면 일어나는 소극적인 행동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찬송시간에 찬송가는 따라 부르지 않고 듣기만 하였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인 학생들을 학교는 내버려 두지 않았다. 성경시간에 한 사람 씩 앞으로 나와서 기도 하게 한 것 이다. 그 기도는 번호 1번부터 시작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하기 때문에 내 차례가 될려면 한참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와 정서가 맞지 않은 사람에게는 마치 도살장에 끌려 가는 소처럼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그 기도 시간에 사건이 벌어 진 것이다. 약간 껄렁하고 반항적인 기질의 한 친구의 기도 시간이 되었다. 그 친구의 종교가 무었이었는지는 모르나 분명한 것은 기독교와는 정서가 맞지 않은 사람임에는 틀림 없었다. 그 친구는 교단 앞으로 나가서 많이 보고 들은 대로 ‘다 같이 기도 합시다’하고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이 나와야 하는데 말은 나오지 않고 말없는 침묵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그 학생은 그냥 ‘아멘’ 하고 내려와 버렸다. 갑작스런 사태에 교실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다들 교목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분명히 그 학생은 교목으로부터 혼이 나고 어떻게 처벌 받을 까 하는 생각을 가진 것이다. 약간 반항끼가 있는 학생과 교목간의 일촉즉발의 상황이 몇초간 흘렀다. 그러나 교목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고 없던 일로 처리 하고 그 사건은 끝이 났다. 이런 영향이어서 인지 모르나 그 후에는 교단 앞으로 나와서 순번으로 하는 기도 시간은 유야무야 되었다. 과연 기도 시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해오고 있던 필자는 그 고통에서 해방 된 것이다.

 

이런 사건은 미션스쿨에서는 빙산의 일각이다. 수 도 없이 보게 되는 비합리와 비상식적인 사건을 학교에서 목격하면서 보내게 되나 이의를 제기 하거나 항의 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설령 이의를 제기 한다 할지라도 찍히면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마치 군대3년 보내 듯이 어서 시간이 지나 가기를 바랄 뿐 이다. 기독교와 정서가 맞지 않는 학생에게는 청소년기가 악몽과 같은 불행한 시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기독교와 정서가 맞지 않고 마음속으로 부정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표적 설교는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하는 것이다.

 

미션스쿨의 종교강요 행위는 ‘안티(Anti)’만 양산 할 뿐

 

강의석씨가 모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겼다고 한다. 그 동안 수많은 종교사학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에 대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공표 한 것이다.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와서 병원을 만들고 학교를 지어서 개화시킨 공로도 크지만 반면에 강제적인 종교교육으로 인한 인권침해사례도 수 없이 많다. 더구나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배정된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종교 강요 행위는 범죄행위나 다름 없다. 늦게나마 법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 하는데 거의 30년이상 걸렸다고 보아야 한다. 그 동안 기독교와 정서가 맞지 않은 학생들이 당한 정신적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교회와 기독교의 부담으로 남게 되었다. 지금 인터넷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반기독교운동 또한 그에 대한 업보라고 생각 하면 틀림없다. 즉 강제적인 종교 강요 행위는 ‘안티(Anti)’만 양산 할 뿐이다. 한 용기 있는 학생의 이의제기로 인하여  역사는 일보 전진 하게 되었다. 지금 이시각에도 벌어지고 있는 강제종교 행위와 학생들의 인권침해가 단절 되기를 바라고 이번 승소의 쾌거에 대하여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200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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