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2008 연등축제 '연등놀이' 한마당을 보면서

담마다사 이병욱 2008. 5. 4. 10:11

 

2008 연등축제 전야제인 '연등놀이' 한마당을 보면서

 

 

 

 

놀이공원의 축소판 같은 각종축제

 

5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이곳 저곳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상업적 아니면 관주도형 이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명동축제''인사동거리축제' 역시 상인들이 중심으로 하는 상업적축제라 볼수 있다. '하이서울'이라는 축제 또한 서울시에서 주관 하는 대표적인 관주도형 축제이다. 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방특산물 축제 역시 관주도형과 상업형이 혼합된 형태로 보여진다. 이들 축제들은 기간이 길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고 수일간 또는 1주일 이상 지속 되는 것을 볼수 있다.

 

상업적축제나 관주도형축제는 주최자와 관람자 분리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주최측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 한다. 고적대 퍼레이드라든가 인기가수초청공연 같은 것이다. 그러나 어디를 보아도 전통적인 볼거리 하고는 거리가 있다. 서구에서 하는 내용을 흉내내는 정도이고 국적불명의 축제 같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이를 보는 사람들은 눈요기정도이고 TV에서 보았던 것을 실제로 보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정도의 축제는 사실 대공원이나 놀이공원에서 관람객을 위하여 매일 벌이고 있는 퍼레이드의 축소판이라 보여진다. 또 이런 축제의 특징은 관람자들의 참여가 없다. 굳이 참여를 말한다면 즉석 가판점에서 파는 음식물을 사먹는 정도라 할까.

 

 

가장 축제다운 축제가 연등축제일 것

 

연등축제가 시작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축제다운 축제가 연등축제일 것이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 할 뿐만 아니라 축제의 주체는 참가자라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이기간에 가장 많은 외국인들이 연등축제를 보기 위해서 찾아 온다고 한다. 그 것도 매년 증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고 싶어 한다. 자신들의 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문화체험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오면 '템플스테이' 같은 산사체험을 하고 가장 인상이 깊었다고 이야기 한다. 아마  연등축제도 외국인이 가장 보고 싶어 하고 하는 것중의 하나 일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오페라와 같은 문화예술공연을 TV를 통해서 또는 직접 보기도 한다. 한국사람이지만 외국의상을 입고 가발을 쓰고 심지어는 외국말로 말하고 노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장엄하고 감동있게 느끼지만 만일 외국인 이장면을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 기특하고 약간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자신들 나라의 문화의 우월성을 다시 한번 확인 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문화와 전통은 그 나라의 정체성이고 자존이다.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은 도외시 한채 외국것을 따라 한다면 그 나라 문화를 흉내내는데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우리들은 역사도 문화도 전통도 없는 열등민족으로 생각 할 것임에 틀림 없다. 근대화 이래 이제 까지 우리는 이렇게 서구문화만 모방하고 흉내내면서 살아 왔고 우리것은 낡고 오래 되고 천한 것으로서 폐기해야 될 대상으로 생각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서구문화숭배주의사회에서 그래도 민족자존과 정체성을 유지시켜 주고 있는 것이 바로 연등축제라 볼 수 있다. 우리도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까지에는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 했을 것이다.

 

 

 


 

 

 

한바탕 신나게 노는 '연등놀이'

 

연등축제는 1년에 단 하루만 열린다. 부처님오신날을 기준으로 대략 일주일전 일요일 저녁에 진행된다. 그렇다고 신문과 방송에서 축제가 열린다고 홍보 하지는 않는다. 각종 상업적 축제와 관주도형 축제를 알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어떻게 알고 찾아 왔는지 외국인들에게는 최고의 인기 축제이다.

 

언제 부터인지 연등축제일 전에 전야제가 열리는 행사가 생겼다. 단 하루만 열리는 것이 아쉬워서 일까 전야제를 포함 한다면 공식적으로는 이틀간 열리는 셈이다. 이런 전야제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지는 몇 년 되지 않은 것 같다. 올해도 예외 없이 전야제가 열렸다. 이 전야제의 이름은 '연등놀이'이다. 말 그대로 한바탕 신나게 노는 것이다.

 

연등놀이는 조계사에서 열린다. 정확히는 조계사 앞길이다. 이때에는 앞의 도로가 교통이 통제 되기 때문에 보행자 천국이 된다. 먼저 길놀이 부터 시작 된다. 한마음선원, 조계사, 봉은사, 도선사, 능인선원등 대규모로 참가 하는 사찰이 중심이 된 연희단이 이끈다. 먼저 농악대가 한껏 분위기를 잡고 뒤이어 한복과 법복과 같은 전통복장을 한 대열이 뒤따라 간다. 손에는 연등을 들고 있고 행진 하면서 율동도 하기도 한다. 또 대형연등과 불상 그리고 각종장식물이 불을 밝히고서 뒤따라 간다. 이 길놀이 코스는 인사동길이다. 이미 인사동은 또 인사동거리 축제기간이어서 사람들로 발디딜 틈도 없이 복잡하다. 수 많은 외국인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광경도 볼 수 있다. 이들 행렬은 인사동을 돌아 종로2가를 거쳐 조계사 앞길까지 온다. 사람들에게 연등축제가 시작 되었음을 알리는 일종의 신고식인 셈이다.

 

차량이 통제된 조계사 앞길은 이미 대형 옥외 무대가 설치 되어 있다. 한가지 특징은 초청가수의 공연이 없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각 사찰에서 몇주간 준비한 연희단 공연 위주이다. 그러나 연등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무어니 무어니 해도 '대동놀이'라 볼 수 있다. 그 동안 공연하였던 연희단원들과 참가자가 한데 어우러져 '강강수월래''기차놀이' 같이 함께 참여 하는 놀이로 발전 되는 것이다. 이 때에는 그 동안 구경만 하고 있었던 외국인들도 대거 참가 한다. 바로 이런 것을 보고 싶어 그들이 찾아 왔는지 모른다.

 

연등놀이는 참가자들을 위한 놀이도 되지만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띤다. 사회자가 사회를 볼 때 한국말로도 하지만 반드시 통역이 영어로 소개 한다.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진행 되는 것이다. 이렇게 2008연등놀이는 즐겁고 흥겹게 끝났다. 사회자는 내일 연등축제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 하자고 말한다. 이말 역시 통역은 아주 길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조계사 앞길 길놀이 출발. 농악대가 흥을 돋군다.

 

 

 

 

조계사 앞길에서 길놀이를 시작 하는 연희단. 각 사찰에서 몇주간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인다.

 

 

 

 

인사동거리축제가 열리는 인사동길. 이 거리가 길놀이 코스이다. 연꽃모양의 대형연등도 보인다.

 

 

 

 

 

카메라에 잡힌 외국인들. 거리에 구경 나온 외국인들이 무척 많다.

 

 

 

 

 

인사동길에서 보는 농악대

 

 

 

 

 

각종 장엄물도 선보인다.

 

 

 

 

 

길놀이가 끝나고 조계사 앞길에서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 된다. 대형무대가 설치 되어 있고 각 사찰의 연희단이 공연이 시작 된다. 인기가수나 초청연예인은 없다. 순수 하게 참가자 위주의 공연이다.

 

 

 

 

 

연희단 공연이 끝나고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어울림 한마당이다. 이때 연희단과 참가자 모두가 어우러져 강강수월래나 기차놀이 같은 흥겨운 마당이 펼쳐진다. 구경나온 외국인도 함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08-05-0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