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정해진 특별한 법은 없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4. 26. 09:31

 

정해진 특별한 법은 없다

 

 

 

 

어디 그런 법이 있나?”. 우리가 일상생활 하면서 흔히 하는 말이고 듣는 말이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특별한 법이 없다는 뜻이다.

 

경전을 읽다 보면 어떤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중언부언 하여 한이야기 또하고 또하는 이야기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알듯 모를듯 상징적인 언어로 표현 하기 때문에 읽고 또 읽어 보아야 어렴풋이 내용을 파악 할 수 있고 의도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무유정법(無有定法). 특별히 정해진 법이 없다라는 뜻이다. 이말은 금강경 제7분 무득무설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 하면 무유정법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無有定法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줄인 말이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원래 산스크리트의 ‘anuttarasamyaksambodhi’의 한자표기의 음사이다. 한자로는  무상정득정각(無上正等-正覺 )’이라 하고 고 우리말로 풀이 하면 더 이상 가는 것이 없으며 최고로 바르고 원만한 부처님의 마음 또는 지혜이다. 부처님의 최고의 깨달음의 경지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조차 어떤 특별한 고정된 법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경전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 그래서 글자 하나하나에 어떤의미를 부여하고 절대적인 진리인것처럼 말한다. 마치 헌법조항을 보는 것과 같이 몇장몇절 하는 식으로 인용하는 가 하면 틀림 없는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결과 경전이 곧 법이 되고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경전을 해석함에 있어서 다수와 다른 해석이 나오면 이단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경전을 하나의 방편으로 본다. 경전자체도 방대 할뿐만아니라 경전에서 말하는 내용도 받아 들이는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공통적인 사실은3법인에 벗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으로 어떤 경전이든지3법인에 맞으면 불교경전인 것이다. 그래서 이단논쟁이 나올 수 없다.

 

유명한 뗏목의 비유가 있다. 강을 건너는데 있어서 뗏목은 매우 유용하고 고마운 존재이다. 그러나 유용하고 고맙다고 해서 강을 건너고 나서도 지고 간다면 매우 어리석다는 것이다. 이미 강을 건넜으면 놓아 버려야 하는 것이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도 있다. 이역시 본질은 보지 못하고 겉모습만 보고 있다는 비유이다.

 

살아 가는데 있어서 특별한 법은 없다. 그렇다고 되는 대로 살자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이러이러 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인간들이 편의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또 때에 따라 그 법이 바뀌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최상의 진리라는 것도 어떤 고정된 틀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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