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조계사로 피신한 대책회의 수배자들, 시대에 따라 민주화성지도 바뀌는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8. 16:22

 

조계사로 피신한 대책회의 수배자들, 시대에 따라 민주화성지도 바뀌는가

 

 

명동성당에서 조계사로 바톤터치

 

민주화의 성지도 시대에 따라 바뀌는가 보다. 이제는 조계사가 새로운 성지로 부각된 듯한 양상이다. 과거에 명동성당이 단골 피신처 이었다면 지금은 조계사가 바톤을 이어 받은 듯 하다.

 

광우병대책회의 수배자가 조계사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명동성당으로 갔을 텐데 왜 조계사로 갔을까. 여러모로 상상력을 발휘 하게 만든다. 우선 불교계가 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일 것이다. 현정부를 '기독교공화국'으로 선포한 불교계는 현정부와 등을 돌린 상태이다. '알고가 교통시스템'의 사찰정보 누락, 경주초등교사의 강제종교육, 경기여고의 성보문화제 훼손, 경찰청장의 종교편향행위, 사탄발언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건들이 짧은 기간에 연속으로 터져 나왔다. 급기야는 시국법회를 열기까지 하였다. 불교역사상 최대의 인파가 동원된 대규모의 시위 이었다. 거기에 놀라서 일까 시정조치를 약속하는 발빠른 움직임도 정부에서 보여 주고 있지만 여전히 믿지 않는 눈치이다. 보수신문은 이런 분위기를 간파해서 인지 연일 불교관련 문화뉴스와 사설을 통해서 달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한때 명동성당은

 

한때 명동성당은 민주화의 성지 이었다. 특히 80년대의 험악한 시절에 기댈 곳은 명동성당이 유일 하였다. 성역으로 여겨진 성당안에 있으면 보호 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 것이다.

 

천주교는 로마 가톨릭이라는 전세계적인 네트워크의 일원이다. 그래서 국내 문제가 곧잘 세계로 나가고 관심사를 가지곤 하였다. 이런 점이 수배자들이 주로 피신 하는 적합한 장소로 생각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정의구현사제단 마저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보수적인 시각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이 피신자의 발길을 조계사로 돌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열린공간으로서의 조계사

 

조계사는 2010년이면 창건 100주년을 맞이 한다고 한다. 조계사는 원래 각황사에서 시작 되었다. 각황사는 1910년에 현재의 한국일보 자리에 세워 졌으며 한국근대불교운동의 중심 사찰이었다. 각황사는 1937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 졌고 이듬해 북한산에 있던 태고사를 이전 하는 형식으로 하여 태고사라 하였다. 1955년에 태고사를 조계사로 고쳐 부르게 된 것이 조계사의 시작이다.

 

조계사에서 볼만한 곳은 무어니 무어니 해도 대웅전이다. 정면7, 측면4칸의 팔작지붕 건물로서 보기에도 매우 우람해 보인다. 이 건물은 1937년에 세워 졌는데 원래는 1922년에 세워진 보천교 법당을 옮겨 지은 것이라 한다.

 

한국불교을 대표하는 조계종의 총본산으로으로의 조계사는 명동성당과는 달리 서울 중심에 있고 또한 접근성도 좋다. 또 최근에는 일주문 부근이 툭 터져 있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 들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신도들을 포함해서 수 많은 관광객이 드나 든다. 인근 인사동 거리와 더불어 전통문화 클러스터의 핵심역할을 하는 장소로서의 위상도 가지고 있다.

 

 

 

 photo beopbo.com

 

 

피신해 온 사람들은 보호 해 주어야 한다

 

그 동안 불교는 대중곁으로 다가가는데 노력이 부족 하였다. 지난 시절에 타종교가 민주화투쟁을 한던 시절에 불교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 준 것은 사실이다. 또 내부적으로 보혁갈등으로 인하여 국민들과 불자 들에게 볼썽 사나운 모습까지 보여 주기도 하였다. 지금 불교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전에 보지 못하였던 최악의 정권과 마주 하고 있는 것이다. 틈만 나면 선교에 열을 올리는 공직자들 그리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신앙을 표출 하는 대통령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을 성직자나 불자들 모두 공감 하고 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모든 분야에서 소위 될 것이라는 절박한 심정이 작용 했으리라 여겨 진다.

 

잘 못 된 것은 잘못 되었다고 말하고 바로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잘못 되가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내버려 두고 방치한다면 설 자리가 없어 지게 될 것이다. 지금 조계사에 나부끼고 있는 각종 구호와 현수막이 이런 절박한 심정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다.

 

피신해 온 사람들은 보호 해 주어야 한다. 정부와 보수측의 평가야 어떻든 간에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자신의 한몸 바치기로 결심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행동은 역사가 평가해 줄 것이다. 5.18, 6.10항쟁이 지금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마침 라디오 대담프로에서 시국법회 대변인 지관스님은 이들을 보호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당이나 교회로 피신 하지 않고 사찰로 피신 하였다는 것은 그 만치 불교를 믿고 있기 때문인 일 것이다.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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