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조류독감에 따른 ‘살처분’과 광우병 파동을 보며

담마다사 이병욱 2008. 4. 24. 22:16

 

조류독감에 따른 살처분과 광우병 파동을 보며

 

 

 

 

축생 세계에서 보는 홀로코스트

 

조류독감에 걸린 닭을 처분 하는 것을 살처분 한다고 한다. 조류독감에 걸린 지역을 금지구역으로 정하고 그 일대에 있는 닭은 남김없이 죽여서 땅에 파 묻는 것이다. 그 숫자가 일이백마리도 아니고 일이천마리도 아니다. 수만마리 또는 수십만 마리가 모조리 도륙 되는 것이다. 어찌보면 축생 세계에서 보는 홀로코스트를 연상 시킨다.

 

살처분된 닭들은 중장비를 동원하여 농장 인근에 구덩이를 파고 묻는데 거기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배출 하기 위하여 연기가 나오는 굴뚝 같은 관을 박아 놓은 것도 볼 수 있다. 살처분은 조류독감이 발생된 농가 뿐만 아니라 발생이 의심되는 인근의 농장도 대상이 된다. 이런 살처분은 닭뿐만아니라 돼지나 소도 마찬가지이다. 근래에 들어와 더욱 심화 되는 느낌이다.

 

매일 매일이 잔치이고 파티이다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고기는 귀한 음식이었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함부로 먹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나 싸게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동네마다 치킨점이 없는 곳이 없고 패스트푸드점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 회식하면 의례 삼겹살 파티이다. 거의 매일이 잔치 아닌 날 없고 언제 어디서나 파티가 열리고 있다. 그만치 고기가 대중화 된 것이다.

 

고기를 생산 하기위해서는 전문적으로 생산 하는 농장이 있다. 농장이라기 보다 공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마치 공장에서 보는 것과 같은 콘베이어벨트가 흘러가고 각 단계마다 처리 하는 역할이 있다. 그렇게 대량 생산된 고기는 치킨이 되고 햄버거가 되기도 또 햄이 되기도 한다.

 

닭공장이나 돼지공장, 소공장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동물성사료를 이용하여 속성으로 키운다. 그 동물성 사료라는 것이 음식물쓰레기도 포함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들이 먹다 버린 닭고기나 소고기 돼지고기들이 사료가 되어 다시 돼지나 소 닭들이 먹고 자란다. 즉 동족을 먹고 자라는 것이다. 더구나 비좁은 공간에서 동족을 먹고 자란 동물은 팔려 나갈때 쯤 되면 거의 미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미친소 즉 광우병 발병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미친 소나 돼지 닭들을 먹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미친 돼지나닭 또는 소의 기운이 우리 몸안에 퍼져 간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들이 탐욕적이고 공격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살인 하지 말라살생 하지 말라

 

불교에서는 살생하지 말라고 말한다. 살인이 아니고 살생하지 말라는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죽이면 그 과보를 받는 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돌아 다니는 개미 한마리 죽이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 하게 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중생으로 보기 때문이다. 금강경에도 나와 있듯이 사람만 중생이 아니다. 태생으로 태어난것, 알에서 태어난것, 습지에서 태어난것,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태어난 것도 중생으로 보는 것이다. 즉 생명을 가지고 있거나 의식이 있는 모든 존재가 해당 되는 것이다.

 

티벳불교에서는 화를 많이 내는 사람에게 자비관 수행을 시킨다고 한다. 즉 상대방이 언젠가 한번쯤은 나를 낳아 준 어머니이었다는 것이다. 전생과 윤회를 인정 하는 불교에서 무량억겁동안 이 세상 그 누구라도 한번쯤은 나를 낳아준 어머니이었을 것이라는 것은 일면 타당한 면이 있다. 그렇다면 동물에게도 그 개념을 적용하면 동물 역시 무량업겁동안 나를 낳아준 어머니 이었음에 틀림 없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하는 행동에 따라 과보를 받게 되는데 죽어서 다시 사람으로 태어 나기도 하고 공덕을 많이 쌓았다면 천상의 천신으로 태어나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짐승같은 악행을 많이 하였다면 축생으로 태어난다다고 말한다. 무량억겁의 윤회를 거듭하다 보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또한 축생으로 태어 났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지금 살처분 되고 있는 닭이나 돼지 소가 언젠가 나를 낳아준 어머니 이었다고 생각 한다면 지나친 상상 일까.

 

유일신교에서 말하는 살인하지 말라와 불교에서 말하는 살생하지 말라는 개념상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살인 하지 말라는 인간외에는 살생해도 무방하다는 뉘앙스가 있고 살생하지 말라는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죽여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메세지가 있다. 특별할 때만 먹던 고기가 이제는 주식이 된 요인중의 하나가 아마 불살인과 불살생 개념 만큼이나 큰 차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듯 하다. 고기를 먹어도 전혀 개의치 않으며 즐겨 먹는다. 그리고 TV프로그램을 보면 고기를 잡아서 맛있게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과연 고기를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일까.

 

고기를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일까

 

사찰순례나 순례법회를 가게 되면 공양을 하게 된다. 먹는 음식은 매우 소박하다. 산에서 나는 나물이나 재배한 채소위주이다. 고기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찾아 볼 수 없다. 먹고 나면 개운 하고 정화 되는 듯한 느낌이다. 또 소화도 잘되고 힘 쓰는 데도 그렇게 지장이 없다. 어떤이는 말하기를 채식을 많이 하게 되면 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동물성 단백질이 몸안에서 자연 스럽게 형성 된다고 한다.

 

고기를 먹어야만 힘을 쓸 수 있고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한다면 고기먹는 것도 일종의 중독이라 볼 수 있다. 마치 술과 담배를 자주 하게 되면 중독이 생겨서 더 댕기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고기를 먹어 주어야 한다고 하는 것도 착각이다. 옛날사람들도 잔치날과 같은 날에 몇번 먹지 않고도 별 탈 없이 잘 살았다. 오히려 많이 먹어서 병이다.

 

조류독감으로 인한 살처분은 일종의 대량학살이다. 그 것도 수십만 마리 수백만마리이다. 그렇게 생매장 되는 현실을 보면 인간의 탐욕과 잘못된 식습관 그리고 잘못된 가치관 탓이라 여겨진다. 인간위주의 정복주의적 사고 방식과 생명경시가 낳은 결과가 조류독감으로 인한 살처분, 미친소문제로 나타난다. 인간과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둘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는 한 살처분과 미친소는 계속 나올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그 바이러스가 인간을 겨누어 들어 올 것임에 틀림 없다. 인류의 종말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의하여 끝날지 모른다.

 

살처분과 미친소 문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라고 요구 하는지 모른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죽여서는 안된다에서 한발 더 나가 그 생명들이 언젠가는 나를 낳아준 어머니 이었을지도 모른다라는 화두가 회자 된다면 좀 낳아 지지 않을까.

 

 

 

200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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