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2008 촛불집회, 민주화투쟁에서 생명투쟁으로

담마다사 이병욱 2008. 5. 26. 10:28

 

2008 촛불집회, 민주화투쟁에서 생명투쟁으로

 

 

 

영화속의 미래는 왜 폐허화된 모습만 보여줄까

 

미래의 세상은 유토피아적일까 아니면 암울할까. 영화를 보면 거의 대부분의 미래사회는 암울하게 묘사 되어 있다. 핵전쟁으로 인하여 폐허화 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고 거기서 사는 사람들은 마치 원시인처럼 살아 가는 것으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저예산 영화를 만들다 보니 폐허화된 지구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제기 하는 미래는 폐허화 되고 암울한 모습이다. 현상황을 보면  점점 그러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인구를 먹여 살릴 식량도 부족하다. 또한 자원은 고갈 되어 가고 환경은 갈수록 악화 되어 간다. 이대로 가다간 단 1세대 만에 영화에서본것과 같이 원시시대로 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민주화투쟁인가 생명투쟁인가

 

서울도심에서 대규모 심야 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촛불을 들고 앉아서 하는 문화축제 대신에 거리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 것도 자발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하니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 되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20여년전의 민주화투쟁을 보고 있는 듯 하다. 그 때 당시의 화두가 민주화 이었다면 지금은 사뭇 다르다. 바로 생명에 관련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것도 사람만이 아닌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에 대한 것이다. 소나 돼지 닭도 생명이 있다. 대운하 건설로 파괴되는 자연에서 사는 미물도 역시 생명이다. 어쩌면 전에 볼 수 없었던 생명에 관한 투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이 모든 것이 서구의 합리주의적 문화와 종교의 소산이라고 하면 지나친 생각일까.

 

지난세월을 흔히 민주화투쟁의 시대라고 한다. 민주세력과 반민주세력이 뚜렷하게 구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끈질긴 투쟁을 통하여 결국은 반민주세력을 몰아 내는데 성공 하였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그동안 민주정부 아래에서 큰 소요 없이 평화적인 삶을 누려 왔던 시민들이 거리에 다시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었일까. 바로 생명이다. 생명이 화두로 등장 한 것이다.

 

이제는 생명이 화두이다

 

광우병을 미친소라고 말한다. 대운하를 미친물이라고 말한다. 미친소나 미친물 모두 생명과 관계되어 있다. 미국소를 먹으면 광우병이 걸릴것 같고 대운하를 건설 하면 식수가 오염 되어서 물도 마음껏 못 먹는 시대가 올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이다. 특히 돈 없고 힘없는 학생이나 서민들이 이제 자신의 문제로 인식 하기 시작 하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신문을 동원하고 토론에서 문제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믿지 않는다. 다른 것도 아닌 자신의 생명과 관계되는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때에 맞추어 국토순례단이 103일간의 국토순례를 마치고 보신각에 모여 회향한 날이다. 대운하반대를 목표로 불교계와 스님들이 주축이 된 이 행사는 타종교인도 대거 참여 하여 주목을 이끈바 있다. 그동안 대운하 건설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문경충주지역 근처에 있는 봉암사에서도 지난 4월에 모임이 있었다. 봉암사에서 모임이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다. 오로지 부처님오신날만 산문을 개방하는데 대규모 반대법회가 열렸다는 것은 현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은 것이다. 대운하반대의 중심지에 봉암사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불교인들의 반발 역시 거세다. 아무래도 자연과 환경과 생명을 중시 하는 불교사상과 현정부가 추구하는 서구합리주의적인 정책과는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촛불집회세력과 대운하반대세력이 만날날 대규모 거리시위로 이어졌다. 두개의 세력이 하나가 된 것이다. 공통적인 주제는 생명이다. 깨끗한 음식과 깨끗한 물을 마시겠다는 인간의 기본 욕구의 발현이다. 여기에는 어떤 정치적인 목적 보다고 살아야 겠다는 염원이 더 크다고 볼 수있다.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사람에게 강경진압은 물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다시 등장한 삼보일배 

 

효과적인 시위수단의 하나로서보일배가 또 다시 등장 하였다. 전에 수경스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새만금개발 반대로 세상의 주목을 끌던 바로 그 비폭력저항 운동의 상징처럼 여져지던 방법이다. 생명과 환경 그리고 31일배 투쟁 이 모두 서구문화세력에 대한 전통문화세력의 본격적인 반발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서구문화세력이 주도하는 쇠고기 개방과 대운하건설은 대재앙을 예고 하고 있다. 그것도 천재지변이 아닌 사람이 만들어낸 인간재앙이다. 중국에서 지진이 나기 전에 두꺼비 같은 생명들의 이동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린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또 수행자들이 국토순례를 나서는 행위도 일종의 전조라고 볼 수 있다. 대재앙이 시작 될 조짐이 있으므로 알리겠다는 것이다. 단지 경제논리로 또는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깔아 뭉갠다면 지진이나 해일보다 더 큰 재앙을 불러 올지 올지 모른다마치 모든 영화들이 미래의 세계를 폐허화 되고 원시적으로 살아 가는 모습을 묘사 하듯이 말이다.

 

 

 

 

2008-05-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