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보살과 천사만 만나다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5. 22. 08:29

 

보살과 천사만 만나다가

 

 

 

 

 

한 세상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억울한 일을 많이 겪게 된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천재지변도 있으나 사람에 의한 억울함이 가장 쓰릴 것이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다. 골목길에서 정차 되어 있는 차를 들이 받은 것이다. 앞에서 리어커를 밀고 가는 노인을 피하기 위해 슬슬 나가다가 정차 되어 있는 차를 미쳐 보지 못하고 슬쩍 뒷범퍼를 건드렸다. 순간 무척 당황 하였다. 상대편차가 고급승용차 이었기 때문이다. 견적이 얼마가 나올까에 대하여 신경쓰다 보니 정신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상대측에서 경찰을 부르고 곧 경찰이 오게 되었다. 별 심각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경찰은 돌아갔고 보험처리하기로 합의 하였다.

 

보험처리로 끝난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상대측에서 병원에 있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병원비를 달라는 것이다. 보험회사에서는 이런 경험이 매우 많은 모양이다. 저렇게 나온다면 어찌 할 수 없다는 투다. 그러면서 사회를 한탄 하는 어조로 말한다. 실제로 보험회사에서 해주는 것은 극히 사무적인 업무처리 뿐이었다.

 

보살과 천사만 만나다가

 

살아가면서 "보살님 만났다" 또는 "천사 같은 사람 만났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실제로 나의 잘못으로 상대방차를 들이 받았어도 내려와서 "별것 아니네요" 하면서 가라고 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두고 보살이나 천사같은 사람을 만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급승용차를 모는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보살이나 천사정신을 기대 하기 힘들다. 차량을 하나의 재산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드시 그에 걸맞는 배상을 바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병원에 들어 누었다면 과연 누구를 만난 것 인가.

 

보험만능시대이다. 국민보험, 의료보험, 자동차보험등 이루 셀 수 없을 만치 많은 보험이 있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에 대한 사전 대비의 성격이 짙다.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보험이 자동차보험일 것이다. 또 자동차보험이야말로 사고가 났을때 모든 것을 해결 줄 것 같은 만능해결사 인것처럼 착각해 왔다.

 

가벼운 접촉사고만 나도 "보험으로 합시다 "라고 말하거나 "보험회사가 알아서 다 처리 해 줄 것이다" 라고 보통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미안 하다는 말은 별로 하지 경우가 많다. 극히 사무적인 투로 보험처리하자고만 말한다. 수습과정에 있어서 시간과 정신적인 피해를 생각 했을 때 상대측에게 매우 서운한 말일 것이다.

 

보험이 교만하고 예의 없게 만들었다

 

자동차 범퍼를 갈아준 보험비를 생각 하면 가슴이 쓰린데 병원에 누워 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었다. 보험사에 상담도 받아 보지만 그런 사람들이 꼭 있게 마련이고 그렇게 나오면 자신들도 어쩔 수 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너무 보험을 믿은 것이다. 차라리 현장에서 미안하다고 인간적으로 이야기 하고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배상을 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까지 보살이나 천사들만 만나 오다 제대로 걸려 든 것 같은 느낌이다.

 

자신이 잘 못 하였으면 반드시 그에 대한 예를 표하고 진심어리게 대하면 상대방도 감동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잘 못 해 놓고도 그에 대한 미안함은 없이 극히 사무적인 투로 대하면 상대방은 분명 분노 할 것임에 틀림 없다. 뒤에 보험이라는 배경을 크게 믿은 결과이다. 도색만 하면 될 것 같은 범퍼 값을 물어주고 거기다가 병원비를 물어 주게 되다 보면 그 비용은 상당 하다. 이 모든 것이 너무 보험을 믿은 까닭이다. 결국 보험이 사람으로 하여금 교만하고 예의 없게 만든 것이다. 보험만능주의에서 이제 벗어 날 때이다.

 

 

 

 

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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