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어느 신용불량자의 꿈, '제로베이스'만 된다면,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17. 09:59

 

어느 신용불량자의 꿈, '제로베이스'만 된다면

 

 

만원 한장으로 몇 일간 버티기 프로가 있다. 돈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하여 기획된 프로이다.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사정이 절박한 사람들이 아니라 여유 있는 사람들이다. 다만 체험을 해 보자는 것이다.

 

1000원짜리 한장의 위력

 

천원한장으로 하루를 살아 간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그 것도 직장도 없이 이리 저리 다니면서 일거리를 찾아 다니는 사람이라면.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 사회친구인 그는 신불자이다. 사업을 하다 망해서 밑바닥에 떨어진 상태이다. 짊어진 부채를 생각 하면 남은 생 내에 다 갚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아니 영원히 갚지 목하고 끝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오늘도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면서 일거리를 찾는다. 마치 도시의 들개 마냥 먹이감을 찾아 돌아 다니는 것과 흡사 하다. 이런 그가 1000원짜리 한장으로 버티는 이야기는 실제 상황이고 지금 처해 있는 그의 모습이다.

 

1000원짜리 한장의 위력은 대단 하다. 우선 버스나 지하철의 대중교통을 한번 이용할 수 있다. 그 친구 같은 경우는 지하철과 같은 경우는 무료로 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신불자이기 때문에 신용카드가 있을 리 없다. 오로지 현금 외에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 보면 교통비도 무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하철 같은 경우는 염치 불구 하고 그냥 넘어간다는 것이다. 1000원짜리 한장이면 김밥을 사먹을 수 있다. 한끼 때우는데 충분한 것이다. 1000원짜리 한장이면 소주을 한병 살 수 있다. 그래서 고단한 하루를 알코올과 함께 날려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1000원짜리 한장의 가치는 꽤 크다. 돈이 없을 때 그 가치를 실감 하는 것이다. 이런 때 만원을 가지고 있다면 꽤 든든 한 것이다. 마음껏 돌아 다닐 수 있고 끼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루는 아는 후배 한테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오랬 만에 만났으니 저녁식사를 대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신불자 한테 전화가 걸려 오는 경우는 열에 아홉은 좋지 않은 전화라고 한다. 그 중에 하나 정도가 반가운 전화인 것이다. 신불자들의 휴대폰은 전화를 받는 것만 되지 거는 것은 되지 않는 다고 한다. 신용이 없기 때문에 돈을 낼 만한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 해서 일 것이다. 누군가 만나자고 하는 것은 무언가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큰 마음 먹고 그 후배에게 저녁을 사 주었는데 2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그 돈이면 몇 주를 버틸 수 있는 큰 돈이다. 그런데 저녁 한끼 사 주는 것으로 다 써 버렸다고 했다. 아마 몇 주 동안은 1000원짜리 한장으로 버티는 시기가 될 것이다.

 

한때 벤처회사의 사장이었던 친구

 

한때 그 친구는 벤처회사의 사장이었다. 3년간 회사를 운영 하면서 원 없이 돈을 써 보았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결재한 돈만 해도 한 달에 수천만에 달 했기 때문에 씀씀이도 꽤 컷다고 한다. 그런 시절에 우연히 광화문 앞을 지나다 노숙자를 발견 했다고 한다. 그 노숙자는 오래된 우유를 마시고 있었는데 안되 보여서 만원짜리 한장을 주었다고 한다. 그 노숙자는 몇 번을 고맙다고 이야기 하면서 돈을 받았지만 잘 나가던 시절의 돈 만원 정도 주는 것은 전혀 부담 스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돈을 주면서 술을 사서 마시지 말고 식사라도 제대로 한끼 하라고 당부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노숙자는 술을 사 마셨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 한다. 지금 그의 입장은 그 노숙자나 다를 바와 없는 처지이다. 비록 거리에 나와 앉아 있지 않지만 처한 현실은 노숙자의 그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 때 당시 노숙자에게 불쌍해서 만원짜리 한장 주었지만 노숙자가 처한 극한 현실을 절절 하게 이해 하고 주었을리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돈으로 술을 사서 마실 수 밖에 없는 현실도 그 때 당시는 이해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 한다.

 

 

 

 

 

신용불량자의 꿈

 

그 친구는 재기를 위하여 몸 부림 치고 있다. 그래서 불러만 준다면 어디든 달려 간다. 심지어 노가다 판에 가서 합숙하면서 일도 했다고 한다. 회사가 정리되고 나서 그런 생활을 한지 3년 되었다고 했다. 불과 몇 년 만에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CEO를 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아는 사람이 콘설턴트로 활용했다고 한다. 회사를 운영 하다 망한 것도 일종의 경험으로 간주하고 이용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당한 댓가를 지불 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신불자이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는 빼먹을 일은 없을 것이고 다만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자산을 활용해 보자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법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 신불자의 약점을 이용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어디다 하소연 할 데 없는 신불자의 약점을 이용 하여 착취 하는 것이다. 마치 쇠고기의 살코기를 먹고 나면 내장을 먹고 그 것도 없으면 등골까지 빼먹는 경우와 같다는 것이다. 신불자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자산마저 거져 먹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 있어서 그 친구의 최대의 희망은 제로 베이스로 만드는 것이다. 부채가 있는 한 신용불량 상태를 벗어 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용불량만 벗어 나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신용불량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의료보험도 안되기 때문에 마음 놓고 병원에도 못 간다. 아내가 검진을 한번 받아야 하는데 그런 것 하나 못해 주는 것에 대하여 매우 안타깝게 생각 한다. 그리고  애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 해야 하는데 전혀 할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과연 그는 재기 할 수 있을까

 

사회는 신용불량자와 같은 사람을 꺼려 한다. 상대 해 보았자 손해라는 것이다. 도움을 주었으면 주었지 나올 것이 없다라고 판단 하는 것이다. 설령 도움을 준다 해도 등골까지 빼먹는 식으로 정신적인 자산마저 착취 하는 것이다. 신용불량자는 사회에 폐를 끼칠 수 밖에 없음을 그 친구도 시인 한다. 전철을 무료로 타고 밥을 얻어 먹는 행위가 대표적일 것이다. 신용불량으로 부터 탈출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총부채의 25프로만 갚으면 탈출 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백만원을 내고 가입해야 한다고 한다. 단돈 1000원으로 살아 가는 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백만원은 어마하게 큰 금액이다.

 

도시의 들개 마냥 이리 저리 일거리를 찾아 돌아 다니는 그는 시골에 가서 정착 하고 싶다고 말한다. 농사 짖지 않은 빈터에 농사를 짖고 빈집에 살면 돈이 없어도 살아는 가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그렇게 하기에는 아직까지 더 해야 될 일이 더 있다고 말한다. 수도 없이 절망하고 모욕을 당하고 살아 왔지만 노숙자가 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힘이 컷다고 말한다. 그에 있어서 가족은 가장 큰 버팀목인 것이다. 매일 매일이 지옥과 같은 상황에서 탈출하여 과연 그는 재기 할 수 있을까.

 

 

 

20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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