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시국법회인가 촛불법회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3. 10:31

 

시국법회인가 촛불법회인가

 

21세기에 걸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해야

 

 

 

 

스타신부의 출현을 보면서

 

넷상에서 천주교의 인기가 급상승이다. 연일 이어지는 시국미사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고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한사람의 스타신부가 있다. 바로 인국 신부이다. 마치 사자처럼 머리가 장발인 것도 특이 하지만 실제로 그의 연설을 들어 보면 평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흔히 불교를 현실참여가 부족한 종교라고 말한다. 과거 민주화투쟁시대에 있어서도 타종교의 경우 적극적인 현실참여가 있었지만 불교는 일부 극소수를 제외 하고 거의 참여가 없었다. 그 결과 현실문제에 있어서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심지어는 권력층과 가까이 하는 모습도 연출하기 까지 하였다. 이처럼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인하여 교세는 크게 위축 당하고 현실안주형 종교로 인식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는 사이에 타종교는 크게 교세를 확장 하였고 이제는 불교보다 더 많은 신자를 가지게 되었다. 정치 경제등 사회 전분야에 있어서 타종교의 영향력이 확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급기야는 장로 대통령까지 탄생 되기에 이르렀다. 그결과 특정종교를 믿는 인사가 대부분의 요직을 차지 하게 되었고 그 지위를 이용하여 공공연히 선교활동을 하는 단계에 이르른 것이다.

 

불교계의 피해의식

 

불교는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 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삶과 생활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민족정체성의 한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 불교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철저 하게 왜곡당하고 폄하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미신행위를 한다든가 우상숭배를 한다는 등의 악의적인 폄훼가 선교초기 부터 있어 왔다. 지금도 대부분의 타종교 신자들은 그런 줄 알고 있고 마치 점집이나 무당집과 동격으로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배격하고 척결해야 될 대상으로 생각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좋은 예가 부산에서 있었던 '사찰아 무너져라' 기도회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이 행사에 현대통령인 MB가 축사를 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럴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불교차별 정책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불교계는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종교가 나란히 정립 하고 있다. 그 중에 두종교는 유일신을 믿는 종교로서 한 뿌리이다. 그 둘을 합치면 불교보다 더 많은 신자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인 영향력은 이미 게임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만일 불교가 쇠퇴하여 소멸 된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는 다시 시작 될 것이다. 성장은 커녕 존립자체를 걱정해야 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이런 우려를 더욱 가중 시킨다. 학교와 병원, 길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격적인 선교는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머리깍은 스님은 좋은 공격대상이고 미션스쿨에서의 강제종교교육은 인성을 황폐화 시키고 있다. 알게 모르게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 사항이 도를 넘은 지 오래다. 오죽 했으면 조계사에 '대한민국은 기독교공화국이다'라는 현수막이 걸렸을까.

 

불교는 힘이 없다. 특히 재정적인 면에서 그렇다. 언젠가 어느 교수의 글을 본적이 있다. 조계종 일년 예산이 여의도 S교회의 한달 헌금액만도 못하다라는 글을 읽었다. 이것이 불교의 현실이다. 온통 주위를 둘러 보아도 교회와 성당은 보이지만 사찰은 찾아 볼 수가 없다. 특히 해안이나 평야지대 신도시와 같은 경우는 절 구경 하기가 힘들다. 요지에는 모두 교회나 성당이 우람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커다란 건축물을 보면서 저정도 규모의 사찰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이 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유일신종교와 불교는 뿌리가 다르다. 그리고 출발점이 다르다. 교리에서 확연히 나타남을 볼 수 있다. 특히 독선적인 교리와 배타적인 구원관을 특징으로 하는 유일신교의 교리로 인하여 많은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 불교가 처한 현실이다. 특히 정부로 부터 당하는 것은 어디다 하소연 할 데가 없다. 천주교와 같은 경우는 로마교황청과 연결 되어 있고 개신교와 같은 경우는 미국과 연결 되어 있어서 함부로 못 하지만 불교는 외세와 연결고리가 없었기 때문에 흠씬 두들겨 맞은 것이다. 과거 10.27 법란이 그 좋은 예이다.

 

 

 

 

 

21세기에 걸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해야

 

촛불법회를 연다고 한다. 그런데 제목을 보면 시국법회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종교편향문제가 주된 이슈라고 한다. 사찰지도표시 누락과 경찰청장의 종교편향 그리고 불교문화재 훼손과 같은 사항이다. 현정부에 대한 불만의 성격이 짙다. 쇠고기문제로 인한 촛불집회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듯이 여겨진다. 그러나 본질은 촛불법회이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위로해 주고 다독거려 주어야 한다. 불교현안을 더 중요시 하는 시국법회보다 국민과 함께 하는 촛불법회가 되어야 한다.

 

촛불집회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장기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또 그 와중에 선교에 적극 활용 하려는 모습도 목격 된다. 스타신부가 탄생 되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일 수 있다. 단순히 반 정부 입장에서 보는 시국법회라면 일회성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교가 주도한다면 과거의 소극적이고 현실안주형의 이미지를 불식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스타신부 못지 않은 스타스님의 탄생도 기대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생명과 환경'이 화두이다. 과거에 민주화투쟁시대에 불교가 소외되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 하였다면 이제는 불교가 새로운 의제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또한 생명과 환경이야말로 불교계가 처한 당면 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친소 문제도 생명을 소홀이 하는 것에서 비롯 되었다. 대운하 역시 서구물질문명의 성장위주의 가치관에 기인한다. 시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 한다. 그 한가운데 불교가 있는 것이다. 이번 촛불법회에서 시국법회와 같은 일회성 의제에 집착하지 않고 인류의 당면 과제인 생명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면 국민들은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운동을 펼쳐 나가기를 바란다. 이런 운동이 이 시대가 요구 하는 진정한 바램일 것이다.

 

 

 

2008-07-0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