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관제축제 '하이서울 페스티벌'과 자발적인 2008 연등축제를 보며

담마다사 이병욱 2008. 5. 5. 10:25

 

관제축제 '하이서울 페스티벌'과 자발적인 '2008 연등축제'를 보며

 

 

 

 

 

비갠후의 5월의 하늘은 매우 상쾌하다. 하늘은 맑고 새로 피어난 잎사귀는 햇볕에 빛나서 살아 있다는 자체가 행복할 정도이다. 5월초에는 유독 축제가 많은 달이다. 아마도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날씨인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생명의 계절이라는데 있을 것이다.

 

주제도 주체도 없는 '하이서울페스티벌'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있다. 뒤에 붙는 공식 명칭이 축제가 아니라 페스티벌인 것이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 보니 2003년부터 시작 되어 올해로 6년째라 한다. 그러고 보니 현대통령인 이명박의 서울 시장 재임기간에 만들어 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서울시장 재임기간에 청계천을 만들었고 하이서울페스티발도 만든셈이다. 아마도 축제다운 축제가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 하고 만들었는지 모른다.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대충 윤곽을 파악 할 수 있었다. 철저하게 관주도형의 '관제 페스티발'의 인상이 짙다는 것이다. 주요 행사 진행요원이 서울시 공무원임을 알 수 있다. 이 것도 재임시절의 전시행정의 표본처럼 느껴진다.

 

하이서울의 주제는 뚜렷하지 않다. 다만 사계절 열리는 축제를 지향 한다는 것이고 서울의 문화유산을 활용 하여 세계에 알려서 아시아의 대표적인 축제로 만들겠다고 쓰여 있다. 프로그램을 보면 매우 다양하다. 봄에는 궁축제, 여름에는 한강축제, 가을에는 예술축제, 겨울에는 빛의축제 이런 식이다. 그 것도 봄축제만 행사 내용이 나와 있을 뿐 다른 계절의 행사는 클릭해도 열리지 않는다.

 

축제기간도 매우 길다. 54일부터 511일 까지 이다. 이기간에 무도회, 음악회, 놀이마당, 인기가수초청공연, 뮤지컬, 궁궐체험, 락페스티벌등 마치 백화점의 물건을 연상시키듯이 매우 다양 하다. 이제까지 TV에서 보아 왔던 것 또는 놀이공원에서 많이 보았던 퍼레이드 같은 볼거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관주도형 관제 축제가 그렇듯이 뚜렷한 주제도 없고 주체도 없다. 그저 눈요기만 해주고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는 축제야 말로 전시행정의 표본이 아닐까.

 

동대문축구장에서 열린 연등축제행사

 

2008연등축제가 열렸다. 1년에 한번만 열리는 우리나라를 대표 하는 축제이다. 처음에는 불자들을 중심으로 제등행렬로 시작 하였으나 이제는 시민들이 즐겨 보는 국민의 축제로 승화된 느낌이다. 실제로 종로에 가보면 이런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종교를 믿든 안믿든 즐거움을 선사 하는데 있어서 성공한 듯 하다. 그래서일까 이무렵에 맞추어 수많은 외국인들이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홍보 하지 않아도 입에서 입으로 입소문에 의하여 찾아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한다.

 

올해연등축제 개막행사는 동대문축구장에서 열렸다. 축구장은 올해에 헐릴 것이라 한다. 그러고 보니 바로 옆에 야구장은 이미 할려서 훵하다. 한때 시민들의 즐겨 찾았던 곳이 하루 아침에 헐리고 다시 짖고 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질이 매우 급한 것 같다. 아무리 낡고 오래 된 것이라도 보전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아는가 먼 훗날에 문화유산이 될지.

 

모든 건물이 마찬 가지지만 사람이 사용 하지 않으면 흉물로 변하기 마련이다. 축구장도 사용 하지 않다 보니 우중충하고 낡아 보여서 마치 폐가를 보는 것과 같다. 더구나 그 안에 청계천 개발로 밀려난 영세노점상들에게 자리를 마련 해 주어서 그런지 더 낡아 보인다. 그러나 오늘 행사에서는 노점이 치워져 있었다. 연등축제행사를 위해서 치워진 것이라기 보다 철거 하기 때문에 몰아 내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비록 낡고 우중충 하지만 행사를 위해서 약간의 단장을 한 것을 보니 그런대로 볼만 하다.

 

 

 


 

 

 

보는 것 자체가 참여라 느껴질 정도

 

오랜만에 동대문축구장에 들어가 보는 연등축제 행사는 불자들로 거의 꽉 차 있었다. 전에 야구장에서 하던 행사 보다는 더 짜임새가 있다. 행사는 야구장 보다는 축구장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병조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분위기를 한껏 고조 시켰다. 연신 "오늘은 좋은날"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을 외치고 소리를 유도 한다. 운동장안의 연희단은 춤과 율동으로 응한다. 한복과 개량법복을 입은 모습이 이채롭다. '연꽃세상' '오늘은 좋은날'과 같은 흥겨운 찬불가에 맞추어 율동 하는 모습을 보면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시대에 따라 찬불가도 흥겹고 대중성을 갖추어 진화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흔히 축제 하면 인기가수나 연예인이 나와서 흥을 돋군다. 노는 사람 따로 보는 사람 따로이다. 축제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등축제는 축제의 주체가 명확하다. 불자들 중심이다. 그래서 연예인이 나와서 흥을 돋을 필요기 없는 것이다. 운동장에서 보는 연희단 역시 불자들로 구성 되어 있고 복장 또한 한복아니면 개량된 전통의상이다. 이들이 새로운 개념의 찬불가와 함께 하는 율동은 보는 것 자체가 참여라고 생각 할 정도 이다.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려면

 

사람들은 좀 먹고 살만 하면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져 한다. 그래서 여행도 다니고 문화체험도 하는 것이다.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나라가 망하기도 하고 서구문화의 유입으로 인하여 전통이 거의 상실 되었다. 이제 살만 하니 뒤돌아 보게 되는 여유도 생겼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관주도로 하는 관제축제가 생겼다. 과연 국민의 참여 없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다. 만일 다른당에서 시장이 나온 다면 관제축제가 생명력을 유지 할 수 있을까 의문 스럽다. 과거 일회성 이벤트성 축제를 보아 왔다. 또 한때 반짝 했다 사라진 축제는 얼마나 많은가. 즉흥적인 발상으로 전시행정의 표본과 같은 축제는 생명력이 없다.

 

축제는 축제주체가 있어야 하고 자발적이어야 생명력이 있다.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고 싶다면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기존의 잘되고 있는 축제를 발전 시키면 된다. 그것도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축제가 제격일 것이다. 연등축제가 아마 대표적일 것이다. 종교를 떠나서 모두가 참여 하는 국민축제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종교이기 때문에 배척한다는 논리도 있다. 그렇다면 외국에서 찾아오는 그 많은 사람들이 종교가 같기 때문에 참여 하는 것일까. 한나라 안에서도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관제축제를 만들어 세계화시키겠다는 발상이야 말로 그 축제의 생명력을 예고 하고 있는 것 같다.

 

 

 

동대문축구장주변. 노점상들이 보행로 양편에 꽉 들어차서 지나다니기 몹시 불편할 정도이다.

 

 

 

 

 

축구장 입구. 연등축제에 참가하려는 사람들과 노점에서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뒤엉켜 있다.

 

 

 

 

축구장안의 연등축제 행사. 농악대와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은 연희단이 찬불가에 맞추어 율동을 하고 있다. 이들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참여라고 느껴질 정도로 흥겹다.

 

 

 

 

동대문축장은 거의 꽉 차 있다. 야구장보다 더 좋은 분위기라 생각 된다.

 

 

2008-05-0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