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촛불집회를 '사탄의 무리'로..종교권력의 끝은 어디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6. 9. 10:16

 

촛불집회를 '사탄의 무리'로..종교권력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현상

 

"시작은 미미 하였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식당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글이다. 커다랗게 한쪽 벽면을 액자로 장식한 이 글은 바이블에 나와 있는 문구이다. 아마도 식당주인이 기독교인으로서 장사가 잘 되기를 기원 하고 은연중에 기독교의 선교효과를 누리기 위하여 설치 하였을 것이다.

 

TV를 보다 보면 수상소감이나 기도세레모니를 볼 수 있다. 한결같이 자신들의 신에게 감사 한다는 내용이거나 골을 넣고 감격의 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런데 이런 모습들이 자신들과 종교가 같은 사람에게는 환호 받고 영광 이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보기 불편 하다는 것이다. 그런 불편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늘 하는 사람은 하고 있다.

 

오래전에 전철로 출근한 적이 있었다. 역에서 내려서 출구로 가다 보면 한결 같이 매일 아침에 나와서 마이크를 들고 선교 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길목을 막고 전도 하기 때문에 돌아 갈 수 도 없었다. 돌아가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꼼짝 없이 떠드는 소리를 듣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불편을 넘어 분노를 유발 하는 양상이 되었다. 그러나 학교선교만큼 심한 것이 있을까. 소위 미션스쿨이라 불리우는 '종교학교'에서 하는 강제적인 선교활동은 교육이라기 보다 고문에 더 가깝고 선교라기 보다는 '정신적인 폭력'에 더 가깝다. 이런 현상은 지금 이순간에도 계속 되고 있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현상이다.

 

'사탄의 무리'라고 하는데

 

촛불집회와 관련 하여 청와대 비서관이 '사탄의 무리'라는 말을 사용해서 커다란 파문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 목사가 들어가 있는 것도 의아스럽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말에 '사탄'이라는 말을 �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렇다면 과연 사탄이란 무엇인가. 인터넷사전을 찾아 보기로 하였다.

 

 

국어사전

사탄[Satan]

적대자라는 뜻으로, 하나님과 대립하여 존재하는 악()을 인격화하여 이르는 말

 

 

위키백과

사탄[Satan]

사탄은 히브리어 낱말대항자 에서 따온 말로 아브라함께 종교에서 등장하는데, 야훼에게 대항하는 영적(靈的) 무리의 우두머리를 일컫는 이름이다. 하 사탄(Ha-Satan) 역시 같은 존재를 일컫는데, “고발하는 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표현은 구약성경의 욥기와 스가랴에 등장한다.

 

 

모두 적대자 또는 대항자라는 뜻으로서 악을 영적으로 인격화 하여 부르는 말이다. 즉 악의 세력의 총칭이 사탄인 것이다. 기독교가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악은 반드시 박멸시켜서 지옥에 처넣고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종교마다 자신이 믿는 종교가 지배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TV에서 길거리에서 틈난 나면 선교 하려 한다. 어떻게 한 사람이라도 더 자기 편으로 끌어 들여 세력을 확장 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정치를 통해서 세력을 확장 시키는 것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로 진출하여 유리한 법안을 만든다든가 정부에 들어가서 종교이데올로기를 홍보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선과 악의 구분이 뚜렷한 그들이 이제는 대 놓고 '사탄의 무리'라고 말하고 '빨갱이'라고 몰아 붙인다. 자신들의 견해에 반대하는 세력에게 붙인 '딱지'인 것이다.

 

촛불집회는 일종의 '생명운동'

 

촛불집회는 정치투쟁이라기 보다 일종의 '생명운동'에 가깝다. 먹거리가 바로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불살생' 운동하고도 관련이 있다. 돼지나 소 닭등도 생명이 있는 존재의 하나로 생각 하는 것이다. 오로지 사람만이 영을 가진 특별난 존재라고 생각 하는 기독교 사상과 배치 되는 것이다. 서구기독교에 전도된 사상을 바로 잡겠다는 의미도 내포 하고 있는 것이다.

 

대운하반대운동 또한 생명운동의 연장선상이다. 무분별한 환경파괴로 인하여 모든 생명에게 위험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 하였기 때문이다. 불교계에서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도 바로 환경과 생명과 관련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추진 하는 세력은 아이러니컬 하게도 기독교 세력이다. 그것도 현직목사가 홍보 책임자이다. 어찌보면 생명과 환경이라는 화두를 놓고 서구사상을 대표로 하는 기독교세력과 이에 반발하는 전통문화세력의 한판대결 양상 같다. 즉 권력을 쥐고 있는 쪽은 서구문화세력이고 반대편에 서서 야당역할을 하는 쪽이 전통문화세력이라 보여 진다. 이런 대결양상이 촛불집회를 통하여 폭발한 것이라 보여 진다. 이번 촛불집회는 적어도 반기독교정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마당에 불에 기름을 붓듯이 사탄의 무리나 빨갱이 발언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종교가 정치와 결탁하면

 

종교가 정치에 참여 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종교의 영향력이 확대 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종교가 정치와 결탁하였을때 이미 기득권세력이 된 것이다. 기득권세력은 늘 반대세력을 의식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지고 있는 지위와 재산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가지지 못한 사람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 늘 불만이다. 분배와 기회평등이 잘 이루어 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종교가 정치에 개입 하였을 때 결말이 항상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정치에 참여하여 민중을 탄압하고 마치 사탄과 같은 적으로 만들었을때 그 종교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리 없다. 결국은 모두 쫏겨나고 교세는 크게 위축이 되는 결과로 끝나고 만다. 현직목사가 현실정치에 참여하여 사탄의 무리 운운 하는 발언이 오히려 자신들의 종교 이미지만 더 악화시킬 뿐이다. 국민을 사탄과 같은 악의 무리로 규정 했다는 것은 무례를 넘어 오만에 가깝다. 종교가 정치와 결탁 하였을 때 가장 오염되기 쉽다. 종교의 경쟁력은 신도의 숫자와 건물의 규모나 재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청정한가 에 달려 있다.

 

괴물이 되어버린 종교

 

인터넷시대에 온라인 게임이 대 유행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서 게임으로 해서 먹고 사는 기업이 수두룩 하다. 게임의 특징은 '롤플레잉'이 특징이다. 자신이 일정한 역할을 맡아서 임무를 수행 하는 것이다. 자신이 역할이 정해졌으면 반드시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대게는 괴물과 같이 처치 해야 될 대상이다. 그런데 한번 그런 대상으로 찍히면 그 괴물이 죽을때 까지 하는 것이다.

 

한국기독교가 괴물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정치와 결탁해서 개입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보수세력과 결탁해서 맞불집회를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사탄의 무리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이런 보수화 된 정치화된 괴물과 같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게임에 익숙한 세대는 촛불집회를 마치 게임 하듯이 즐긴다. 정부를 바로 그 괴물로 인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괴물의 머리속 까지 이제 보아 버렸다는 것이다.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자신들이 결코 사탄의 무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 할 것이고 괴물을 퇴치 하려 할 것이다. 마치 게임을 즐기듯이.

 

 

 

2008-06-0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