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불모지나 다름 없는 강남에서 제등행렬
불교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발적
부처님오신날이다. 해마다 맞는 불교 최대의 명절이지만 사회에서는 이날 하루 노는 날 정도로 생각 하는 사람도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타종교인의 입장에서 큰 의미를 부여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 직장에서는 출근 하여 일을 보는 경우도 있고 운동회나 야유회 같은 행사를 갖는 경우도 적지 않아 있다. 심지어는 이날에 공무원자격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있었던 것을 과거에 볼 수 있었다.
불교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발적이라고 한다. 타종교와 같이 선교활동을 통해서 입문하기 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계기로 인하여 또는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스스로 입문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불교에 입문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가 불교대학에 들어 가는 것이다. 요즈음은 왠만한 규모를 갖춘 사찰의 경우 불교대학이 없는 경우가 없을 정도이다. 능인선원도 그런 범주안에 들어 가는 대표적인 포교도량중의 하나이다.
능인선원의 불교대학에 들어가서 인연을 맺은 지 만 4년이 되었다. 저녁반에서 시작한 공부는 불교교양에 관한 내용이다. 원장스님의 직강으로 진행되는 공부는 듣기만 해도 재미가 있는 내용이다. 요즈음 TV에서 얼굴을 자주 내미는 타종교의 장모목사가 있다. 이분이 말하는 내용을 들어 보면 개그맨의 원맨쇼를 보는 것 같다. 그러면서 메세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원장스님 역시 장모목사 이상의 재미와 메세지을 전달 하는 데 있어서 매우 탁월하다. 아마 20여년간의 포교활동을 하면서 얻은 나름의 노우하우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일까 능인선원의 신행 활동은 다른 사찰의 경우 보다도 매우 활성화 되어 있다. 그런 저력이 밑바탕으로 작용 해서인지 국내에서 유일 하게 부처님오신날 제등행렬을 하는 곳이 아마 능인선원이 유일 한 것 같다.
서울은 타종교의 영향력이 무척 센 곳
서울은 타종교의 영향력이 무척 센 곳이다. 신자비율을 보면 불교보다 타종교의 비율이 훨씬 더 높다. 더구나 강남지역의 경우를 보면 타종교가 불교 보다 더 월등히 높다. 강남에서 만큼은 불교는 소수 종교라 볼 수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제등행렬을 감행 하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신자들의 긍지와 자부심에서 나오는 요인이 가장 클 것이다.
우리나라 불자들은 자신이 불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려 하는 경향이 있다. 밝히면 불이익을 받을 지 모른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의원 같은 경우도 불자임을 밝히면 표가 떨어진다고 생각 하고 무교라고 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 않은가. 불교세가 강하다는 영남에서 그럴진대 기독교세가 강한 호남지역에서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해방후에 미국의 강력한 영향력하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독교가 득세하고 상대적으로 불교와 같은 전통종교가 위축된 우리나라의 불행한 역사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세월은 가고 모든 현상은 변하기 마련이다. 항상하고 영원한 것은 없고 순간 순간 변한다. 이것이 자연의 이법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법 역시 자연의 법칙과 다르지 않다.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불교의 가르침이 현대인에게 점점 더 가깝게 여겨지는 것 또한 진리와 진실을 말하기 때문일 것이다. 70년대와 80년대 까지만 해도 맥을 못 추던 불교가 그래도 이만치라도 오게 된 것은 헌신적으로 포교의 원력을 세운 선지식 덕분일 것이다. 자리를 마련해 줄 뿐만 아니라 조직화 해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리더십도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제등행렬이 시작 되었다
불교의 불모지나 다름 없는 강남에서 제등행렬이 시작 되었다. 그 것도 10수년간 빠짐 없이 진행 되고 있다. 당일날 비가 오면 그 다음주에 하기도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런 전통을 만들어 가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이날은 비가 오지 않았다. 비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이번에도 예보는 비껴 나갔다. 능인선원에서 출발한 행렬은 강남역을 지나 교보타워 까지 가는 꽤 긴 거리이다. 왕복으로 따진 다면 동대문에서 조계사까지의 제등행렬보다도 더 긴 거리이다. 순수하게 능인선원 신자들로만 구성된 행렬은 적지 않은 인원이다. 장엄물과 연희단 그리고 연등을 든 행렬로만 본다면 일주일 전에 있었던 제등행렬의 재판이다. 결국 제등행렬을 두번 치르는 것이다.
제등행렬에 참가 하는 인원은 전부 자발적인 참가자이다. 그 것도 매우 적극적인 참가자로 볼 수 있다. 누가 시켜 하기 보다 좋아서 하는 일은 더 신나는 법이다. 그 먼 거리를 힘들게 신장상을 밀고 가면서 땀도 나고 다리도 후들 거리지만 올해도 한해 행사를 잘 마무리 했다는 안도감이 든다. 끝나고 나서 뒷풀이 행사까지 마치니 부처님오신날 이날 하루 만큼은 제대로 보낸 것 같다.
제등행렬에 참여한 어린이들
연희단
스님들 행렬
농악단과 청소년단원들
신장상을 이끌고 가고 있는 법우들
마야부인의 모습을 재현 하는 것일까
경판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
제등행렬이 끝난후 시원한 맥주로 뒷풀이 하고 있는 법우들
2008-05-13
진흙속의연꽃
'능인작은법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딧불 명상 (0) | 2013.07.08 |
---|---|
부처님오신날 제등행렬, 강남대로에서 뜻 밖의 조우 (0) | 2009.05.03 |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지리산 토굴로 떠난 어떤 선지식 (0) | 2008.05.12 |
법당에서 본 ‘텔미 댄스’ (0) | 2008.01.24 |
애너하임(Anaheim)의 ‘정혜사’에 다닌다는 이민간 법우(法友) (0) | 2007.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