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인천공항의 12지신상이 미신행위라는데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8. 09:33

 

인천공항의 12지신상이 미신행위라는데

 

 

photo ;blog.daum.net/casablanca/

 

 

싸움구경 못지 않은 사람구경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구경거리가 '싸움구경'이라고 한다. 한번 싸움이 일어나면 사람들이 몰려 들고 흥미진진 하게 구경한다. 대게 약한편을 응원 하기 마련이다. 시장판에서 벌어지는 싸움 부터 시작하여 정치판의 싸움에 이르기 까지 싸움도 매우 다양하다. 스포츠경기를 포함하여 촛불집회도 일종의 싸움이다. 가장 큰 싸움은 아마 전쟁만한 싸움은 없을 것이다. 보통 승부가 가려지지만 무승부로 그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런데 구경거리 중에 공항에서 보는 '사람구경'도 싸움구경 못지 않게 재미 있다는 사실이다.

 

공항은 수많은 사람들로 들락 거린다. 비즈니스출장이든 관광목적의 여행이든 각자 사연을 가진 사람들로 24시간 쉴틈이 없다. 차림도 제각각 이다. 편한 옷차림이 대부분이지만 정장차림도 보이고 전통의상을 입은 외국인도 눈에 뜨인다. 앉아서 그들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대기 하는 시간이 지루 하지 않은 것이다.

 

표정 또한 여유만만 하다. 해외여행을 다닐 정도이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부류이기 때문 일 것이다. 그리고 성공했다는 자부심도 공항에서 발산 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이렇게 공항은 여유 있고 자신만만한 사람들로 넘쳐 난다. 그런 사람중에는 꼭 명절 때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있다. 다들 성묘가고 제사지내고 하지만 그런 것과는 아랑곳 없이 연휴를 이용하여 성지순례를 간다거나 놀러 가는 사람들이다. 고향에 내려 가기 위하여 차속에서 몇 시간을 꼼짝없이 길거리에서 허비 하는 사람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극단을 공항에서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인천공항의 12지신상이 미신행위라는데

 

공항은 그 나라의 관문이라 한다. 그래서 국력을 상징이라도 하듯이 거대 하게 짓고 화려하게 치장 한다. 그리고 그 나라를 대표 하는 문화상품을 전시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 중에 가장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은 자국의 전통문화 일 것이다. 유명 관광지의 커다란 사진을 걸어 놓기도 하고 문화유산을 전시 해 놓기도 한다. 이들 모두가 자신들이 문화민족이라는 점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 하고 자국의 정체성을 내세우는 목적이기도 하다. 인천공항에서 보는 12지신상도 그런 맥락의 일환에서 전시 되었을 것이다.

 

12지신상이 개신교로 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이질감과 혐오감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관문인 공항에 특정종교와 미신을 조장하는 조각물을 전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하고 “특히 반인반수(半人半獸; 인간과 짐승의 모양이 섞인 모습)인 이 조각물은 혐오감을 줄 뿐 아니라 일부에선 ‘소름이 끼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공항측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한국적 전통을 소개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충분한 논의 끝에 십이지신상을 전시한 것”이라고 말하고 “특히 십이지신상은 우리 국민의 정서와 문화에 뿌리 깊이 남아 있는 문화재로 특정 종교(불교)와는 직접적 관련이 적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런 기사내용을 접하면서 개신교의 집단 이기주의를 다시 한번 생각 해 본다. 전통과 관련된 일이라면 미신행위나 우상숭배로 규정 하는 것은 예나 자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근대화 이래 강대국으로 부터 개신교가 들어 온 이래 한결같이 주장 해 온 것은 전통문화에 대한 부정 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미신이나 우상숭배로 간주 하고 미신타파 우상타파 운동을 벌여 왔다. 그 결과 외형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얻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제국주의가 써 먹는 수법과 다를 바 가 없다는 것이다. 제국주의가 다른 나라를 정복 할 때 선교사를 파견 하여 그 나라의 영혼을 빼았는 일을 가장 먼저 하였다고 한다. 그런 문화침략의 잔재가 21세기에 들어 와서 그들의 후예들이 지금도 버젓이 자행 하고 있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생각 된다.

 

피래미 한마리를 잡기 위하여

 

MB정부를 기독교공화국이라고 한다. 알게 모르게 기독교화를 진행 하고 있는 것은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시정 하기 위하여 대규모의 시국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미 기득권 세력이 된 그 공화국은 조금도 게의치 않는 눈치이다. 말로만 이야기 할 뿐 실천은 뒤따르지 않는다. 국민의 긴장과 갈등을 통합하고 조정 해야 함에도 불구 하고 여전히 힘으로 밀어 붙이는 기세이다. 이런 상황은 촛불집회에 대한 태도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마당에서 기르는 닭을 보면 여럿이 모여서 먹이를 헤쳐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헤쳐 먹는 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말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닭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모이를 헤쳐 먹듯이 사상과 종교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헤쳐 먹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어렵게 잡은 정권을 이용하여 각계각층에서 사람을 심고 정책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 하는 것도 일종의 헤쳐 먹는 것이다. 과연 이런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선교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photo ; donga.com

 

 

주영의 기도세레모니를 보면 크리스찬은 열광한다. 마치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하고 크리스찬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기도세레모니가 과연 선교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분명한 것은 한쪽에서 환호하지만 언짢게 생각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은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무시하는 것인지 꿋꿋하게 기도를 한다. 연말시상식 때의 감사의 말씀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남에 대한 배려를 생각 한다면 섣불리 행동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무례를 범하는 것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선교 하겠다고 하는 행위가 무례로 비추어 질 수 있고 오히려 선교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예천불지를 외치는 길거리 선교사가 한마리 물고기를 잡기 위하여 판대기로 냇물을 내리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MB정부의 종교편향 역시 선교를 목표로 하지만 결국은 판대기로 내려 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피래미 한마리는 잡힐지 모르지만 나머지 물고기는 다 도망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도 그런 맥락의 하나 일 것이다.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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