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옆 사무실에서 통성기도 소리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5. 24. 10:17

 

옆 사무실에서 통성기도 소리가

 

 

 

유일신을 못 믿어서 불쌍한 존재인가 아니면

잘못된 믿음에 빠져 어리석게 사는 존재인가

 

 

 

 

 

어느 날 옆사무실에서 통성기도소리가 났다. 복도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우렁차고 열정적인 목소리다. 아마도 개업을 하게 되어서 누군가를 초청해서 한 기도같다. 그 후에 지나가며 흘낏 보는 사무실에는 커다란 십자가가 보였다. 매우 독실한 크리스찬임에 틀림 없다.

 

자신이 크리스찬임을 자랑스럽게 표출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연예인들이 매우 많다. 방송에서 거의 습관적으로 나오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체육인들도 이에 못지 않다. 골을 넣고 난후에 기도세레모니 같은 것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들 뿐만 아니다. 식당이나 매점에도 자신이 크리스찬임을 나타내는 상징물을 걸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주로 성경의 한구절을 액자로 만들어 걸어 놓은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장로 대통령까지 만들어 낸 종교

 

우리나라는 다종교 국가이다. 어느 한종교가 주도 하는 지배종교는 보이지 않는다. 전통종교와 서양종교가 팽팽히 균형을 이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종교인구로 보아서는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물량적으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지배층과 기득권층에서 믿는 종교는 유일신교이기 때문이다. 당장 강남의 종교인구 분포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서 불교는 3등 종교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적 지위와 권력과 부를 장악 하고 있는 사람들이 믿는 종교가 유일신교 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 또한 막강 하다. 이들의 힘으로 결국 장로 대통령까지 만들어 낸 것이다.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유일신교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 활동은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다. 방송을 통해서 스포츠를 통해서 기회만 되면 알리려 한다. 여성우주인이 탄생 하였을 때 소감도 그렇고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받은 사람도 한결 같이 똑같은 말을 한다. 그들의 신에게 감사한다고.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방송에 출연 하는 연예인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의 우상인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몸짓 하나에 열광한다. 그런데 십자가 목걸이까지 하였다면 선교효과는 충분히 달성 하고도 남을 것이다.

 

여의도에 있는 대형교회에서 한 행사가 있었다. 무려 12만명이 모인 메머드급 행사이다. 여기에서 공영방송의 뉴스 앵커가 사회를 보았다고 한다. 인터넷시대에 곧바로 알려지고 그 여성 앵커는 무개념 하다고 비판을 받았다. 즉 공과 사를 구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과 사를 구분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서는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특정교회나 국가조찬기도회 예배에 참석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크리스찬들은 자신의 종교를 알리고 싶어 한다. 개신교인 친구의 말을 들어 보면 자신의 종교를 믿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불쌍 하다는 것이다. 뻔히 지옥 갈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변에서 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믿을 것을 권유 하고 제도적으로 만들어 놓기도 한다. 길거리선교라든가 성시화운동과 같은 모임을 만들어 종국에는 모든 국민이 크리스찬이 되는 그날까지 선교 하려는 것이다.

 

20프로의 콘크리트 지지층

 

대통령의 인기가 급락한 모양이다. 이제는 20프로 안팍이라 하니 내려갈때 까지 간 모양이다. 보수신문에서는 이런 지지층이야말로 더 이상 내려 갈 수 없는 콘크리트지지층이라 말하고 심기일전 하여 다시 시작 하라고 주문한다. 그런데 콘크리트지지층은 무었인가. 아마도 대통령이 믿는 신앙이 같은 사람들과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수 기득권층을 말하는 것이다. 20프로에 해당 되는 사람들이다.

 

현직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여러번 자신의 속내를 들어내 보이기도 하였다.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종교인에 더 가까운 처신을 한 것이다. 이제 대통령이 되었으니 반드시 자신이 생각 하는 바를 드러낼 확률이 높다. 그 것은 어쩌면 종교와 관련된 것일 지 모른다. 그를 믿고 지지해준 콘크리트지지계층의 요구가 전달 될 것이고 대통령은 이를 암묵적으로 시행할 공산이 높다. 어떤 형태로 든지 표출 될 것이다. 지금은 여론이 나빠서 관망 하겠지만 시기가 되면 행동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

 

불쌍한 존재인가 어리석은 존재인가

 

방송에서 스포츠에서 길거리에서 열심히 간접선교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념이 없는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공과 사가 있고 공중도덕이 엄연히 존재 하는 현실에서 매우 무례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유일신교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적극 옹호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극단적으로 싫어 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아마도 그들의 독선적인 교리와 배타적인 구원관의 영향이 클 것이다. 종교가 갈등을 극복 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갈등과 분열을 부추긴다면 이미 종교로서의 역할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이익단체나 압력단체에 가깝기 때문이다.

 

스포츠인의 기도 세레모니 와 뜬금 없이 수상소감에 약방의 감초처럼 말하는 감사의 말씀 그리고 사무실과 식당에 걸려 있는 상징물, 여성앵커의 무개념, 대통령의 노골적인 기도회 참석 이 모두가 전국민을 신자화 하고 개종 하기 위한 선교전략이라 볼 수 있다. 그 이면에는 한결같이 말하는 내용은 불쌍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옥에 가는 것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말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선교 하는 것에 대한 반발 역시 만만치 않다. 20프로를 제외한 80프로는 이에 동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을 보고 어리석다고 이야기 한다. 잘못된 믿음에 빠져 어리석은 행동을 보면 안타깝다고 느껴진다. 과연 사람들은 유일신을 못 믿어서 불쌍한 존재인가 아니면 잘못된 믿음에 빠져 어리석게 사는 존재인가.

 

 

 

 

200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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